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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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카뮈 #이방인 #현대지성클래식48 #일러스트수록 #유기환번역

부조리란,
1.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도리에 어긋남. 또는 그런 일.
2. '부정행위'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
3. 철학) 인생에서 그 의의를 발견할 가망이 없음을 이르는 말. 인간과 세계, 인생의 의의와 현대 생활과의 불합리한 관계를 나타내는 실존주의적 용어로, 특히 프랑스의 작가 카뮈의 부조리 철학으로 널리 알려졌다.
표준국어대사전 - 출처

등장인물 뫼르소의 어머니 죽음을 시작으로 장례를 치루고 일상으로 돌아온 인물의 주변인물 일상, 그리고 발생한 사건으로 휘말려 살인을 저지르면서 재판을 받게 된다. 제1부는 장례, 제2부는 재판에 초점을 둔다. 현대적 관점으로보면 장례의 과정 중 뫼르소가 느끼는 피로감과 죽음으로부터 거리감, 생경함 등은 공감되고 이해된다. 부모의 장례이지만 이별과 죽음에 대한 실제감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시간적·물리적 간격이 존재한다. #카뮈_이방인 작품이 발표된 1942년이라면 다르다.

■ 자기 사회의 고정관념과 기성질서를 따르지 않았기에 사회로부터 배제되며, 그들의 재판 과정은 동시대 사법제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성격을 띤다. - 17쪽

절대 악으로부터 세상은 전쟁 중이었고, 진리로 숭배되는 질서가 있었다. 우발적 살인을 행한 뫼르소에게 계획적이고 비정한 의도를 실었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은 바로 장례 참여에서 보였던 그의 행동에서 비롯된다. 검사의 논고 핵심은 살인에 대한 범죄 행위가 아닌 장례 참여 과정에서 보인 건조한 태도를 죄목으로 삼았다. 한편의 우화 같은 #이방인 정의와 진리는 불의하고 거짓되었다. 배심원, 검사, 판사, 변호인, 증인, 방청객 등 이들이 공감하며 뫼르소에게 들이밀었던 사회적 잣대는 개인의 가치나 욕구와 불일치한다. 뫼르소의 대처 또한 질문에 그저 답할 뿐 항의하거나 반박하지 않는다. 장례 과정 중 무덤덤했던 마음, 총기를 소지하게 된 과정 및 태양빛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발사된 경위 등은 결국 사실이기에 변명인 듯 거짓인 듯 보이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건조한 뫼르소의 존재는 현대인과 맞닿아 있다. 포장된 사회적 행위에 #이방인 존재로서 겉돌지만 스스로는 죽음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 엄마의 장례식이 끝났고, 내일이면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고, 결국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52쪽


■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는 것, 다른 사람들과 절대적으로 똑같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사실상 쓸모없는 일이었고, 귀찮기도 해서 그러기를 단념했다. - 104쪽



■ "당신처럼 메마른 영혼은 결코 본 적이 없습니다. 내 앞으로 온 죄인들은 모두 이 고뇌의 형상을 보고 눈물을 흘렸어요." 나는 그들이 죄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109쪽

■ 검사가 배심원들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어머니의 장례식 이튿날 더없이 수치스러운 정사에 탐닉했던 자가 하찮은 이유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치정 사건을 결말짓기 위해 사람을 죽인 것입니다." -138쪽





■ 커다란 분노가 내게서 고뇌를 씻어주고 희망을 비워준 듯, 신호와 별들이 가득한 밤의 어둠 앞에서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에서 가슴을 열었다.....중략..... 모든 것이 완결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끼도록, 내게 남은 일은 처형일에 모쪼록 많은 구경꾼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이해주기를 소망하는 것뿐이었다. -171쪽


#현대지성클래식48 #이방인 에는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카뮈 소설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이들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다. #부조리 #사회적반항 등 철학적으로 읽지 않더라도 #어른우화 #블랙우화 한 편으로 곱씹어 읽어보며 사회적 시선을 키워갈 수 있다.

