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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들의 방 - 우리 내면을 완성하는 기억과 뇌과학의 세계
베로니카 오킨 지음, 김병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평점 :
이 책은 아일랜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신경학자인 베로니카 오킨이 지은 책입니다.
30년 이상 뇌의 비정상 연구를 해오신 분이에요.
최근에 뇌연구를 20년 이상하신분의 책을 읽었는데, 그분도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30년이라니!!! 고인물 :)
정신 이상 장애는 과학이 해결해야 할 의학의 마지막 영역이라고 믿는다는 소개글이 정말 와 닿네요.
왜냐하면...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거든요.
물론 의학도 분야에 따라 과제들이 많겠지만..
결국 인류의 발달의 끝에는 정신의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난자, 정자를 냉동해서 인공수정도 하는 마당에 입덧을 못 잡나 싶었고, 로켓을 화성에 보내는 마당에 역류성 식도염을 못 치료하나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다 인류가 해결해야 할 의학의 과제는 오히려
입덧이나 역류성 식도염이 아니라, 정신이상일 거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물론 제가 어릴 때 정신의학을 공부했어서 그럴 지도 몰라요.
어쨌거나 이 책은 흥미로 읽을 책은 사실 아니에요.
정신의학에, 정신 이상에 관심이 있으면서
어느 정도 지식도 있고 이해도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물론 앞부분에 뇌과학에 대한
일반적이고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소개가 나오지만요.
이 분이 임상에서 만난 환자들을 오랜 시간 치료, 관찰하면서 알게된 점들, 그리고 다각도로 그 정신이상을 연구한 것들을 가볍게 풀어내긴 했지만,
그냥 심리에 대한 건 아니고, 분명 정신의학에 관련된
내용이어서 일반인이 이쪽에 관심이 있을 때,
조금 더 잘 알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이거든요.
이를테면 긴장성 분열증을 진단받은 샐리와 대니얼의 사례가 그래요.
어떤 검사들을 시행했고, 입원 당시 환자 상태는 어땠고, 의료기록상 어떤 특이점이 있었는지, 경과가 어땠는지 등등, 의학적 지식이 전혀 없다면 흥미를 끌기 힘든 내용이지만, 제가 어릴 때 뇌과학에 빠졌던 이유가 다뤄집니다. 몸의 여러 사인들이 서로 말이 안 되게 엉켜있는데 이유는 찾지 못하는 상태.. 그런데 그게 정신 이상 때문이었죠.
긴장성 분열증을 이해하면 치매에 대한 이해도 쉬워집니다. 단순히 말할 순 없지만, 기억을 못 하는 것과 기억을 아예 만들지 못하는 건 분명 다르죠.
휴가 때 읽어보기 좋은 책인 것 같네요!
업체로부터 도서관을 무상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