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치인들도 이야기가 팔린다는 걸 알고 있다. 주의를 끌기 위한 싸움에서 서사가 주장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렇게 서사는 정치적으로 도구화된다. 지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한다. 스토리텔링은 정치적 소통의 효과적인 기술로서, 미래까지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에게 의미와 방향성을 보여주는 예의 정치적 비전이 결코 아니다. 정치적 이야기는 사물의 새로운 질서를 약속하고 가능한 세계의모습을 상세히 묘사한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희망을만드는 미래 서사가 부족하다. 우리는 줄타기를 하며 하나의 위기에서 다음 위기로 넘어간다. 정치의역할은 문제 해결사로 축소된다. 이야기만이 미래를연다. - P136
꽃을 말하고 있는데 돌보는 마음을아이를 보는 마음을 말하는 것 같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당시 우리 모두가 새로운 생활에적응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모두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당시 나는그런 말을 한 데 대해루스에게 정말 화가 났었지만 이제 생각해 보면 코티지에서 보낸 처음 얼마 동안의 행동에 대해루스나 또 다른 누구를 비판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같다. - P231
우리가열두세 살이 되었을 무렵노퍽에 대한 이런 이야기는이미확고한 농담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하지만 내 기억에 따르면(루스의 기억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우리는 노퍽에대한이야기를 글자 그대로 믿었다. 판매회를 위한 물건이나먹을거리를 싣고 트럭들이 헤일념으로 오는 것처럼, 조금 더규모가 크다는 차이만 있을 뿐, 영국 전체의 들판이나 열차에 남아 있던 분실물이자동차에 실려 노퍽이라고 불리는그곳으로 집결되는 것이다. 그곳의 사진을 한 번도 본 적이없다는 사실은 그런 수수께끼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주었다.내 말이 얼토당토않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시기의 우리에게 헤일섬 너머의 장소는 어디가 되었든 간에환상 속의 세계와 흡사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외부 세상에 대해, 그곳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지에 대해 당시 우리는 극히 막연한 개념만을 갖고 있었을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퍽에 대한 개념을 꼼꼼히 점검해볼 생각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 P121
어떻게 하면 듣고 싶은 말을 계속 들을 수 있을까. 그때부터 시를 썼어요. 듣고 싶은 말이 들릴 때까지. 시는 짧고 밤이 끝나가고. 깨끗한 물도 오래 만지면 상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거기서 시를 썼습니다. 냄새나는 몸으로요. 익숙한 자세로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가슴 아프다고 말합니다. 이런 건 시가 아닐 거라고도 말합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은 시 속에만 있어요. 이런 말도 다 시에서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