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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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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드림#Fever_Dream #신간 #서평 #창비
#사만타슈웨블린#Samanta_Schweblin
#책임감의무게 for 다음세대 #우리아이들을위해

 

가편집된 책을 받았다.

Fever Dream 열몽? 熱夢
열병, 신열에 들떠서 꾸는 꿈?!

제목부터가 독자를 섬뜩한 환각과 모호한 현실의 경계로 안내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가소개
_사만타 슈웨블린(Samanta Schweblin)

197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2010년 영국 문학잡지 『그랜타』에서 꼽은 ‘35세 이하 최고의 스페인어권 작가’에 선정되는 등 일찍부터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카사델라스아메리카스상을 수상하고 2019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른 단편집 『입속의 새』(2009), 티그레후안상과 셜리잭슨상을 수상하고 2017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중편 『피버 드림』(2014), 2020년 다시 한번 같은 상 후보에 오른 장편 『켄투키』(2018) 등이 있다.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감성과 형식을 더해 사만타 슈웨블린만의 장르를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 중이다.





어린 딸 니나와 함께 시골로 휴가를 보내러 왔다가 병원 침대에 누워 죽어가는 젊은 도시 여인 아만다와 시골 마을 소년 다비드의 대화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

대화의 중심은 두 질문이다.
다비드의 ‘벌레는 정확히 어떻게 생겨났는가?’ 그리고 아만다의 ‘니나는 어디에 있는가?’
아만다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 알고 싶어하는 것이 다르다. 




보통 정신병이 있는 환자들이 벌레가 기어간다는 표현을 한다던데...망상, 환청을 느끼는 정신분열증세를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건가? 있다면 아만다? 다비드? 누구?
어마어마한 착각으로 첫 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문장도 짧고 가독성이 좋아서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다, 164페이지가.

 



"내아들이었죠. 지금은 아니지만."
"이제 그 아이는 내게 속해 있지 않아요."
"다비드가 태어났을 때 그애는 내 인생의 빛이었어요. 나에겐 태양 같았죠."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 때 아기 손가락 열 개가 다 있는 지? 겁이 났었다는 카를라에게 공감하는 아만다.

카를라의 남편은 다비드가 아주 어릴 적, 씨암말을 사육해, 품질 좋은 경주마의 종마를 빌려와 망아지를 낳으면, 비싼 값에 파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종마가 사라졌다.

카를라가 다비드를 안고 말을 찾으러 나섰던 그 새벽, 목말랐던 말이 목을 축이고, 다비드가 물장난하며 순식간에 츄륩했던, 그 호숫가 바로 옆엔 죽은 새가 있었다.



다음날, 말은 이상증세를 보이며 죽어 갔고.
카를라는 다비드의 죽음을 직감하고, 아이를 안고 병원 대신  '녹색집의 여인'에게 찾아간다.


의사가 매번 병원에 상주하지 않는 시골 동네.
두통 구토 피부궤양 각혈 유산이 유독 많은 동네. 그걸  민간요법으로 치료해 준다는 녹색집의 여인.

그녀는 다비드가 독에 노출되었다고. 심장이 손상될 거라며. 아이의 몸이 중독을 견뎌내지 못할 거라고 했다.
다비드가 죽을 거라고, 하지만 이체(移替)를 시도해 볼 수는 있다고 카를라에게 말한다.



"우리가 제때 다비드의 정신을 다른 몸으로 옮기면 독성도 일부 같이 옮아간댔어요. 두 몸으로 나뉘면 중독을 이겨 낼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확실한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를 본 적도 있다고 했어요."

다비드의 영혼이 어디로 가게 될 지, 그 아이가 계속 우리 가까이에 머물 수 있는 지, 우리가 아이를 위해 좋은 가정을 선택할 수 있는 지 물었지만...



"다비드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고. 그리고 이체에는 결과가 따를 거라고도 했어요. 하나의 몸에는 두 정신이 머물 자리가 없고, 정신이 없는 몸도 없으니까요. 이체가 이루어지면 다비드의 정신은 건강한 몸으로 옮아가겠지만, 한편 낯선 정신이 아픈 몸으로 옮아오겠죠. 두 정신 모두 일부가 상대방에게 남아 있을테고, 다비드는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겠죠. 그러니 나도 기꺼이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받아들여야 할 테고요."