◆ 현대지성 서포터즈로서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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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루틴 : 소설 쓰는 하루 작가의 루틴
김중혁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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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몰입하는 상황이 다르다. 자신의 투지와 의지에 따라서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가 하면, 일정한 시간과 장소 등이 구비되어야만 결과물 창출이 가능하기도 하다. 직장 출근 후, 텅빈 사무실에서 하루 일과를 바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출근하는 과정만으로도 에너지를 소비하여 즉각적인 카페인 수혈 후 비로소 업무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작가 대부분 정해진 시간과 장소, 정형화된 업무틀이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작가가 작업에 몰입하고 글을 쓰는 환경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소설쓰는하루 처럼 글을 쓰는 #작가의루틴_이 궁금하다. 저자 7명 작품을 한 편 이상은 읽었고 작가마다 나름 색깔과 영역이 있어서 글의 탄생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표지 소개대로 #우리가사랑하는작가의하루 #훔쳐보고싶은비밀스러운시간들 이야기다.

일 년에 200여 권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는데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노력하여 시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다. 유지하는데도 나름 #루틴_이 있다. #천선란 작가의 말을 빌어 철칙, 루틴과 같은 질서가 내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면 스스로 갉아먹게 된다.

■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를 갉아먹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야금야금 먹히다 보면 언젠가 나 자신이 너덜너덜 해질 것 같았고, 그럼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잃을 것 같았다. 그러니 이 철칙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한 보호벽이었을지도 모른다. -183쪽 (천선란)

​#에세이 속 작가들은 하나같이 글 쓰는 일이 좋지만 스스로 잘한다고 말하지 않고,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쓰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름 만들어진 #작가의루틴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람 사는 모양새가 비슷하다고 위로 받으며 천재 같고 대단한 사람의 속내도 결국 노력하고 애쓴 결과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의 그 애씀이 담긴 글이라서 이야기에 좀 더 녹아들고 산책하고 책을 읽으며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기 위해 노력하며 공들여쓴 문장이기에 독자의 마음 안에 새겨지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고백 같은 에세이가 사람 냄새 나고 노력하는 일상이라서 배우고 닮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라서 더욱 응원하며 읽게 된다.

■ 그때는 몰랐고, 이제는 안다. 소설가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직업이다. -28쪽(김중혁)

■ 어떤 생각들은 뼈대보다 거품이 중요합니다. 둘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그건 생각보다 오랜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오랫동안 들여다본 사람들만 그런 구분이 가능하죠. -32쪽(김중혁)

■ 그냥 내키는 대로 사세요.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고, 하기 싫은 걸 하지 않으면서 살아 보세요. 하루하루의 루틴은 와장창 깨지겠지만, 먼 훗날 당신 인생 전체의 그래프를 그렸을 때는, 거기에 분명 어떤 규칙이 보일 겁니다. 그게 당신이에요. -44-45쪽(김중혁)


■ 뭔가를 하고 싶어서 돌진하는 마음보다는 하기 싫어서 피하는 마음으로 얼결에 한 발을 내디딘 것들이 여기까지 왔다. -133쪽(조예은)


■ 지금은 불안을 질료로 한 마음을 태우기 위해서라기보다 소설을 고민하고 싶어 걸을 때가 많다. 독자의 입장에서 내 소설을 바라보는 거리 감각, 가능하다면 그 감각 하나만을 장착한 채 걸으려 애쓴다. 예전보다는 훨씬 더 실리적인 산책을 하고 있는 셈이다. -141쪽(조해진)

■ 완벽한 상실과 영원한 충만은 없다. -157쪽(조해진)


■ 깨진 루틴은 깨진 채로 가만두는 것이 내가 살아온 방식이긴 하다. 속도를 내기 위해 무리하기보다 흘러가는 물결에 몸을 맡긴 채 유영하는 방식…….-168쪽(조해진)


■ 내가 정한 일을 빠트리지 않고 매일 하는 나에게서 얻는 힘이 있다. -207쪽(최진영)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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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미아 아름다운 청소년 29
지슬영 지음 / 별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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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소설 속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가장 궁금한 부분 중 하나이다. 희망적인 미래가 그려질까, 멸망의 도시가 그려질 것인가 궁금하다. 기술적 진보는 희망적이지만 지구 생태 파괴는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그려진 이야기가 많다. #우주의미아 속 지구는 대지진과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가 2차 재해를 불러일으켜 방사능 피해 등이 커져 인간 거주 불능 지역이 되었다. 이미 화성 지역에 지구인 이주가 대부분 이뤄졌고 소수만이 남아 있었지만 돌연변이가 되어 버려진 행성 지구 모습으로 그려진다.


