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는 아이 - 대한민국 99% 아이들이 겪는 현실을 넘어서다
EBS <공부 못하는 아이> 제작팀 지음, EBS MEDIA 기획 / 해냄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4년생 공부 못하는 아이가 2019년도에 나온 책에100퍼센트 가까이 공감한다는 것이란?


웃프다.


나는 공부 못하는 아이였지만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은 나에게 공부해라 공부해라 강요하지 않으셨다. 너무 바쁘셨기 때문이다. 바쁘신 부모님께 내가 원하는 만큼 나를 케어해주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진상 부렸던 옛날이 죄송스럽기만 하다.


그 시절은 막막하면서도 내 스스로 선택해서 뭐든 할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닦달받는 책 속 아이들 내용에 공감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렇게 공감할 일인가 반문하면서도 계속 공감했다. 어찌 된 일인가.. ?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5년이 넘었건만 이놈의 교육 환경은 변함없다. 여전히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게 절대적이고, 학업성적으로 아이들의 등급이 매겨지고 내몰리고, 그 꼬리표를 걱정하며 많은 아이들이 곪아가고 무한 쳇바퀴이다. 


그 시스템에 숨 막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부모가 됐건만 경쟁과 비교 등급화는 더 심해졌을 뿐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제목에도 썼듯 나는 공부 못하는 아이로 낙인찍혀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 낙인이 싫어서 아등바등했지만 꽤 오랜 시간을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았고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내 성적 내 실력 내 학교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생활했다. 이제는 그 시절 기록과 기억으로 내 실력을 낮춰 생각하는 습관도 고쳤고, 그런 것들이 내가 생각한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돌이 킬수 없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내 이야기 같고 내 친구 이야기 같다. 어느 이야기 하나 익숙하지 않은게 없다.


전교 1등을 한뒤로 기쁨보다 떨어질까 걱정하는 다예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가기 전까지는 잠깐의 그림 그리기조차 부모의 통제를 받는 혜원이나, 부모님의 지속된 닦달로 괴로워하고 있는 상혁이나 승섭이 그리고 동윤이 재원이 종윤이...


다시 한번 적는다. 웃프다.


제작진은 이 아이들 중 동윤이와 재원이 종윤, 재희를 데리고 한 가지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6개월의 시간 동안 아이들은 다큐프라임에서 제시한 몇 가지를 수행했고 그 결과는 부모님과 학교가 사회가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었다.


제작진들은 아이들에게 감사 일기 쓰기, 자율성 연습(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8시간을 주는 대신 50분 했으면 10분 쉬도록 함). 게임하듯 수학을 접하기 등을 할 수 있도록 계획했고(그 외에도 2가지 정도 더 있음), 이 과정중에 부모님들은 아이를 닦달하거나 강압하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믿고 기다려주는 일을 했다. 정말 별거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 프로젝트 전과 후의 회복탄력성과 낙관성이 높은 수치로 변화되었고 아이들의 성적은 프로젝트를 하기 전보다 올랐다. 전체적인 등수가 오른 친구도 있었고 특정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도 있다. 


우연히 '운' 과 '타이밍'으로 성적이 잘 나온 것으로 치부하고 싶은가?


결국 아이들을 믿어주는 것 그리고 아이 스스로 주도해서 학습하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고등학교 퇴학생 토드가 하버드 대학을 간 것도 게임중독 상호가 대기업에 입사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 근간은 부모의 아이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었고 그로 인해 스스로 공부해서 쟁취한 것이다.





나의 막둥이 남동생도 초등학교 때 전교1등 한번 했다가 나와 달리 부모님의 '공부'기대를 받으며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공부에 대한 잔소리와 설교를 꼬박꼬박 들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남동생은 좋은 대학교를 갔을까? 좋은 학과를 갔을까? ^^^ 나는 아직도 아쉽다. 그 시절 남동생에게 더 많은 자유와 믿음을 주지 못한 환경이. 그리고 그로 인해 자기 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보고 경험할 시간을 놓친 것을.


다음 10년 뒤에는 공부 못하는 아이라는 책이 나오지 않도록 사회가 학교가 부모가 바뀌길 바라며 긴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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