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 가심비의 시대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의 비밀
에밀리 헤이워드 지음, 정수영 옮김 / 알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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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팬데믹의 영향으로 주변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여러 위기가 찾아왔다. 그 중 가장 큰 위기는 재정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비싼 사립대학을 다니면서 주거 이외의 생활비를 지원받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고 어떻게든 지금까지 저축해놓은 돈이 사라지기 전에 일을 시작해야 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언어 과외로 내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어떻게 하면 과외를 진행할 학생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내게 지인은 어플 하나를 추천해주었다. 깔끔한 UI를 가진 어플이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서 믿을만 한 서비스였다. 문제는, 가입 후 프로필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기 소개와 견적서를 쓰는 부분에서 발생했다. 지금까지는 내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본 학생들의 연락을 받고 수업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수업을 듣고자 하는 학생에게 나를 추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학이나 회사에 제출하던 자기소개서를 이제는 과외 학생을 찾기 위해서도 작성해야한다니. 경쟁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자기 어필]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절감했다.

본 책은 기업의 브랜딩을 어떻게 할것이냐에 대해서 세세하게 다룬다. 어떻게 정체성을 만들 것인지, 그 정체성에 어떤 감성을 부여할 것인지, 또 어떤 소비자 모델을 구체화 시켜서 그들을 감동시킬 것인지 등등, 브랜딩을 하면서 고려해야하는 사항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고해서 다 좋은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광고 마케팅을 하면서 숙련된 저자의 글 솜씨가 매력적인 번역을 만나 굉장한 즐거움과 유익을 선사한다. 미국에서 쓰인 글이다보니 대부분의 예시가 미국 브랜드여서 낯설게 느껴지긴 했지만 읽으면서 해당 브랜드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나는 책에서 다루는 브랜딩에 [자기 어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자기 어필이란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결국에 나를 브랜딩하는 게 아닌가. 작년에 나는 나를 브랜딩 하는 일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전혀 얻지 못한 채 해당 어플을 지우게 되었다(참고로 서비스 이용료도 지불했고 다 쓰지 못한 금액은 환불도 못 받은 채 증발 됐다). 씁쓸한 경험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의 경험이 생각났고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한 거였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재밌는 사실은 그와 반대되는 경험을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회에서는  꽤나 고통스러운 셀프 브랜딩의 시간을 갖음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전보다 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 더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올해 들어서 읽은 책 중 잘 발견해냈다고 생각하는 탑 3에 든다. 책에서는 기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지만 안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기 어필]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숱하게 차고 넘치는 자기계발서 보다 이 책 한권을 읽고 핵심으로 다루는 가치를 스스로에게 접목해보면서 정리해나가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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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쉬운 경제학 - 영화로 배우는 50가지 생존 경제 상식
강영연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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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반면 사회나 경제,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서 늘 고민이었다. 대부분의 지식은 글이나 주변인의 가르침, 스스로 배우는 것으로 터득해왔는데 특정 분야에 대해서 배우려면 책 만큼 좋은 게 없으면서도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엄두를 못내고 있던 찰나, 영화와 경제학을 엮어서 이야기하는 책이 나올줄이야! 신문사에서 이런 알찬 내용의 이야기를 연재했다는 사실에 감탄했고 내가 놓치고 있는 양질의 글이 많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본 책은 한국경제신문의 기자들이 영화와 경제를 연관지어 연재했던 기사들을 엮었다. 굉장히 다양한 영화를 다양한 경제적 관점에서 풀어나가는데 모든 영화를 다 본 게 아니다보니 내가 아는 영화만 골라읽었다^^; 아무래도 어떤 작품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이야기하려면 스포일러는 피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한 영화당 짧게 풀어쓴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경제학'에 대한 문턱을 낮춘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토록 쉬운] 이란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역시 이야기가 가진 힘은 대단하다ㅎㅎ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아서 읽지 못한 챕터들은 영화를 정복하면서 함께 정복하려고 한다!

*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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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작문 수업 : 입문 - 기본 문형으로 익히는 영작의 기술 미국식 영작문 수업
최정숙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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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해외에서 유학한 경험도 있고 영어 관련 시험은 고득점을 받는 편이지만, 늘 내 발목을 잡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작문이다. 학창시절에 아무리 과외를 많이 받아도 내 머리 속 생각을 정리해서 문장으로 표현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했는데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꽤 많은 노력을 들여야 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 특히 모국어와 어순마저 다른 언어의 작문을 잘 하려면 어떤 노하우가 있어야 할까? 본 책의 제목처럼 “—식”의 작문을 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지금까지 숱하게 영작문을 하면서 깨달은 건, 내 모국어로 써놓은 문장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그 의미에 해당하는 표현이나 문화를 익히고 연습하는 것. 그게 영작뿐 아니라 언어를 배우면서 가져야하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본 책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뿐 아니라 현지에서 쓰이는 다양한 표현들을 바탕으로 영작문을 하는 법에 대해 가르쳐 준다.



