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에 맞서다"(유아사 마코토, 이성재옮김, 우석훈 해제, 검둥소, 2009)라는 책을 읽은 것도 그때였다.
『빈곤에 맞서다』는 일본의 빈곤퇴치 운동가인 유아사 마코토의 책으로, 일본 사회의 다양한 빈곤현상을 보여주며 일본같은 선진국에서조차 어떻게 이런 끔찍한 빈곤이 계속 발생하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나아가 빈곤퇴치에 대한 고찰을 다룬책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빈곤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이런 책도 샀던가?‘ 생각했다. 하지만 도쿄 대학 법대를 다니다 중퇴한 후 반빈곤네트워크를 만들어 빈곤퇴치를 위한활동을 했다는 저자의 약력에 흥미가 생겨 한번 읽어보았다.
저자는 ‘빈곤은 자기 책임인가‘라는 장에서 빈곤이 ‘5중의 배제‘를 통해 생겨난다고 설명한다. 첫번째는 교육 과정에서의 배제다. 이는 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빈곤의 부산물인데, 성장 과정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결과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빈곤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 P171

두 번째, 기업 복지에서의 배제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취직을 해도 비정규직으로 고용된다거나 과도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식으로 고용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가족 복지에서의 배제다. 의지할 부모 형제가 없으면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그 시도에 따른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못하므로 빈곤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네번째는 공적 복지에서의 배제다. 이는 국가 행정에 관련된 것인데, 얼굴을 못 본 지 오래된 가족이 서류상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지 못하거나, 아직 자녀가 어린 미혼모에게 막무가내로 아이를 어딘가에 맡기고 일할 것을 강요하는 식의 ‘제도적으로 세련된 거절 방법‘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배제다.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하는가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때 사회에서 배제되어 빈곤해진다는 것이다. 이윽고 모든 것에서 배제된 개인은 우선적으로 식생활의 질을 낮추어 최소생계비로 생존을 도모하게 되는데, 이는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지못한다는 자각으로 이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의 존엄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점이 바로 빈곤의시작점이다. 라고 책에는 적혀 있었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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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드라마가 지겨워진 적은 없다. 물론 눈이 감길 정도로 피곤한 날에는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봐야 하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꾸준히 하려면 재미만큼 짙은 의미가 필요한 법이다.) 그런 마음이 들 때면 2014년 『밀회』로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한 후 어느 인터뷰에서 안판석 피디가 한 말을 생각한다. 그는 인생을 시지프스 신화에 비유했다. 시지프스가 바윗덩이를 산 정상으로 굴려 올리면 떨어지고, 또 굴려 올리면 또 떨어지는데, 안 되는 줄 알지만 끝까지 해 보겠다고 하는 데 진정한 인간성이 있다고.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는 기사로, 누군가는 밀가루 반죽으로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끝까지 하는 게 인간성이고, 자신은 드라마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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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라이터즈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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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아이작 디네슨)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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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a page, Not a stage.

Not a page, Not a stage.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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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부끄럽지만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었다. 그동안 나는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격차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영역이 얼마나많을까? 어린이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여러 소수자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둔감했는지 깨닫게 된다.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기 때문에 소수자라기보다는 과도기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나 자신을 노인이 될 과도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처럼, 어린이도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또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는 사이에 늘 새로운 어린이가 온다. 달리 표현하면 세상에는 늘 어린이가 있다. 어린이 문제는 한때 지나가는 이슈가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거쳐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일이다.
어린이가 일으키는 말썽, 장난, 사고의 많은 부분은 어린이가 작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어린이가 의자에 앉아 발을 가만두지 못하고 흔들어 대는 것은 발이 땅에 닿지 않기때문이다. 땅에 닿는다면 흔들려야 흔들 수도 없을 것이다.
어린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책장을 기어 올라가 높은 데 있는 물건을 꺼내려는 것은 책장이 크고 튼튼해 보이기 때문이다. 기어오르지 않으면 손이 닿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 번째 계단에서 뛰어내리는 데 성공했으니까 다섯 번째계단에서도 될 것 같아서 시도했다가 다치고 혼난다. 미술관은 어차피 넓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뛰어다니다가 야단을 맞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는 어른을 보고 배울 기회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가만히 서서 키만 자라지 않는다. 어린이에게는 성장할 공간이 필요하다. 공공장소에서도 어린이는 마땅히 한 명으로 대접받아야 한다. 어린이라는 이유로 배제할것이 아니라 어린이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쪽으로어른들이 지혜를 모으는 게 옳다. 어린이는 그런 공간에서배우며 자랄 것이다. 안전하게 자랄 공간도 필요하다. 스쿨존‘은 최소한의 공간이다. 어린이가 어른과 다른 시야를 가졌다는 이유로 자동차로부터 위협당하지 않을 공간, 어린이가 어른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딸기 상자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전해 주었던 세준이는지금 나보다 키가 큰 청소년이 되었다. 이제 세준이 눈에는뻔한데 내 시야에는 들어오지 않는 것들이 있을지 모른다.
세준이는 알고 나는 모르는 것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 차이가 아주 커졌을 때도 세준이 세대와 나의 세대가 어깨를나란히 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답은 오늘의 어른이 어떤 세상을 가꾸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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