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 20주년 기념판
제임스 글릭 지음, 박래선 옮김, 김상욱 감수 / 동아시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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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라는 용어는 아직은 개념이 분명하게 정립된 상태가 아니다.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가장 단순한 결정론적 수식을 쓰더라도 혼돈상태의 결과치가 나오는 야릇한 결론을 도출해 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에 따라 결과치를 무한히 뽑아내는 컴퓨터공학이 발달하지 않았다면 결코 탄생하지 않았을 반복시행의 미학이 카오스인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자연의 위대함이다. 인간은 놀라운 지능을 통해 자연을 정복한다고 착각해 왔지만, 단순한 변수로 지정된 방정식에서조차 카오스현상은 발생한다는 결론을 보는 순간 왜 날씨예보는 자주 틀리는지, 왜 주식시장은 뒤통수 치듯 투자자들에게 비명을 지르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설정된 닫힌 계에서 조차 혼돈스러운 움직임이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복잡한 변수가 존재하고 외부적으로 발생한 새로운 변수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 열린계는 틀리고 맞고를 떠나 아예 예측치를 도출하는 것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나중에 나올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양자컴퓨터가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여전히 미래는 알 수 없다. 뻔한 결론이지만 어쩐지 안심이 된다. 앞 일을 다 알면 삶의 재미는 사라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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