솔직히 영작문 입문은 아니지만 쉬운 영작부터 다시 연습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예제의 답을 써보고 정답과 비교하면서 문제를 풀어봤는데, 나름 숙련되어 있는 사람이다보니(?) 얼추 비슷하게 쓰고는 있었다 ㅎㅎ 다만, 아직 어떤 표현에 대해서는 내가 아직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았고 입문이든 고급이든 역시 이것저것 접하고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작을 문법을 기반으로 딱딱하게 배우기보다 이런저런 문화적 설명과 배경을 기반으로 익히고 싶다면 꼭 한번은 보면 좋을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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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폴리스 - 홍준성 장편소설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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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구독이 완료되기 전에 읽어보려고 서재에 넣어뒀다가, 1장도 제대로 못 넘기고 구독이 끝나서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 밀리에서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먼저 공개되고 정식 출간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종이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카르마. 사전에 뜻을 찾아보면 '[명사] 불교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을 의미한다. 요약하자면 흔히들 말하는 '업보'라는 말에서 '업'이라고 할 수 있다. 폴리스는 국가나 도시를 의미하는 폴리스 POLIS가 아닌 우리가 흔히 경찰로 알고 있는 POLICE이다. 책을 읽기 전 어렴풋이 본 한글로 적힌 제목과 성이 그려진 표지만으로 '업의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폴리스가 그 폴리스가 아니라서 조금 놀랐다. 직역하면 '카르마의 경찰'이니 나름대로 뜻풀이 해보자면 '업을 지키는 자' 정도의 의미일 것 같다.



이야기 속 주요 등장인물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물론 세 사람 정도 이름이 붙은 인물이 나오긴 하지만 별다르게 부를 수 있는 별명이 없어서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닐까 싶다. 대부분은 그들의 신체적, 혹은 성격이나 직업적 특징에서 따온 별명같은 것으로 인물이 구분된다. 특징만으로 사람을 구별하면 혼란스러울 것 같지만 굉장히 뚜렷한 특징으로 인물을 지칭하기 때문에 큰 혼선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인물 간의 대화보다는 인물이 그 순간 느끼는 심정이나 그 주변 환경에 대한 세세한 묘사가 중심이 되는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푹 빠져서 읽었다. 흔히 고전이라고 불리는 소설의 문법을 따라가는 듯한 문체와 표현에, 이게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국문으로 번역된 유럽의 고전 소설을 자주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푹 빠져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표지에 적혀있던 것처럼 흩어져 있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어딘가에서 꼭 다시 맞물리게 되어서다. 선을 행하는 자도 악을 행하는 자도 자신의 업業에 따른 보報를 경험한다. 어디라고 딱 잡아서 말할 수 없는 시대와 배경을 가진, 기적과 마법이 사라졌지만 마법이 펼쳐지는 무대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순간순간은 인과응보의 연속이다. 북쪽 외곽으로 몰려난 가난한 자들과 난쟁이들, 부모를 잃고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 등등, 그 안에서 무심하게 묘사되는 차별과 혐오는 끔찍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업보의 연속에 마음이 불편해졌던 건, 정말 사소하더라도 악하다 여겨지는 행동들은 모두 죽음이라는 벌로 되갚아졌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모두 말이다. 내가 살면서 저지른 사소한 잘못들도 이러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작 중에 나오는 묘사처럼, 약한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불러오는 결과를 낳는 것을 보면서 조금 두려워졌다.



굉장히 다양한 작품들에서 많은 표현들을 빌려온 만큼 문예적인 면에서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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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쓸모 - 팬데믹 세상 이후, 과학에 관한 생각
전승민 지음 / 체인지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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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비문학장르 중 특히 과학 분야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팬데믹을 배제할 수 없는 것 같다. 책 한권을 쓰기로 계약을 하고 쓰기 시작한 다음 출판까지 적어도 6개월 이상 소요될텐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원고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본 책은 과학을 의료분야/IT산업분야/미래산업분야로 나누어놨는데 뒤의 두개를 먼저 작성하고 의료분야를 작성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학 분야에 바이러스 이야기가 자주 언급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읽는 동안은 잠시 잊고 싶은 팬데믹을 계속 상기시켜서 첫 챕터는 도중에 멈추고 다시 읽기를 여러번 반복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분야에 대해 굉장히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놔서 '과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겁먹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과학과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빠질 수 없는 인공지능이나 로봇, 뇌과학, 원자력발전소 등의 민감한 주제들도 짚고 넘어가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에너지 발전소에 대한 부분이었다.


전기차, 스마트 IoT, 등등의 개발로 앞으로 더 많은 전기 에너지가 필요해질텐데 환경을 고려하자니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원자력 발전) 그렇다고 사용을 안하자니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해야한다는 딜레마가 있었다. 몇년전, 자동차와 비행기를 좋아하는 지인이 전기 자동차의 실체-친환경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더 심각해진다-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적잖게 충격을 받은게 생각났다. 빛이 있다면 그림자가 지는 것은 불가피한 것 같다.


모든 이야기의 요점은 과학적 사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과 그에서 비롯된 기술은 줄곧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왔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변화시켜나갈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반대하거나 찬성하기보다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과학의 쓸모다. 가짜 정보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요즘 세상이기에 매우 수긍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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