SF소설 안에서 그려진 화성에 거주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떨까? 문명 발달 단계를 거치면서 지상과 지하로 나뉘고 그 안에 보이지 않은 계층을 넘어 계급이 만들어지고 빈부 격차, 사회적 갈등이 지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거주지 화성인이 된 지구인은 옛 지구를 그리워하며 폐허가 된 그 행성에서 찾은 유물 등에 열광한다. 옛 지구는 방사능으로 오염되어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없지만 이런 유물 등을 찾으러 다니는 보물사냥꾼 진과 하늬가 있다. 이들은 어느 날, 해저에서 보물을 찾다가 바닷속에서 어린 소녀 미아를 구조한다. 고도로 발전된 기술의 보호복 아래 겨우 탐사를 하는 보물사냥꾼 진이나 하늬와 달리 가벼운 옷차림일 뿐인 소녀를 살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화성으로 데리고 오면서 이들의 모험은 시작한다.

◆ 핵심 : 보물사냥꾼 진과 하늬가 미아를 구조한다. 화성연합정부는 이를 어떻게 대응하는가?

- 지구의 역사 속 계급, 불평등, 갈등 등 부정적 역사는 화성에서 반복된다. 화성 정착 초기 단계에서 아직 방사능 오염이 심각 단계였던 지구의 식물을 옮겨 오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노출로 인해 12명이 사망한다. 이를 교훈 삼아 지구의 동식물 중 어느 것도 화성에 들여서는 안된다고 규정을 만든다. 안전을 우선시 하지만 부유층, 사회 고위층에서는 지구를 그리워하는 향수 차원에서 지구의 물건 등을 불법적으로 유통하고 소유한다. 어린 소녀 미아 역시 이런 차원으로 거래가 된다. 사회의 원칙이 권력층에 의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무질서해 지는 것을 목격한다.

- 지구의 재앙은 자연 재해 뿐 아니라 인간의 재해이기도 했다. 제2의 지구로 만든 화성 안에서도 지구의 실수를 그대로 반복한다. 새로운 세대인 진과 하늬는 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시선이다. #우주의미아 존재는 양분된 세대와 사회의 시선을 가르는 계기가 된다. 지구에서 온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오로지 사물처럼 대상화하는 부유층은 현재 #물질만능주의 세태와 다르지 않다. 또한 미아의 존재가 화성 전체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혐오, 무분별한 #가짜뉴스_로 인한 #거짓정보_의 양산, 사회적 불안 확산 등은 우리의 반복될 수 있는 과오를 지적한다.

- 황폐화된 지구가 자정 작용을 통해 회복되어 가는 것을 화성연합정부의 고위층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권력과 안정된 기반을 놓치 않고자 이 사실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우주의미아 존재는 이에 대한 정보 유출이 될 수 있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형_과 같은 형벌로 하늬와 미아를 제거하고자 한다.


우주의미아 SF소설은 지구 밖 거주 가능성에 대한 미래를 그려내는 과학 소설이다. 그 자체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만 지구의 재난 과정,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 고군분투하며 이겨내는 인간의 모습 등을 상상하여 묘사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그림을 화성에 안착시켜 그려가되 지구에서 범한 실수와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라나는 세대가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을 곳곳에 숨겨둔다. 답습이 아닌 창조가 그려낼 세상은 우주만큼 무한하다. 기술발전과 부의 세습보다 중요한 게 무엇일지 생각하게 만드는 결말이었다. #청소년문학 #청소년미래과학 #청소년SF소설 등으로 분류하여 미래 사회의 가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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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사는 킬러 네오픽션 ON시리즈 7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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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사는킬러 제목에서 예상되는 것은 여사님이시니 먼지 킬러, 먹방 킬러 등 코믹 요소가 숨겨져 있을 듯 했다. 표지 속 무심한 표정과 이중턱이 주는 보호색은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않을 듯 하여 붙여진 별명인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녀는 정육점을 운영한 적이 있어서 칼을 잡는 건 맞다. 백수에 가깝던 남편이 자살로 죽고 남긴 빚을 청산하면서 온갖 잡탕같은 불행 소스를 다 맞이한다. 그리고 마트 정육점 근무 중에 사장이 도박으로 경찰에 잡혀가면서 실직한다. 바로 이때, 운명적으로 '스마일 흥신소' 구인 광고를 본다. 달랑 두 줄 적힌 이력서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사장 박태상는 #킬러 직업을 권한다. 전직 킬러였던 박태상와 심여사의 첫만남이다. 무림 고수는 눈빛만으로 고수의 싹을 알아보는 듯 그려지는 첫 장면이다.


