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퓨테이션: 명예 2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하원 의원 엠마는 리벤지 포르노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주역으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법안 통과 이면에는 여성 개인으로서 겪는 사회적 분위기 속 압박도 한 몫을 하였다. 어두컴컴한 밤길, 인적이 드문 길 등 공적인 공간 조차도 무작정 안심하지 못하는 자신을 살피면서 여성이면서 약자인 존재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사회 제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사회적 위치로 놓고 보면 비단 여성만이 약자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불충분한 것을 호소하지만 여성이기에 또한 공격받기도 한다. 엠마는 기자 마이크와 공조로 더불어 효과적인 언론 플레이로 사람들로 하여금 이 법안과 배경에 대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그런 엠마에게 자신의 딸, 플로라가 리벤지 포르노 영상을 통해 친구를 협박하여 실무자로서, 여성으로서 진퇴양난 상황에 처한다. 엠마는 엄마로서의 입장을 취하고 플로라를 보호하고자 한다. 어제의 동료였던 기자 마이크가 이 사실을 알고 나서 기사화하고자 엠마에게 접근한다.



이전 작업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호감을 느꼈던 마이크와 잠자리를 가졌던 것을 실수를 실감하게 된다. 플로라와 관련된 일이 자신의 업에도 해가 되지만 엄마인 자신으로 인해 아이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으로 생각되어 압박을 받는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다. 엠마의 집에서 일하는 도우미가 그녀의 부재중인 가운데 방문한 마이크를 집으로 들인다. 그리고 퇴근 후 도착한 엠마는 그를 마주하게 되고 실랑이 끝에 계단 끝으로 떨어진 마이크는 죽게 된다. 이제 엠마는 살해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그녀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딸 플로라의 사건, 의원으로서 신념을 지키며 지내왔던 원칙들이 무너지게 된다. 사건의 끝에 치닫게 될수록 등장인물이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신념, 갈등이 빈틈없이 전개된다.



■ 죄책감이란 유한하지 않다는 것을, 마이크의 죽음 이후 6개월 간 깨닫고 있었다. 죄책감은 가장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불쑥 나를 덮쳤지만, 피고인석에 앉자 이제 죄책감은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럴듯한 감언이설로 나를 설득하려 하고, 신문사의 감시를 받게 하고, 내 아이의 일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던 마이크가 내게 안긴 두려움을 곱씹으며 죄책감이란 감정을 차단했었다. (115쪽)



■ 화면 속 나는 목이 멘 상태였다.

"내가 얼마나 나쁜 사람처럼 보일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152쪽)



■ "그날의 일을 후회하지 않는 날이 단 하루도 없습니다." (186쪽)



공적인 직업을 가진 엠마는 세상의 이목을 받는다. 어쩌면 공인으로서 긍정과 부정적 반응을 감수해야 할지 모르겠다. 과연 그 이목은 어디까지여야할까? 이슈화된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 등을 떠올리면 공인과 개인의 인권 사이에서 평가하고 판단해 줄 잣대가 시선을 던지는 그들에게 권리처럼 부여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긍정보다는 뿌리 깊고 견고한 적대감에 가까운 부정적 이목 속 엠마의 고통을 보게 된다. 사건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로운 전개와 더불어 여성을 향한 사회적 비난과 이중적 잣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 창비 서포터즈로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레퓨테이션 #소설 #세라본 #소설추천 #추천소설 #소설베스트셀러 #넷플릭스 #정치권력 #비밀 #야망 #폭로 #아나토미오브스캔들 #세라본장편소설 #미스터리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