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니 좋다
서정희 지음 / 몽스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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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홀로서기 중인 서정희 씨 일상이 담긴 [혼자 사니 좋다]

언론을 통해 편집된 정보로만 알게 된 서정희 씨는 문제 많은 사람으로 인식됐다. 사회면으로만 마주한 까닭이기도. 서정희 씨 문장을 옮겨 적느라 종이 한 장이 빽빽하게 찼을 때쯤 '와 씨' 라는 말이 절로 터졌다.

이렇게 좋아도 되는 건가? 이렇게 좋으면 안되는 책이었다. 얕은 수준의 기대를 갖고 손에 쥐었다가 뒤통수 쎄게 제대로 맞으니 탄성이 절로 나올 수밖에. 감히 내가 뭐라고 그런 얕은 수준으로 이 분을 평가했나 깊은 반성도 덤.

과장이나 포장하기보다 담담하게 읊조리는 내용들이 마음을 연신 훔쳤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과 낮은 자존감으로 감추고 꾸미기에 급급했던 삶의 고백부터 그로 인해 얻게 된 안목과 살림 스킬. 40년 동안 놓친 것을 이제서야 속성으로 배우고 있는 중이라며 풀어낸 이야기. 식탐이 있지만 마른 이유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데 있고 피부가 좋은 이유는 꾸준히 관리했기 때문이라는 사소한 이야기까지. 모두.

서정희씨가 이룬 성취는 자극을 주고, 고백은 나를 겸손하게 한다.

마음을 훔침과 동시에 내 삶의 숨기기 급급한 곪은 곳들을 흝어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운전할 줄 알지만 길을 잃었을때 길을 찾아보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울면서 남편을 찾던 그녀는 내가 생각한것 이상으로 혼자 서기가 안 된 사람이이었으나 지금은 이렇게 책으로 누군가에게 혼자 서기의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첫 장을 다시 펼쳤다.

바로 다시 읽을 만큼 좋았던 이 책 역시 올해의 책으로 꼽겠다.

좋은 시선으로 보면 확고한 취향이고 삐딱하게 보자면 유난인 거다. (p.74)

그러면서 깨달았다. 어떤 상처든 아물고 회복되는 데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는 것을. (p.81)

무엇이든 어떤 형식이든 글로 남겨 보면 알게 된다. 가치 없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에 새로운 의미가 생기고, 새롭게 바라보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을. (p.84)

기록은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오랫동안 누적되면 가치를 갖는다. (p.87)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를 고쳐 쓰는 걸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p.102)

게임의 룰이 만든 탈락자는 있지만, 낙오자는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p.122)

유일하게 나이 든 사람을 바꾸는 것은 자각이다. (p.132)

마음의 허기란 무서운 것이다. (p.136)

이영자 말대로 나이는 거저 먹은 거니 그걸로 유세를 부리면 안 된다. (p.153)

그래서 나는 한 번쯤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일을 투자라고 여긴다. (p.180)

'실패 좀 하면 어때? 귀여우면 되지.' (p.181)

무언가를 배우려면 반드시 수업료가 든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p.188)

명품을 좆으며 살지는 않지만, 명품 브랜드가 고객을 대하는 자세는 인정한다. (p.190)

덤덤한 체 했지만 미움을 받는 일은 반복돼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p.192)

아끼다 뭐 된다던데, 재주든 감정이든 실오라기 같이 남은 젊음이든 아껴서 뭐하나.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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