흑마술? 마녀? 인가? 단지 용설란(선인장)으로 만든 실로 손목을 묶고 기(氣)를 불어 넣으면 가능?! 아무튼, 육체와 영혼을 분리하는 이체를 해야만 다비드를 살릴 수 있다기에 그렇게 했다는 카를라. _여기서부터 다비드라는 존재에 일종의 판타지? 내지는 전지적 시점!을 부여하게 되는, 다비드가 어디에 존재하건 의심치 않고 그 환상, 환각에 묘한 힘을 실어주게 된다.

이체에 성공한 다비드는 살아 남지만 카를라는 끝내 그 가엾은 아이를 안아주지 못했다.

종마를 찾아 나섰기 때문에, 잠시잠깐 방심하고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그래서 아이에게 그렇게 큰 고통을 주었다는 엄마로서 죄책감이 컸을 터이다.



아만다는 카를라와 대화를 하면서도 자신의 딸인 니나에게 시선을 계속 준다.

'그애한테 이르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계산하는 중이야. 나는 그걸 '구조거리' 라고 불러. 딸아이와 나를 갈라놓는 그 가변적인 거리를 그렇게 부르는 거지. 나는 그 거리를 계산하며 반나절을 보내. 그러나 항상 실제로 일어날 법한 상황보다 더 많은 위험을 상상하지.'




#구조거리 와 #중독 이라는 단어는 계속 반복된다.

구조 거리는 아만다가 자신과 딸 니나를 갈라 놓는 가변적 거리를 부르는 명칭이다.
구조 거리_아이와 엄마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선? 실! 같은, 적당히 풀어져 느슨해졌다가도 팽팽하게 당겨지는,
또 때론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공감하게 되는, 내재된 근원적 모성 불안!

아만다 어머니의 말도 자꾸만 복선처럼 맘을 더 불안하게 헤집어 놓았다.

"곧 나쁜 일이 일어날 거야."

열병에 들뜬 열몽이나 악몽은 잠에서 깨어나면 그만이지만, 만약 이 두려움이 현실과 맞닿아 있다면? 
fever 이 아닌 fear을 느끼게 될 현실적 결말이 두려워졌다.



다비드가 아만다의 집에 방문한 날. 한밤중 깨어난 니나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 자기는 니나가 아니라고.

"저는 다비드예요."

카를라에게 다비드의 '이체 의식'을 들은 뒤로, 자신이 이상해 졌다고 생각한 아만다는 휴가를 반납하고 짐을 싸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다비드가 왔던 날, 카를라에게 심하게 대했던 게 미안했던 아만다는, 사과 겸 작별인사를 하려고, 카를라가 회계 관련 일을 한다는 소토마요르 씨의 농장에 잠시 들리게 되는데...



"트럭이 온통 드럼통 천지야."
"드럼통 하나가 헛간 입구에 따로 놓여 있어."
"나는 딸아이한테 10센티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어. 다비드. 구조거리라고 할 것도 없어."



"축축해요"
니나가 얼굴을 찡그려.

잔디에 앉아 있던 니나는 옷이 축축하게 젖어 버렸고.
설상가상, 젖어 있는 잔디를 만져 보다 손도 축축해진다.



"엄마, 손이 너무 따가워요."

아만다는 그런 니나의 두 손을 잡고 한 손에 한번씩 입을 맞춘다.



"독은 항상 있었죠."

"지금 아주머니를 앞으로 밀어드릴게요. 저는 오리들을 밀어주고, 헤세로 씨의 개도, 말들도 앞으로 밀어줘요."


"우리는 전부 해서 서른 세명이지만 숫자는 계속 바뀌어요."

"이상한 아이들이야. 걔들은 뭐랄까,  눈이 따가워. 기형아들이야. 속눈썹도, 눈썹도 없고 피부는 분홍색, 진한 분홍색에 비늘로 뒤덮여 있어. 너 같은 애는 몇 명 밖에 없어."



"카를라는 이 모든 게 대기실 아이들, 말과 개와 오리의 죽음, 그리고 더이상 자기 아들이 아니지만 여전히 자기 집에 살고 있는 아이와 관련 있다고 생각해요. 카를라는 모든 게 자기 잘못이라고. 그날 오후 제 정신을 다른 몸으로 옮기면서 뭔가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해요. 뭔가 작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모든 걸 망쳤다고요."

"그게 사실이니?"

"이건 카를라 잘못이 아니예요. 훨씬 더 나쁜 무언가 때문이죠."



#벌레_병의 원인? 독의 중독 증상!

