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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
알베르 카뮈 지음, 최윤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평점 :
최근 메르스로 전국이 몸살을 알았던 우리로써는 알베르트 카뮈의 ‘페스트’는 매우 특별한 의미로 부연되는 작품이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들에 기생하는 벼륙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돌림병으로 페스트 창궐 이전의 인구를 되찾는 데까지 약 2백여 년의 세월이 필요했을 만큼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속수무책의 병을 통해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자리매김한 재앙의 상징을 이 책의 주제로 한다.
책의 해설에 의하면 카뮈는 프랑스의 도청소재지에 불과한 도시 오랑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점령하에 탄압받았던 프랑스를 상징하며, 등장인물의 핵심은 보건대로 독일에 저항하는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즉, 저항 운동을 의미한다고 전한다. 또한 환자의 가족들이 의무적으로 40일간 머무르도록 마련된 페스트의 격리 수용소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유대인 수용소이고, 유대인의 학살로 상징되는 가스실과 화장터는 사망자 수의 급증으로 궁여지책으로 마련된 장소로 인간이 인간에게 가했던 가장 극악한 범죄인 유태인 학살, 일본의 마루타나 대학살 등을 떠오르게 한다.
이 책에서 전하는 페스트의 문학적 가치는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더욱 탁월하게 나타난다.
“과장도 축소도 없는 카뮈의 정직한 글쓰기는 특정한 시공간적 배경을 초월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들, 다시 말해 절망과 굴욕을 당연시하고, 두려움의 비겁한 자기 방어일 뿐인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며, 죽음을 재촉하고 영원한 이별을 강요하는 폭력들을 철저히 고발한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일본이 아시아와 우리나라에 가한 비인간적이며, 잔인한 악행의 행동들이 독일의 히틀러만큼이나 잔인했음을 느끼며, 그 과정에서 일본에 붙어 같은 민족에게 방조적인 가악한 폭력을 가했던 친일파들 또한 떠오르게 한다.
페스트는 1940년대의 프랑스의 외곽 오랑을 배경으로 의사 리유와 그의 환자이자 시청 말단 직원인 그랑과 함께 페스트로 폐쇠된 도시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주변인의 삶을 지키고자 했던 우리나라로 치면 독립운동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폐쇄된 도시에 처음 사람들은 감금에 대한 불편함과 어려움을 물질적인 쾌락과 즐거움으로 피하려 하고 본격적인 더위와 함께 상황이 악화되자 타루와 리유는 자원봉사대인 보건대를 만들어서 병과 싸워나간다.
하지만 더위의 절정과 함께 악화된 페스트는 사람들의 방화, 폭동, 약탈, 강탈 등으로 번지고 희생자의 수와 시신들이 쌓여 구덩이에 파묻히게 되면 인간의 존엄은 말살된다.
11월 더위가 꺾이며 페스트가 안정기에 다다른 듯 보였지만, 폐렴형으로 전환하며 희생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와 함께 식량 보급이 어려워지자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시민들 사이 이기주의는 극에 달한다.
마지막 제5부는 전염병의 진정으로 사망자가 하락하자 사람들의 마음에는 희망이 전파되지만 재앙 퇴보하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전염병은 마지막 희생자로 병에 투쟁하며 시민을 위해 봉사하던 타루를 전염시킨다.
이 책 패스트는 인간의 가장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처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대해서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이 지켜야할 본성이 어디까지이며 우리가 가치 있게 보존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반추하게 한다.
지난 시기 멀게는 몇 십 년 전에 겪었던 아픔의 상황에서부터 과학의 발달로 더 이상 격지 않으리라 여겼던 전염병의 늦은 대처로 겪어야 했던 인재까지 페스트는 인간에게 끝없는 교훈으로 우리자신과 시스템의 재정비를 요청하고 있는지 모른다.
관연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대처는 어디까지 이며,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해지는 것도 이 책이 이야기가 현실처럼 느껴지는 것과 맥이 닿아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