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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상가 이건희
허문명 지음 / 동아일보사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허문명님이 지은 책입니다.
특이하게 제가 좋아하는 숭산 큰 스님 평전 <삶의 나침반>을
지었고, <선의 나침반>을 역서로 내셨네요.
이분이 이건희라는 분을 만나서 깊은 이야기를 오래 나누고,
긴 시간 동안 지켜보며 탐구를 하고, 주변 사람을 인터뷰하며
입체적으로 보았는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이회장의 주변인(당시 함께 일한 직원들)과의 인터뷰, 담화, 연설, 저서 등을
시간순으로 빠르게 엮은 책입니다.
사실 저서나 연설문과 타인의 인터뷰 등을 짜집기 하면 좀 뻔하기도 하고
지루해지기 쉬운데, 시간순으로 엮었지만, 같은 시간의 여러 자료를
함께 묶어 지루하지 않게 잘 버무려서 혼에 잡자마자 휘리릭 다 읽어버렸어요!
와.. 앉은 자리에서 처음만 보고 자려다 끝까지 읽었네요.
다 읽고 나면... 이건희 회장님이 역시 대단했구나... 싶습니다.
정말 보통 인물은 아니신 듯.. 살아생전 좀 만나보면 좋았겠지만
그 분이 절 만나주지 않았겠죠?
1993년, 이미 직원 수 15만, 한국 제일 기업의 회장인 그는,
그런 삼성을 이미 망한 회사, 이류 기업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불량률을 제로 낮추고, 고객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제고 해야만
초일류 그룹이 된다며, 이미 황금수저로 태어난 그는 그저
부자로, 뒷짐 지고 소비와 사치만 하는 대기업 회장으로,
현대판 황태자로 살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1등이 아닌, 세계에서
일등을 하는 삼성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전 직원들에게 공표합니다.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업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철저히 하는 것,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 조직 내 언어를
통일시키는 것 등.
글로만 봐도 역사상 훌륭한 기업인들의 철학과 사상을 정말 철저히
공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려 1980년대 말부터 디지털 인력을 키우고 소프트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한 부분은, 부고를 낼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서도
그를 '선지자'라고 할 만큼 참으로 예언자 같은 통찰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사실 세대가 이건희라기보다는 이재용의 삼성 시대에 살고 있는데,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내가 어렸을 때 삼성에 들어갔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씩 합니다.
외국의 유명한 전기 작가들처럼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다양하게
인터뷰 하고, 무엇보다 전기 주인공과 몇 년의 오랜 시간에 걸쳐
직접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사람의 사상과 철학을 다각도로
서술한 책은 아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아쉽지만.. 어차피 기업 경영에도
이미 무척이나 바빴던 그와 그럴 수 있었던 기자나 전기 작가는 없었겠지요.
수많은 기업인들에게,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과 이념은 정말...
우리나라 기업사뿐 아니라 전세계 기업사에 '고전 명작'으로 길이 남을 것 같네요.
본 후기는 업체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