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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원 글 안에서 사람의 성격이 느껴진다. 내용은 박학다식하고 어감은 시크하면서 다정하지 않다. 예리하지만 유머가 있다. 낄낄대며 읽다가도 마냥 웃어 넘길 수 없는 내용의 글이다. 사회의 각 영역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를 했지만 아첨은 없고 담백하다. #설거지의이론 에서 가내 권력자에게 우아한 비판을 가하고, #결혼주례사 에서 낭만과 비혼의 결심을 오고 가게 만드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추석이란무엇인가 편에서는 저자의 조언을 외우고 뼈에 새겨서 자동발사되는 칩을 뇌에 심고 싶었다. #신입생을위한무협지 는 대학생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전국 각지의 대학교 부지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그들에게 '최소한' 성찰의 시간과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겼다. #노예가되지않는법 편에서는 교내 불합리한 선거 절차에 항거하는 이들과 상황을 비판하면서 숙의 과정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논점을 흐르며 갈등과 대치를 거듭하는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마지막수업의상상 속 수업은 교직 생활의 마지막 수업에 대한 소망이 일치하여 공감 백배였다.
세상을 향한 칼끝이 예리하여 냉철하다. 다수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다지만 엘리트라 자처하는 이들이 수준 이하인 것을 한탄한다. 휘두르기 위해 쥐어진 권력이 아닌데 사용 목적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문장은 속을 시원케 한다. 바로 제3부 #고독과이웃하며 칼럼에서 그의 전공인 정치사상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통찰되지 않은 비난과 일회성 행동이 사회의 악을 양산하고 악의 비판자에게 쉽게 손들어주는 세태에 대해서 돌아보게 한다.
또한 다양한 영화를 추천한다. 천만은 안봤을 듯한 영화이고, 국가관이나 정치적 해석보다는 내밀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통찰하는 자는 이렇게 해석하구나 싶은 그의 평론은 읽으면서 감탄하게 된다. #안토니아스라인 영화에 대한 평론으로 평론가로 등단 경험도 있는 그다. 평론의 내용을 살피면 배우고 싶은 통찰이다. #한니발렉터 에 대한 영화 분석은 악인 중 악인을 선하다는 표현으로 #양들의침묵 #한니발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든다. 그를 인터뷰한 내용 중에 삐딱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표현에 리듬감과 유머를 겸비한 문장을 쓰려고 한다고 답한다. 티키타카 식의 사회 칼럼을 깔깔대며 읽을 수 있다.
설거지의 윤리학. 설거지는 밥을 하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게 대체로 합리적입니다. 취식은 공동의 프로젝트입니다.
■ 설거지의 문명론. 설거지는 귀찮은 일입니다. 문명은 귀찮음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설거지의 인간론. 결혼은 연애의 업보이고, 자식은 부모의 업보이며, 설거지는 취식의 업보입니다.
본문 40-41쪽 중에서
■ 공부하는 곳에 입학하기 위해 공부가 싫어지는 체험을 해야 하는 역설이 대학 입시 공부에 있다.
본문 74쪽 중에서
■ 이성을 함양하고자 하는 교육기관이라면, 중요한 선택을 하거나 권위를 창출할 때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본문 124쪽 중에서
■ 그는 여느 때처럼 진도를 나갔고, 질문을 받았으며, 기말시험에 대한 공지를 했다. 기말시험에 대한 공지를 끝으로 수업이 끝나자, 박수 소리가 여느 때보다 크고 길게 이어졌다. 와타나베 선생은 손을 들어 제지했다. 조용히 마지막 수업을 같이한 옛 제자들이 좌중에서 일어나 강단으로 걸어 나와 인사를 나누었다.
본문 140-141쪽 중에서
■ 너희는 스스로 현대적인 공적 질서를 창출해서 살아갈 능력이 없으므로 우리가 대신 지배해주겠다. 그 말을 부정하기 위하여 한국인들은 질주를 시작한다. 추구할 공동체의 헌법적 가치를 새삼 숙고할 이유는 없다. 원초적 폭력이 한국인에게 떨치기 어려운 공통의 숙제를 부여했으므로, 한국인은 그 숙제를 하며 현대사를 소진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무엇을 위한 질주이든, 그들은 일단 세계 자본주의의 주변부에서 질주해야만 한다.
본문 154-155쪽 중에서
■ 실로 사람들은 과거에 존재했던 것만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존재해본 적이 없는 것도 그리워한다. 부재不在를 견디고 그리워하는 것으로 소진되는 생生.
본문 186쪽 중에서
■ 악과 악의 비판자는 일종의 적대적 의존관계에 있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때로 악을 요청한다. 상대가 나쁘면 나쁘다고 생각할수록 비판하는 자신은 너무나 쉽게 좋은 사람이 된다.
본문 189쪽 중에서
■ 악, 고통, 우연을 넘어서 삶을 긍정하는 원리로서의 자연, 건강한 욕망을 긍정하는 태도로서의 자연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대안적 삶의 태도를 제안하는 것이지만, 나아가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는 많은 장애물들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방법론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인간 본연으로서의 자연은 대안적인 삶의 형태를 추구하는 모든 시도에서 하나의 준거로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본문 259-260쪽 중에서
■ 실연 끝에 오는 연애에 대한 통찰이 그다음 연애를 보장하지 않듯이, 불행히도 그러한 지력이 우리 삶에 줄 수 있는 대안은 많지 않다. 그러한 지력이 가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파괴적인 에너지다.
본문 271쪽 중에서
■ 우리가 가장 저열한 인간형을 발견하는 것은 식인 살인마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선의 이름으로 한니발을 쫓는 공권력 안에서다. 즉 우리는 선善 을 보아야 할 장소에서 피곤하도록 악惡을 보아왔다. 한니발이라는 캐릭터의 궁극적인 매혹은, 정반대로 악의 정수에서 어떤 형태의 선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피곤함을 치유한다는 점에 있다.
본문 27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