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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평점 :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귀엽기만 하던 자녀의 모습에서 어느새 청소년 느낌이 난다. 단짝 친구와의 사이에서 새로운 친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영역이 넓어지고, 자신의 주장을 상대에게 설득하기도 하며 때로는 상대의 주장에 수긍하면서 성장하는 시기이다. 눈매가 때로는 빼죽하여서 사춘기에 근접했나 싶은 의심이 들지만 어느새 아이의 미소를 짓는다. #정원작가 그림체는 단순하다. 일상의 순간을 담아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양육자로서 자녀가 학교 너머 사회로 나아오는 발걸음 가운데, 마음의 양식과 태도로 갖췄으면 했던 관계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다. 어른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편견과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유연성, 꺾지 않고도 품을 수 있는 포용성 등이다.
■ 우리 일기는 먹혔는데 아쉽다.
미안, 나 일기에 쓰는 걸 깜빡했어. (본문 21쪽)
□ 단짝 친구와 짝꿍을 하고 싶었던 정훈, 일기장에 자신의 의견을 남겨서 담임 교사에게 짝꿍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주어지도록 한다. 문제 상황 및 갈등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정훈의 모습을 자녀가 자연스럽게 배워가길.
■ 실은 어제 팝콘 만두 내가 먹었어......
딴생각 하느라 두 개씩 먹기로 한 걸 못들었거든.
미안해..... / 나도 화내고 오해해서 미안해.
그래서 오늘 우리 둘이 팝콘 만두 쏘기로 했어.
응? 정말? / 팝콘 만두 열 개 사줄게. 스무 개도 사줄 수 있어. (본문 63쪽)
□ 친구 사이에서 지켜야 하는 암묵적인 질서에 대한 이야기다.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나눠서 먹고, 오해했을 때는 용서를 구하고 사과하며 상대를 용서하기도 한다. 인간 관계의 질서를 작은 사회 안에서 배워가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가끔 만나는 구멍 같은 존재들로 인해 어른들도 힘들지 않는가. 갈등은 존재하지만 풀어가려는 노력이 당연하다는 것을 배워가길 바란다.
■ 우산 없어? / 네
너 이거 써. / 언니는요? / 난 비가 좋고 집이 가깝거든. (본문 76쪽)
□ 양육자로서 바라보는 아이의 성장은 더디지만 한 해 마다 가정 밖에서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은 다르다. 관계가 한정적인 가정과 달리, 사회적 관계 속 학교에서는 선후배를 형성하고, 또래집단의 구성원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헤어지며 자기 중심에서 공동체 속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진짜? 우리 아빠도 죽었는데. / 진짜?
응,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셔서 내가 많이 위로했어. (본문 86쪽)
□ 부모로서 아이를 보호하고 양육하면서 아이는 일방적인 수혜자로 본다. 어쩌면 아이로부터 더 많은 보호하고 성장의 요인을 받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 외 할머니의 죽음, 노키즈 존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어린이의 시각에서 상처 입은 이들에게 위로하고픈 마음을 배우고, 갈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포용할 수 있는 표현을 배운다. 소중한 일상을 지켜나가기 위한 #작가정원 만화 그림이 어른에게 더 많은 감동을 줄 것이다. 제목처럼 어른들은 #똑똑한데가끔뭘몰라_그래서 어른을 대신하여 계산하지 않고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그 자체로 받아들이려는 어린이의 시각을 따라 세상을 다시 바라보도록 한다.
◆ 창비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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