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 현명한 방관맘의 잔소리 끊기 기술 자발적 방관육아
최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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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든 좋게 든 부드럽게 든 좌우지간 어떻게든 말하기보다 말하지 않을 궁리를 하라는 관점이 몹시 궁금해서 읽었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 최은아 / 쌤앤파커스]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SNS 앱을 열어 이 책을 추천한다고 썼다. 프롤로그만으로도 책의 값어치가 충만하게 느껴졌다. <1장. 엄마의 마인드셋 :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보게 하면 된다.>의 소제목을 읽으며 박장대소하곤, 이어지는 다음 장에서는 눈물을 주룩 흘렸다. 저자가 묘사한 상황이 바로 며칠 전부터 이어지던 내 모습인데... 어르고 달래는 문장에 마음이 녹아... 눈물까지 흐르더라.

페이지 수가 줄어들수록 독박 육아로 지쳐있던 마음이 덩달아 가벼워졌다. 58장에서부터 71장까지 이어지는 페이지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지금의 내게 가장 도움 됐달까? 힘이 됐다.

아이를 정말 잘 키운 지인이지만 요리를 못하다 보니 그 부분은 과감히 내려놓고 엄마로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답답했던 속이 탁 풀리면서 육아를 적당히(?) 해 낼 의욕이 생겼다. 주변에 육아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그분들에 비해 내가 잘 못하는 부분에 주눅 들고 그만큼 아이한테 못해준다고 생각해서 죄책감을 잔잔하게 갖고 있었다가 해소된 거.

불필요한 에너지를 부족한 부분에 쏟으려 하니 내가 잘하는 부분에서 쓸 에너지가 없다는 문장도 빼어놀을 수 없다... 냉수 한 사발 들이켠 것 마냥 정신이 번쩍 나게 하는 문장이다.

이 책은 전작 [자발적 방관 육아]의 대화편으로 나온 책으로 대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예시를 적절히 넣어줬다. 다만 저자가 다양한 책을 읽고도 자신의 언어로 만들지 못했 듯 좋은 예시가 차고 넘치지만 나의 언어로 만들 수 있는 건 기억나는 몇 가지밖에 없을 것 같다.

지금 마음으로는 이 책을 몇 번이고 재독하면서 하나 라도 더 내 것으로 만들고 싶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적절한 시기에 참 좋은 책을 만난 것에 감사하며 2024년 올해의 책으로 꼽겠다.

집안일도 양육도 모든 것에 완벽한 엄마보다는 이것저것 부족한 것투성이지만 아이와 대화가 잘 통하는 엄마이고 싶다. (59)

지금 아이가 내 모습에 속상해하고 나를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내 마음과 정성은 결국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전해지리라 믿는다. (61)

아이들도 저마다 재능이 있듯 엄마도 저마다 재능이 있다. (62)

돼지엄마가 전해주는 정보는 돼지엄마의 아이에게 맞춰진 정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 정보를 얻어내려면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지금 내 아이가 어떤 부분을 잘하고 못하는지 상담하고, 자녀 교육서를 읽고 내 아이에게 맞는 정보를 추려내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엄마의 진짜 정보력이다. (64)

내 아이의 속도를 그대로 인정하려면, 다른 아이가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안 보면 된다. 옆집 엄마와 내 아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된다. 옆집 아이가 어떻게 가고 있는지 묻지 않으면 된다. (70)

모두가 각자의 속도에 맞게 다치지 않고 결승선에 끝까지 들어오는 것이 교육의 목표다. (70)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면 된다. 엄마는 따로 친구를 만들면 좋겠다. (71)

예쁘게 말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애쓰면 탈 난다. (85)

공감은 그런 것이다. 내가 당해봐야 안다. 공감은 이해와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낳기 전엔 부모의 마음을 몰랐고, 나 같은 딸을 낳아 키워보기 전에는 우리 엄마의 마음을 몰랐다. (92)

ㅍ우리는 부모고 아이는 부모가 될 수 없기에, 아이가 부모가 되기 전까진 엄마, 아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같은 이야기로 우리는 어린 시절을 지나왔지만, 이제는 부모가 되었기에 온전히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95)

몇몇 사례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예의가 바른 아이'들 곁에는 '예의를 가르치는 엄한 부모'의 모습을 자주 본다. (102)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일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른의 역할은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안물안궁, 설명충과 같은 문화가 잘못되었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생각을 말하고 나누기에 주저함이 없고, 서로 대화하고 지식을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117)

배우러 간 너에게는 배우려는 태도와 의지가 중요한 것이지, 맞고 틀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도 말해주었다. (119)

정답을 맞히고, 정답을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이가 생각을 표현하고, 누군가에게 "그것은 틀렸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태도는 부모가 배워서 아이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120)

아이를 기다리지 않으면 아이가 온다. 걸음마를 하는 시기도 아이마다 차이가 나지만 기다리면 모두 걷게 되고, 말하는 시기도, 한글에 관심을 두는 시기도, 책을 좋아하는 시기도, 용기 내어 무언가를 시작하는 시기도 다 다르지만 결국 온다. 아이들은 각자의 때에 무르익는다는 것을 학교의 아이들을 보면서 알게 된다. (191)

제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질리도록 하고 나면 재미가 없다. 아이들에게 공부는 질리게 시키고, 재미있는 게임이나 유튜브는 감질나게 보여주니 아이들은 공부가 재미없고, 게임이 재미있다. (201)

비싼 돈을 내어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고, 예쁘고 좋은 옷을 입히는 것은 사실 다 엄마의 만족이다. 그것은 '너' 좋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좋으라고 하는 것임을 인정하면 아이에게 바랄 것이 없다. (222)

활동과 숙면, 낮과 밤, 더위와 추위, 일과 쉼, 다이어트 중의 치팅데이 등 세상의 모든 일에는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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