#살인자의쇼핑목록 이야기를 쓴 #강지영 작가의 옛 작품이 개정판으로 출간된 것이다. #심여사 등장으로 코믹 일관일 것 같았는데 굳이 장르를 분류해보자면 심여사는 아침드라마, 박태상과 나한철은 홍콩 느와르, 진아와 진섭은 '엄마없는 하늘 아래' 같은 심파극, 이성란과 최준기는 추석 명절에 개봉할 것 같은 코믹영화이다. 등장인물마다 갖고 있는 캐릭터가 분명하고 한데 섞어 있다. 과거사를 이야기할 때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현재 장면과 만나면서 허무하게 웃기는 요소로 박혀서 심드렁한 심여사 표정과 잘 어울린다.


재미있고 워낙 빠르게 읽어서 추천 코드로 무엇을 넣을까 고민했다. #심심할때 #무료한기분 #재미있는소설 #킬러 #아줌마킬러 #무림고수 #정육점킬러 #생활형킬러 등 다양한 킬러의 삶이 그려졌다. 아마 김장 담그고 곰국 끓이는 킬러 캐릭터가 있을까 싶다. 그렇다고 심여사가 사람을 아무나 푹푹 찔러대고 죽이면서 으스대거나 전형적인 조폭 다툼의 행동대장 형은 물론 아니다. 엄청 인간적인 어머니이면서 인심 넘치는 동네 아줌마에서 수더분한 이모 같은 캐릭터에 직업이 이 바닥 1인자 킬러이다.


심각한 일에 치이고 마음이 힘들 때, #심여사 인생사를 들여다보고 #킬러 사연을 들어보면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다. 오랜만에 아주 재미있는 소설 한 편, 맛깔나는 소설을 읽었다.


■ 솜씨 좋은 칼이 드나든 시체가 도처에서 발견됐다. -90쪽


■ 비릿한 것이 심은옥이 사온 재첩 냄새인지, 심은옥의 손에 묻었던 피 비린내인지, 남편을 수십 년 동안 놀고먹게 한, 물에 빠진 제웅 냄새인지 알 수 없었다. -130-131쪽


■ 내가 딸이었다면 엄마의 미모를 물려받았을지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한때 불같이 사랑을 하고 물같이 흘러가버렸다는 아버지를 닮아 보잘것없는 얼굴에 발바리처럼 짧은 다리를 가졌다. 유전이란 지금 내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손톱을 깎고 있는 저 청년에게도 해당될터다. 그 역시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웃는 입매만을 물려받지는 않았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사나이 최준기, 진짜 좆 됐다. -179쪽


■ 내 추측이 맞는지 궁금하구나. 우선 이름으로 봐서는 수열과 순열은 형제일 거야. 어쩌면 쌍둥이일 수도 있겠지. 둘 중 하나는 공부도 일등, 운동도 잘하는 먼치킨인 데다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장난 아닐 거고, ..........-194쪽


■ 그 사이 나는 네 건의 촉탁 살인을 해결했다. 순정을 다한 애인을 버리고 장가간 남자의 목을 땄고, 한 가족을 파산으로 몰고 가 결국 자살하게 만든 다단계 업체 사장의 배를 갈랐다. 무혐의로 풀려난 성폭행범도, 악덕 사채업자도 맥없이 내 손에 죽어나갔다.- 308쪽



이야기를 읽다보면 #킬러 세계 입문서인가 싶을만큼 독백처럼 심오하게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마저도 밑밥으로 깔아놓은 홍콩영화 #첩혈쌍웅 때문에 그 뉘앙스로 읽힌다. 심오한 책에 질렸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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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팔리는 순간 - 통하는 아이디어, 팔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5단계 스토리텔링 공식
탬슨 웹스터 지음, 박세연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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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조직,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상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무형의 생각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전달되어 하고 다시 되돌아와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야 한다. 중요한 메시지의 전달을 위해서는 #아이디어가팔리는순간 표현처럼 상대의 생각 안에 자신의 생각마냥 딱 들어앉아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부서장을 맡아서 부서원들에게 한 해 부서의 방향을 제안하고 각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 바로 이 시점에 #아이디어가팔리는순간 책을 읽게 되었다. 일방적인 전달이나 설득, 건조한 업무 분담을 너머 하나의 팀으로서 움직이기 위한 동력을 만들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구성원 간의 인지적 차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외면한 문제로 인해 *진실에서 멀어질 수 있는 것을 합의했다. 진실을 담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함께 찾아가면서 강요되지 않은 내적인 *행동 요소를 함께 도출했다.



