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자이너의 모든 것 - 여자의 몸과 성에 관한 내밀한 질문들
실라 드 리즈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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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기 위해 난임병원을 찾았다.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나의 내밀한 신체적? 특징을 적어 제출해야 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아 난 내 몸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게 없구나... 특히 성(성기)에 대해서 그랬다. 대충 아는 대로 적었고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인공수정을 시작했다. 난소가 뭔지 난자가 뭔지 정자가 뭔지 수정이 뭔지 착상이 뭔지 배란이 뭔지 배란일이 뭔지 생리 예정일이 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소한 것들조차 비로소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복수가 차오르고 경부에 출혈이 생기고 질염에 걸리면서 내 성기와 몸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서 배움을 얻었다.

여자로 40년을 살아오면서 몸(성기)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지낸 세월이 내 스스로 사무치게 아깝고 안타까웠다. 지금이라도 내 몸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며 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읽었다.

[버자이너의 모든 것 /실라 드 리즈 / 은행나무]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 이렇게 적었다. 어린 유아기부터 자신의 몸과 친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많은 여성이 자신의 성(성기)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안하거나 이중적인, 심지어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생식기에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더욱 크게 느낀단다. 밑줄을 그었다. 내가 그랬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해방감을 느꼈다.

책의 1장은 생식기의 외부 생김새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외음부 구조부터 시작해서 여성의 클리토리스에 대한 중요함이 너무 늦게 인정? 받았다는 히스토리와 제모에 대해서 설명한다. 무엇보다 생식기가 어떤 모양이든 모두의 생식기는 다르게 생겼으며 각자가 전부 유일하다고 외친다. 다시 한번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다.

2장은 섹스와 오르가슴에 대해서 다룬다. 삽입 운동만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비율이 낮다는 것과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기 가장 쉬운 방법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방법이니 손을 쓰라고 말한다. 그런데 거기를 무작정 눌러대면 안 되고 ㅋㅋㅋ 자극이 오는 지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아울러 성교통에 대해서도 꽤 자세히 다뤄준다.

3장은 월경과 관련해서 의문을 가질만한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정상월경이란 뭔지, 누군가는 양이 많고 누군가는 적을 수 있는지, 또는 월경을 쉬어가는 이유는 뭔지 등에 대해서 다뤄졌다.

4장은 질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라고 해서 분비물이나 가려움 등 질과 관련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을 다뤘다. 5장은 성병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6장은 1장과 달리 여성 몸 깊숙한 곳을 자세히 다룬다. 난자, 난소, 자궁 등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다룬다. 관련 질환(자궁근종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7장은 여성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다. 난임치료받으면서 꽤 알게 되어서 익숙하게 다가왔지만 아마 별도로 호르몬제를 복용하거나 치료받아본 적 없는 분들에게는 신선한(?) 파트일 수 있겠다.

8장은 피임에 대해서 다뤘고, 9장에서는 유방을, 10장에서는 방광과 항문 등 사실 산부인과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질 인근에 위치한 주민들이라며 ㅋㅋ 다뤄줬다.

마지막으로 11장에서는 산부인과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이라고 되어있는데 이대로 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ㅋㅋ 한 번 진료 보기 위해서는 예약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긴 외국 병원 시스템에 초점이 맞춰진 조언이랄까? ㅎㅎ

난 이제 내 성기의 구조를 잘 알게 됐다. 직접 몸으로 부딪힌 경험과 자세하고 친절한 책 내용 덕분이다. 앞으로는 내 몸에 좀 더 세심한 대응(대처)을 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조만간 무사히 태어나준다면 딸로 태어날 첫째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나보다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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