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자들의 목소리
황모과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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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일본에서 7.9 진도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하였다. 관동대지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배경은 대지진에 의한 재해가 인재로 이어진 것을 안타까워하지만 악의적이고 잔인한 학살의 현장을 고발하고 있다. 대지진 앞에서 악의적인 소문 조작 등으로 인하여 조선인의 피해가 다수 있었다는 한 줄 설명으로 마주하는 건조한 역사적 사실. 정치적으로 갈등을 조장하여 재난 극복보다 혐오와 증오의 힘으로 현실을 외면하고자 했던 이들을 고발한다. 그리고 외면하고 알지 못했던 처참한 역사적 사실을 극화하여 우리로 하여금 바라보게 한다. 일본 대 조선의 양분하여 갈등을 조장하고 그 속에서 잇속을 챙긴 이들이 있다. 혐오와 증오가 낳은 참극은 현재에도 재현되고 있다고 고발하는 듯 하다. 당시, 그 장소 외에 지금도 어디선가 진행 중인 대 참극을 대하는 인간으로서 우리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국적을 넘어 인간에 대한 애정이 서로를 치유하고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일 것이다. #말없는자들의목소리 안에는 #관동대지진 참극을 알리고 침묵 당한 이들이 전하고픈 이야기를 대신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참극에 대해서 우리 역시 함구하고 있기에 눈을 돌리고 귀를 열어야 한다고 전한다.

■ 증거를 가져오라는 사람일수록 진상을 알고도 외면하거나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민호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검증된 증거가 있어야만 증명된다면 100년쯤 지나 생존자들이 모두 사망하고 기억조차 희미해지면 민간인들을 참혹하게 학살한 일도 없던 일이 되리라는 기대 섞인 믿음과 닿아 있다. (68쪽)

■ 다카야는 지난 100년간의 역사를 모두 보았다. 여러 사람을 다양하게 지켜봤다. 추도비가 생겼고 학살에 가담했던 사람들은 국가가 주도한 은폐 속에서 안전했다. 사건을 기억하려는 사람도 있었고 최대한 없던 일로 만들려는 사람도 있었다. (120쪽)
□ 개별적 사건으로 진행된 증오와 혐오의 학살 증거는 국가의 은폐 속에서 희미해진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있던 일도 없어지고 있다. 이편과 저편 사이의 건널 수 없는 틈을 벌리고 있다.

■ 다카야는 이번 생에도 목격했다. 그해 일본인을 살해한 자 몇몇이 지극히 가벼운 형 집행을 받았을 뿐, 조선인을 살해한 자들은 대부분 무죄로 석방되었다. 공권력이 작정하고 공문서를 소멸하는 것을, 생사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유족들이 영영 찾을 수 없도록 치밀하고 완벽하게 유해를 은닉하는 것을, 어린이들의 수기까지 꼼꼼하게 삭제하는 것을 보았다. 철저하게 기획된 은폐였다. 전부 똑똑히 지켜보았다. (182-183쪽)
□ 사회의 무질서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범죄자의 저연령화, 잔인성 등 여러 면에서 사회 불안과 갈등이 커간다. 사회가 지키고자 하는 규준은 분명하고 투명해야 한다. 때와 장소, 주체에 따라서 규준이 달라진다면 힘의 주체와 방향을 위한 무기가 된다. 은폐하려는 자와 맞서는 이들의 역사는 인류 이래 계속되었다. 그러나 영원한 은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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