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열두세 살이 되었을 무렵노퍽에 대한 이런 이야기는이미확고한 농담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하지만 내 기억에 따르면(루스의 기억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우리는 노퍽에대한이야기를 글자 그대로 믿었다. 판매회를 위한 물건이나먹을거리를 싣고 트럭들이 헤일념으로 오는 것처럼, 조금 더규모가 크다는 차이만 있을 뿐, 영국 전체의 들판이나 열차에 남아 있던 분실물이자동차에 실려 노퍽이라고 불리는그곳으로 집결되는 것이다. 그곳의 사진을 한 번도 본 적이없다는 사실은 그런 수수께끼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들어주었다.
내 말이 얼토당토않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시기의 우리에게 헤일섬 너머의 장소는 어디가 되었든 간에환상 속의 세계와 흡사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외부 세상에 대해, 그곳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지에 대해 당시 우리는 극히 막연한 개념만을 갖고 있었을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퍽에 대한 개념을 꼼꼼히 점검해볼 생각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 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