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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새입니까? - 브랑쿠시와 세기의 재판
아르노 네바슈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멀리 있는 사람에게 뭔가를 가리키기 위해서는 손가락만 까딱하면 안된다.
몸짓을 크게해서 내가 가리키고 싶은 것이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그러면 저 사람이 왜 저러는지 주의깊게 본 후에야 비로소 알아차리고
가리키는 곳을 향해 쳐다보기 마련이다.
예술작품인 오브제가 꼭 자신의 아름다움만을 뽐내는 게 아니라는 걸 이 그래픽노블을 읽고 알았다.
작품 속 로댕의 말처럼 예술작품은 오브제와 공간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 공간을 바꿔 나간다.
실제로 거실 벽에 걸어놓은 그림 한 폭이 거실의 분위기를 바꾸듯이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그래픽노블에서 내가 재밌게 본 것은
주로 작업실에서 창작하고 있는 브랑쿠시의 모습이다.
그 모습들에서는 브랑쿠시의 열정과 고뇌와 땀이 느껴진다.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는 노동 강도는 물론이고 그의 호기심과 고독과 위험을 무릅쓴 열정을 담아낸다.
예술가의 결과물과 장인의 결과물을 구분해내는 이 책은
에술가와 장인이 노동과 숙련도면에서는 구분해 낼 수 없지만 예술가의 활동은 뭔가 특별하다는 걸
자기도 모르게 깨닫게 해준다고 할까.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잘문은 언제나 유효하다.
예술은 항상 대중을 앞서있고, 미처 알지못하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술을 알아보지 못했던 미국의 세관들의 표정을 우리도 짓게 마련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예술이 공간에 가져다 주는 변화 정도는 눈치채지 않을까.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로 작성되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