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규네 홈스쿨

준규네 홈스쿨 - <영재발굴단> 꼬마 로봇공학자의 성장보고서
김지현 지음 / 진서원 / 2019년 6월

조금 개성이 강한 아이들을 키우면서 

대안학교, 국제학교, 유학을 고민했었던 입장에서

이 책이 참 궁금했다.

책 표지에 아이와 엄마가 너무 밝고 건강해보여서 

정말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었다.

홈스쿨 1년차 학습 계획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부모 역시 욕심이 많았지만,

결국 아이의 생각을 많이 존중해준 부모라는 걸 알 수 있다.

학교를 나오기 위한 절차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했다.

공립초등학교는 자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검정고시를 준비한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도

상세히 적어놓았다.

아이가 학교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학교의 방향과 내 가치관이 너무 다를 때 부모들이 생각해보는 것,

유학, 대안학교....

사실 한국에서 홈스쿨링이라는 단어는

그냥 집에서 인강을 듣거나, 선생님이 집에 오셔서

하는 학습지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전국민 의무교육인 만큼, 특히 초등생은

당연히 학교를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아무리 검정고시를 친다고 하더라도,

중학교는 나와야지, 이런 생각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초등학교 때부터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는

극히 드물 것이다. 

너무나 재능있는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성취감은 커녕

점점 어두워지고, 난폭해졌다고 한다.

이럴 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이 아이를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마음이 아프다.

준규네도 처음에 홈스쿨링을 하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날도 많았고,

전체적인 방향을 수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이도 이렇게 자꾸 바꿔도 되냐고 물었고,

엄마도 이러면서 좋은 방법을 찾아나가자고 한다.

우리나라는 정말 남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관용이"

참 인색하다.

다르면 이상한 것, 문제 있는 것...

그래도 사회가 전반적으로 많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생의 패배자 같은

기분을 겪어야 하는" 문화....

정말 공감한다.

준규가 만들었다는 로봇들...

사실 사진으로만 대충 봐도 이 아이는

보호해줘야 할 국가적 인재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딱 든다. 그것도 좀 씁쓸하다.

두 가지로 씁쓸한데, 하나는

이렇게 훌륭한 아이를 학교라는 울타리가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우수한 아이이기 때문에

홈스쿨링을 하고 책으로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 딱히 우수하지 않은데, 학교가 힘든 아이들의 홈스쿨링은 

대중들의 반응이 어떨까 싶다.

준규의 부모님은 (엄마 얘기만 나온다 거의.. )

한옥에 살면서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하신다.

그렇게 집에 오는 외국 손님들과 자유롭게 영어로 이야기 하고,

그 숙박업 수입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길게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니,

어찌보면 참 꿈같고 부러운 이야기다.

책의 뒷면.

책의 초반에 보면 아이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정말 힘들게 생활한 부분이 나온다.

아이가 일단 너무 특출났던 것 같고,

아이의 외로움과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사실 마음이 참 안 좋았다.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더 도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정말 많이 들었다.

홈스쿨링의 방법을 자세히 적어두고는 있지만,

준규라는 아이는 정말 특출나게 뛰어난 아이이고,

이 아이는 솔직히 어느 환경에 갖다 놔도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었을 것 같다.

다만, 학교가 좀 안 맞았을 뿐.

하지만, 홈스쿨링의 과정에 대해서 보면,

이 집은 부모가 한 아이에게 온전히 모든 걸 쏟는 것처럼 보여서...

시간 있고 여유 있는 사람이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아이가 둘인 집은 이게 가능할까?

엄마가 일이나 다른 사회 활동이나 여가생활을 일절 못하고

매일매일 아이에게 매달려 

아이보다 몇 발 앞서서 일일이 이끌어줘야 하는데..

그러기엔 엄마의 희생이 지나치게 큰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아이가 그렇게 어려움을 겪을 때까지

너무 모르고 있다가 문제가 커지니까 

아이 입장에서만 말하고, 아이의 모든 감정과 

요구를 받아주는 것이 과연

길게 봤을 때 아이를 위해 좋은 것이었을지는 조금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정말 학교 자체가 너무 싫은 아이라면..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학교가

힘들고, 친구들과 지내기 힘든 아이라면

이런 결정을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준규가 훌륭한 인재이기 이전에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무던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