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까
라우라 구트만 지음, 김유경 옮김 / 르네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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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까. 




엄마랑 어릴 땐 관계가 굉장히 좋았던 것 같은데,

커서 엄마랑 관계가 서서히 멀어졌어요.

완벽주의에 여성스럽고 우아하고 귀엽고 위트 넘치는 엄마는,

말 잘듣는 저를 사랑하고 예뻐하셨지만,

그래서 어릴 때 전 다른 사람들에게 늘

"엄친딸"이었지만,

어른이 되면서부터 더 이상 엄마와 나는 다른 사람이며,

엄마와는 다른 사고 방식으로 다른 생활 양식으로,

그리고 다른 가치관으로 살겠다고 생각했죠.


엄마를 좋아하지만,

엄마의 말을 모두 들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거에요.


그 과정에서 저도 힘들었고, 엄마도 힘들었어요.

엄마는 아직도 어릴 때 말 잘 듣는 딸인 저를 기억하며,

그 어린 시절 효녀이고 착하던 저를 그리워 하며

저보고 이상하게 변했다고 하세요. 


그러면서 저도 힘들었고,

하지만 제가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미새가 언제까지나 새끼새를 품으면 그건

새끼새한테도, 어미새한테도 모두

좋지 않으니까요.

반드시 각자 성장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었고,

제 신념, 제 생각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엄마한테 여전히 미안하고, 좀 짠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엄마가 답답하고, 여러 상황이

화가 나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습니다.






“엄마가 말한 대로 기억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심리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두려움, 애정 결핍, 복종, 외로움을 경험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겪은 일들은 세세히 기억하지 못하고, 떠올리려고 해도 잘 안 된다. 반면 엄마(또는 주요 양육자)가 말한 내용은 잘 기억한다. 우리가 어떤 아이인지 설명하고 평가한 말은 물론 엄마의 괴로움과 희생, 어려움까지도 기억한다. 엄마가 ‘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겪었던 감정적 방치, 학대, 공포 등 부정적인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도 그것을 ‘말’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엄마 말에서 비롯되었다”
말하지 않았다고 존재하지 않은 게 아닌데도, 말하지 않으면 기억하기 어렵다. 어린 시절에 실제로 겪었던 경험과 엄마가 해준 말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에서 모든 갈등과 문제가 시작된다.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엄마의 말 한마디가 자녀의 삶을 제한하고 생각과 판단, 기호, 삶의 방식, 신념 등을 결정해 버린다. 따라서 유년 시절 정서적으로 결핍되어 미성숙한 채 성장한 성인이 현재 삶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그 원인이 된 ‘엄마가 한 말’부터 추적해 나가야 한다. 

“진짜 자아를 찾아 당당하게 내 삶을 사는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한다”
배역을 벗고 ‘진짜 자아’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자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온전한 책임을 지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된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를 내 편의대로 정한 배역 안에 가두지 않는 것도 진짜 어른의 조건이다. 아이에게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강요하는 대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내가 진짜 ‘나’를 찾아 자유로워졌듯이 내 아이도 자유롭게 자기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내 문제는 오직 내가 해결할 수 있다”
상담사가 하는 일은 정보를 취합해서 맞지 않는 것은 버리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서 내용을 재정리하고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즉 상담사는 내담자가 삶의 무대 전체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누구도 나를 판단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자기 삶을 다루는 일이므로 자신만이 자기 삶의 이야기와 집단, 가족 구조, 삶의 무대 등을 그린 ‘도표’를 바라보며 ‘맞고’, ‘틀리고’를 판단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삶의 조각들이 적합한지 확인할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어린 시절에 겪은 일들은 세세히 기억하지 못하고"
"반면에 어머니가 말한 내용은 잘 기억한다"

그렇죠... 우리는 자세한 상황이나 사건은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엄마가 한 말들은 단어 하나하나도 기억이 나고,
놀랍게도 내가 그 말들을, 엄마가 쓰던 말들을 쓰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1, 2, 3, 4, 5, 6,7장에서는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8장에서는 그런 말들이 내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어떻게 
그 말들에 대해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다뤘고,

9장에서는! 그런 말들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고,
또 지금의 내게 더 성장하기 위해선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나와있어요. 

정말...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나 또한 두 아이의 엄마에요.
전 어린 시절 엄마와의 관계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고,
엄마 또한 그 시절 엄마 치고는 아주 선진적이고, 사상이 열려있고 
유쾌하신 분이셨고, 무엇보다도 자녀 교육에 열성적이어서 
가끔 제가 육아서들을 보다가도 놀랍게 생각될 정도로 멋지게 
엄마 역할을 잘 하셨어요.

하지만, 저 역시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도 있고, 
엄마와 즐겁지 못한 기억도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런 부분들, 특히 엄마와 나눈 이야기들,
엄마가 내게 해준 이야기들이
나로 하여금 세상을 엄마의 입장에서, 엄마 생각을 많이 반영해서
보게 했던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생각에 굉장히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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