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아바타를 찾아서 - 최준식의 최면 이야기
최준식 지음 / 북성재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평소 심리학이나 정신수련에 관한 호기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최면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최면을 주제로한 책을 여러 권 읽은 상태라 이 책에 대한 기대치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책은 서문만 읽어봐도 느낌이 딱 오기 마련인데 이 책 또한 처음부터 "이책이다" 싶은 강한 예감이 들었다.

 

처음 제목을 "내 안의 아바타를 찾아서"라고 쓰고 작은 글씨로 최준식의 최면이야기라고 쓴게 조금 이상했다. 제목과 소제목이 바뀐게 아닐까해서였다. 하지만 읽고 나니 제목 선정이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이책은 단순히 최면에 대한 몇가지 기법을 소개하는게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열심히 사는데 왜 항상 이모양일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애초에 세상이 그따위라서 그런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내 안에 수많은 다른 이들의 가치관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서 내가 나로 살지 못하고, 누구네 자식 또는 어느 직장에 과장으로 살기 때문이다. 이런 중대한 인생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사람이 거의 없다. 이게 인생이 항상 그모양인 이유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최민식에게 고층 팬트하우스에서 한말이 떠오른다. "당신의 실수는 답을 찾지 못한게 아니야! 문제를 잘못 짚은 거지. 질문이 잘못됬는데, 정답이 나올리 있나? 

 

그렇다. 문제를 잘못 인식하면 답은 영영 안나온다. 이책은 그것을 아주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다. 더 감탄했던 점은 중요하지만 대중들이 보기에 자칫 어려울수 있는 문제제기를 피부에 팍팍 와닿는 사례를 통해 했다는 점이다. 최면과 심리학에 대해 여러권을 읽어본 나지만 여기의 사례는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책은 얄팍한 최면기법 몇가지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진짜 행복할수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아주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구할수 있다. 문제를 잘못 이해한 학생에게 백날 인스턴트 해법만 남발해봐야 좌절만 늘어가듯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해 질수 있다고 착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책은 문제의 본질을 보라고 아주 쉽게 이야기 하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가슴이 따뜻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책값이었다. 가급적 낮게 책정해서 조금이라도 많은 이들이 이책을 볼수 있었으면 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