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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조직이 살아남는다 -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뉴노멀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경쟁력
엘라 F. 워싱턴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3년 6월
평점 :
‘다정한 조직’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정이 많은 조직이 살아남는다고?’로 착각했다. 흔히 다정하다고 하면 친밀하거나 친숙한 것을 머리 속에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부제와 같이 이 책은 DEI, 즉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그리고 포용성(Inclusion)이라는 우리나라에는 조금은 낯설은 개념을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보고, 이를 실천하여 성공한 미국기업의 사례를 다루고 있다.

저자인 엘라 워싱턴은 흑인 여성으로, DEI를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엘러베이트 솔류션스의 대표다. 그녀는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매니지먼트 스쿨에서 조직행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를 받았고, 스펠먼 컬리지에서 심리학 박사를 받았으며, 현재는 조지타운대 맥도우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이 책은 DEI의 개괄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장과 DEI를 도입하여 성공한 미국 글로벌 기업 9군데의 성공사례를 포함하여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뉴노멀 비즈니스 경쟁력’에서는 DEI라는 개념이 무엇인지와 뉴노멀 비즈니스 경쟁력으로써 성숙 모델로 DEI가 진화하였음을 설명한다.
2장 ‘스타트업의 분권을 적극 활용하다’에서는 감정 휴가를 권고하고 지역사회에서 리더를 자청한 기업인 슬랙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3장 ‘훌륭한 미션만으로는 불충분하다’에서는 직원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 내부 혁신을 출발해서 다양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단단한 기업을 만든 ‘아이오라 헬스’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4장 ‘현상 유지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다’에서는 글로벌 회계법인이자 컨설팅회사인 PWC의 성공 사례를 다룬다.
5장 ‘성별 다양성을 출발의 토대로 활용하다’에서는 회계, 컨설팅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스 애덤스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6장 ‘생각의 다양성으로 무장하다’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양조 장인이 세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엉클 니어리스트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7장 ‘내부 성찰에서 글로벌 포용으로 나아가다’에서는 법적 의무를 비즈니스의 원동력으로 삼고 국제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여 성공한 소덱소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8장 ‘리더십을 통해 인간애를 불어넣다’에서는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소매업체 중 하나인 베스트 바이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9장 ‘’포용을 위해 전통을 깨다’에서는 직원 수만 25만 9천명이 넘는 글로벌 IT 컨설팅 및 서비스 기업인 인포시스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10장 ‘법적 의무를 회사의 미션으로 바꾸다’에서는 미국 및 해외에서 1,650개의 외식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데니스의 성공사례를 다룬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는 DEI를 완전히 조직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다섯 단계의 여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1단계는 인식, 2단계는 순응, 3단계는 전술, 4단계는 통합, 그리고 5단계는 지속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DEI 성공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먼저 PWC의 사례다. PWC는 회계감사, 세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수만 5,500명이 넘는 글로벌 회계법인으로, 회사의 목표는 사회에 신뢰를 구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PWC는 글로벌 기업답게 이미 1990년대부터 DEI를 도입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PWC는 양성평등에 집중하여, 1990년대에 이미 워킹맘을 위한 최고의 100대 기업으로 선정될 정도였다.
물론 2000년대에 들어서도 계속된 DEI에 대한 노력으로 2001년에는 여성 파트너가 최초로 이사회 멤버가 되었고, 2003년에는 CDO(최고다양성책임자)가 고위임원급으로 승진하는 등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2016년에는 CEO 팀 라이언이 주도로 ‘다양성과 포용을 위한 CEO 행동’을 만들었고, 현재는 글로벌 기업과 비영리 단체, 그리고 학계에서 2,000명 이상이 참석하고 있다.
2020년에 들어서는 ‘CEO 행동’ 참여 직원들을 대상으로 2년짜리 펠로우쉽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는데, 이 프로그램은 인종 차별이 불합리에 맞서는 토론 기법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고 한다.
또한 2020년에 업계 최초로 다양성에 관한 데이터와 전략을 상세히 공개하였는데, 이 보고서에는 18종의 수치를 담고 있으며 매년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한다.

다음 사례는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소매업체 중 하나인 베스트 바이다. 2012년 베스트 바이는 온라인 상거래의 발달로 최악의 상황에 처했는데, 이 시기에 전문경영인 휴버트 졸리가 CEO로 취임하였다.
휴버트는 취임 후 인간성에 촛점을 맞추고 회사를 변화시키기 시작하였는데, 몇 년이 지나자 직원 퇴사율은 현저하게 감소하였고, 베스트 바이는 일하기 좋은 회사로 높은 순위에 선정되었으며, 주가 또한 치솟았다.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바이가 몇 년만에 부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휴버트가 DEI를 회사에 적극 도입했기 때문이다. DEI를 강조하는 CEO의 말에 많은 리더들이 동참했고, 이는 궁극적으로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그는 회사의 목표가 수익이 아니라 사람을 목표로 삼았고, 이는 결국 DEI를 통해 ‘인간적 마법’을 이뤄낸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적 마법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발휘하는데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저자가 미국 명문대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라서 그런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DEI라는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고, DE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어 성공한 미국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원제가 <The Necessary Journey>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꼭 필요한 여정” 정도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가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 꼭 필요한 여정이 바로 DEI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책 상단에는 DEI는 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효율적이기까지 하다고 누차 DEI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뉴노멀 시대에 필요한 비즈니스 경쟁력인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갖추어 성공한 미국 기업들의 사례를 잘 정리하고 있어, 머릿말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바와 같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진화하고자 한다면 향후 ESG를 넘어 어떻게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가야 할 여정을 알려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