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  아웃라이어

 

"성공은 무서운 집중력과 반복적 학습의 산물이다" -감수사 中-

 

나는 원래 자기계발서를 전혀 읽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졸업한 선배들이 찾아와 자신들의 경험담과 노하우를 얘기를 쏟아내는 걸 듣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맞는말이라며 수긍하면서도, 결론은 그 얘길 듣는다고 내 길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면, 어두운 내 앞길에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비춰주는 것 역시 아니었기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생각도 짧고 늘 긴장과 압박에 찌들어 살던 시절이라 반항심도 심했고 내 생각에 대한 고집도 셌던것 같다. 대학에 입학해서 생각이 조금 유연해지면서, 그 때 내가 선배들의 얘기를 잘 듣고 조금이라도 내걸로 만들었더라면 조금은 더 밝은 길을 걸어왔을 텐데..라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자기계발서나 자서전들을 읽기 시작했다.

 

여전히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다 아는얘기 뿐이라는 것, 이 사람과 나랑은 생활 환경도 다르다는 것 등등 반항심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그 중에 나에게 딱 맞는 책도 있었고, 내 생활패턴에도 영향을 주었기에 여전히 싫으면서도 이런류의 책을 읽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 분야에서 꽤 유명한 것 같아 읽었는데 칭찬할 만한 것 같긴하다. 늘 비슷비슷한 관찰점으로 쓴 책이 많았지만, 독특한 접근방법이었던 것 같다. 마치..내가 잘 쓰지 않는 뇌 부분을 자극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감탄을 자아낼 만큼 내게는 자극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극히 평범하면서 나름대로 정체성이 불분명한 반항심을 가진 내게 인상깊었던 부분은 <2장 1만 시간의 법칙>이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성공은 무서운 집중력과 반복적 학습의 산물이라는 것은 정말이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건져낸 것이고, 과거에도 노력했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평생 내 신조로 삼을 말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이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인 것 같다. 말로하면 정말 쉬워보이지만 정작 그것을 실천하려고 하면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는게 사람이니까.

 

나태해지면 안되는 요즘, 좋은 채찍질이 된 책인것 같다.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작가인 줄리엣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 그 편지를 통해 줄리엣은 '건지섬'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다.

상상만으로도 힘든 세계 2차 세계대전

우연히, 책을 통해 맺어진 인연. 편지를 통해 맺어진 인연.

 

처음 책 제목을 보고는 대체 왜 감자껍질파이 클러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독일군들 몰래 돼지구이 파티를 했다가 통행금지에 걸려 얼렁뚱땅 변명을 했다가 생겨났다. 책과는 전혀 관련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점점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생기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문학작품을 논하게 된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이 내가 활동하는 북카페와 닮았다고 생각된다. 우연이든 아니든 어떤 계기로 북카페에 모여, 서로를 통해 전혀 몰랐던 작가의 작품을 접한다든지, 점점 자신만의 문학상식 범위를 넓혀간다든지 하는 것들이 감자껍질파이클럽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나아가 사람들과 친해지고 서로에게 편지를 보내며-특히 요즘같은 초고속 시대에 손으로 쓴 편지-그 편지를 통해 상대의 정성과 사랑을 나누며 느끼게 되는 것. 건들지 않으면 영원히 입을 다물고 있을 책이지만, 우리를 통해 살아나서 우리에게 무한한 그 무엇들을 가져다 주는 책. 정말이지 이 책을 통해 책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진 것 같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작가와 작품들도 다 읽어보고 싶다. 아직 많은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작가와 작품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생긴 것 같다.

 

편지와 책. 좋은 친구인 것 같다.

 

* 에벤이 사랑한 작가,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가 말을 아끼면 아낄수록 그가 창조해 내는 아름다움은 더 큰 것 같습니다. 내가 가장 감탄하는 구절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밝은 날이 다했으니 이제 어둠을 맞이하리라.’”

 

* 건지 섬에 사는 나의 새로운 친구들로부터 온 편지를 베끼느라고 손가락이 삔 것 같긴 하네요. 그들의 편지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원본을 동봉해서 지구의 아래쪽으로 보낸다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나에게 이 사람들과 이들이 전쟁 중에 겪은 일들은 매혹적이면서 감동적이거든요. 동의하세요? 여기에서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p.167 줄리엣이 시드니에게 보낸 편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