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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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노골적이다. 공포가 마구 마구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원초적이고 말초적이면서 사람의 기본적인 욕망, 욕구, 질투, 절망, 고통 등을 먹고 피어나는 공포라는 열매를 여실히 여과없이 보여주는 이야기다. #전건우 작가의 이전 작품을 읽으면서 추리 소설보다는 공포이구나 느꼈지만 이번 #신진오 작가와 더불어 #호러만찬회_를 열었다.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일상적으로 느끼는 작은 짜증, 분노, 실망 등으로 인해 극으로 치닫는 감정을 일본 공포물에서 볼 법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의 말에 첨언했듯이 #신진오 작가의 이야기는 웹툰을 각색했다고 전했는데, 웹툰이 보이는 장면으로 뇌리에 남아 있다면 커텐 뒤에서 한 뼘씩 걷어내듯이 단어와 문장을 오고가며 상상으로 몸서리 치게 만든다. 초등학교 시절에 일부러 찾아 읽었던 화장실 귀신, 무덤가 한맺힌 처녀귀신 등이 떠오르면서 오늘 밤 일찍 잠자리에 들기는 글러먹었다 라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에피소드 마다 가족, 친구, 학교, 마을 등 작은 공동체에서 확대된 집단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관계의 뒤틀림 속에 파고들 부정적 감정을 민낯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공포감이 실감난다.


■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어." (헤이, 마몬스 중에서 32쪽)

□ 부모의 애정을 빼앗겼다고 느낀 형의 질투와 복수. 감정의 칼날이 그려내는 섬뜩한 표정과 상황을 문장으로 충분히 전해진다.


■ 불안한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보던 하나는 엄마의 손이 이상한 것을 알아차렸다. 입을 가린 오른손 손등에 검은 얼룩이 생겨 있었다. (얼룩 중에서 70쪽)

□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죽음은 이생과 자연스러운 이별을 맞이하지 못한다는 우리나라 한, 설움에 관하여 무섭게 그려낸 이야기다.


■ '일단 한다고 하고서 일부러 실패하자. 굳이 성공하려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까. 실패한다고 해서 무슨 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딩동 챌린지 중에서 112쪽)

□ 앞뒤 재지 않고 일단 부딪히고 보는 중고등학교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호기심으로 접했을 챌린지, 밈 이야기가 바탕이다. 친구이지만 적대적이고 가장 가까운 듯 먼 사이에 대한 이야기.


■ 자신이 왜 이 짓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깨달았다. 언니에게도 자기가 느끼는 고통을 나눠 주고 싶었다. (네발로 달린 짐승 중에서, 184쪽)

□ 원인 제공을 한 상대로 인해서 질투와 분노가 발생하지 않는다. 자신 스스로 만든 열등감, 자괴감을 상대에게 분출하는 것이다.


■ "그런데 무당이 왜 하숙을 ………." / "신령님 뜻인지 뭔지 우리야 모르죠. 올해부터 하숙을 시작했다는데, 이렇게 밥 잘 나오고 저렴한 하숙 찾기가 어려우니까 전 만족하고 있어여. 하하." (신딸 중에서 235쪽)

□ 공포물의 공포 분위기는 친숙한 공간, 대부분 집과 같은 데서 발생한다. 자신이 누운 침대, 식탁 아래, 욕실 등. 쉼을 찾는 곳에서 매일 공포를 접하는 이야기.


■ 추락의 전제 조건을 아니? 그건 일단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는 거야. (추락 중에서 260쪽)

□ 가진 게 없을 때 오히려 나누며 산다. 하지만 소유가 생기고 움켜쥔 것을 놓치 않으려 욕심을 부린다. 욕심은 화를 불러온다.


■ 아무도 몰랐다. 양 형사가 실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다는 사실을, 주체할 수 없는 가운데 잰걸음으로 걷고 있다는 사실을……. (만성활력 중에서 319쪽)

□ 살인과 폭력의 광기만큼 에너지 넘치는 인간적 행위가 있을까. 인간 본연의 신체적 능력치를 발휘하고 이성을 뛰어넘어 본능, 그 자체로 움직임.


■ "너는 모를 것이다. 산에 뭐가 있는지. 하지만 그 입은 조심해. 그러다 동티나까." (반딧불의 산 중에서 331쪽)

□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사실을 믿고 보이지 않는 자연 현상까지도 생활의 테두리 안에 두었던 우리 조상들. 조상들의 지혜이자 삶의 영역을 이해하는 이야기.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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