#마케터 업무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소개되었다. 개인적으로 구체성을 가지고 읽지 않았던 첫 독서에서는 추상적인 순서 나열에서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가 제안한 것처럼 자신이 필요한 주제를 가지고 와서 적용하니 전체 읽어나가는 속도와 함께,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다시 숙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 인간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자가 아니다.
그들은 의사결정을 합리화하는 존재다. - 176쪽


절대불변의 진리 같은 공식은 없기에 자신의 주제를 적용하되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부분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검색, 사회적 통계 등을 참고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


◆ 목표 - 문제 - 진실 - 변화 - 행동


5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스토리로 구축하여 온전한 형태의 아이디어로 구상하는 동안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명료해지는 것을 느낀다. ​

◆ 사업 제안, 기획회의 주관 등 아이디어 전달이 필요하다면 필독


#아이디어가팔리는순간 이야기는 단순히 이론적 연역법, 귀납법, 프리젠테이션의 기본 등을 전달하지 않는다. 일단 툭 던진다. 독자가 자신하고 있는 분야를 직접 해보라고 권한다.



예시 - 당신의 아이디어를 140글자 이하의 한 문장으로 설명 해보세요.


간단한 문장이지만 전문적 용어나 개념이 포함되어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명료하지 않은 문장이기에 한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의 전문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문장 쓰기가 어렵기도 한다. 이에 저자는 당신이 쓴 문장을 아래와 같이 검토해보길 권한다.

■ 한 문장인가 / 140자 이하인가 / 당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만 사용했는가 /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포함했는가 (고객은 거기에 동의할까) / 고객이 예전에 듣지 못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 -32쪽


시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전문가로서 상대에게 전달하는 입장이 아닌 미로를 헤매며 듣고 있는 입장에서 와 닿는 문장인가 하는 것이다. 유명한 드비어스의 광고 문구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라"를 통해 두 사람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혀가는가를 촘촘하게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 고객의 기존 믿음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새롭고 차별화된 관점(당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령 드비어스는 사람들에게 반지 대신 목걸이를 사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기존의 대답(반지)을 인정했고, 고객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다른 대답(반지의 종류)을 제시했다. -87쪽

현실에서 문제 해결을 방안이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질문을 만들고 고객의 관점에 이를 때까지 답을 도출해 가는 것이다.


■ 문제 문장들이 핵심 단어나 문구로 요약될 때가지 계속 고민하자. -103쪽


예시- 회의 시간에 많은 목소리가 들리지만, 오직 리더의 목소리만 주목받는다. 많은 목소리 / 하나의 목소리


부딪혀야 할 핵심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우리는 관점 변화를 경험했고 이제 진실에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디어가팔리는순간 각 장은 이렇게 5단계에 이르기 위한 사례 및 구체적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부에 이르면 이제 아이디어의 스토리라인이 결과물로 제시된다. 구체적인 사안으로 논의되지 않으면 장황해보이나 실제로는 한 문단 정도로 발언할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 우리는 모두 _________를 알고 싶어 한다. 우리가 모두 아는 장애물이 있지만, 실제 문제는 _________(이)다. 그러나 우리는 _________가 진실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_________가 필요하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_________. 이것으로 목표도 달성하고, 또한 _________도 이루어낼 수 있다. -183쪽


읽지 않는다면, 적용해 보지 않는다면 #아이디어가팔리는순간 이야기도 그저 이론 중 하나일 것이다. 이야기에 힘이 있는 사람과 협업하는 순간 혼자의 에너지가 아닌 시너지를 경험하기에 #아이디어_는 공유되고 소통되어야 한다.


◆ 현대지성 서포터즈로서 제공된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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