"괜찮니, 니나? 우리 아가?"
아이의 눈에 눈물이 고이지만 나는 다시 물어보지 않아. 우리는 아주 강해. 니나와 나 말이야.

아만다는 눈을 비빈다, 잘 안 보이기 시작하고...
그녀의 시간은 이제,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



"여기 있는 문 중 어떤 것도 안에서는 열 수 없어요."
"집중하시면 일들이 더 빨리 일어날 거예요"
"죽는 게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그런데 니나는?"
"몸이, 몸 속이 너무 아파."
"열 때문에 그런 게 아니야. 우리 둘 다 열 때문이 아닌 걸 알 잖아. 도와줘, 다비드. 마구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니?"

"중요한 일은 이미 일어났어요. 그뒤에 이어지는 건 결과일 뿐이고요."
"아직 아주머니가 자각하지 못하고 계시니까요. 아주머니가 납득하셔야 돼요."

 




"아직 중요한 것을 이해하실 수 있어요. 우리 아빠가 하는 말을 들으실 수 있도록 아주머니를 앞으로 밀어드릴게요."

"왜 너희 아빠의 얘기를 들어야 하니?"

"우리 아빠가 얘기할 땐 딴 생각하지 마세요."



숨은 트릭?

"제 아내는 떠났습니다." 누구의 아내가? 당연히 아만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묘하게 거슬리는 게 아내가 떠났다고 말한 사람이 누군인지 명확하게 기재가 안되어 있다. 작가의도인가? 해석상 생략된 건가?

그 남자 뒤의 벽에는 그가 같은 여자랑 찍은 사진이 두장 걸려 있고. 에서도 묘하게 뭔가가 거슬린다. 왜 카를라하고 찍은 사진이라고 안하고 같은 여자랑 찍은 사진이라고 표현한 걸까?

굳이 자신의 아빠 말에 집중하라고 끝까지 신신당부하던 다비드의 마지막 조언도 여운이 남고.

다비드의 아빠가 이제는 말(馬) 소리도 안 들리고, 아무런 소리도 전혀 안 들린다고 했던 것도 그렇고. 집에 그와 다비드 외에 살아있는 존재가 아무도 없음을 암시하자나.  아~물론 카를라가 직장에 갔다면? 그렇다면 말이다. 니나의 아빠는 첨부터 아예 카를라의 직장에 가서 카를라부터 만났어야 말이 되는 거지.


이렇게 따지니까. 의문투성이? 카를라가 왜 니나의 아빠랑 아만다랑 통화를 빨리 안 시켜줬지?
아만다는 왜 카를라가 현지인이 아니라고 여겼을까? 단지 세련된 외모랑 차림 때문에?

태어날때부터 거의~ 장애인, 기형인으로 태어나는 이곳 아이들과는 달리 다비드는 왜 정상에 가까웠을까? 이체의식때문에? 

전에도 성공했다던 이체의식을 했던 아이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마을 사람 아이들중? 혹 카를라?

마을의 온갖 병의 원인이자 중독의 원흉인 농장의 회계를 보았던 카를라는 과연, 아무 것도 몰랐을까?
물맛이 이상하지 않냐면서 딴데서 양동이로 길어 먹던 거 같던데? 흠. 수상타?!

계속 의심하자니, 꼬꼬무.  꼬리에꼬리를 무는 의심들.
자꾸만 카를라 아니면, 아만다 둘 중 한명은 허구였을까? 영혼이었나? 다비드처럼? 이런 생각도 들고.


살인범 찾기 스릴러 범죄소설도 아니고~아니지. 살인이 일어났으니 범죄소설이긴 하네!!



아만다는 왜 아이가 따갑다하며 내밀던 그 축축한 손에 입맞춤하면서도 아이 손에서 나던 악취를 몰랐을까? 아이의 손과 옷에 묻은 게 이슬방울이 아니란 걸 진짜 몰랐던 걸까?

그리고 레즈도 아니면서 왜 카를라의 외모에 혹해 있었던 거지? 그녀의 금빛 비키니 끈엔 왜 매료되어 있었던 거냐고? 그런 거에 신경쓰느라 니나한테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하긴. 모. 사소한 그런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니깐!!

짧은 소설이니 만큼 순식간에 읽혀 내려가지만, 여운이 길어서 인지, 자꾸만 꼽씹어 보게되는 마력이 있다.





"딸아이는 잘 있어요. 치료 중이고 피부에 난 반점도 이제는 별로 아프지 않고요. 회복하는 중이죠. 그애가 겪은 그 모든 일을 이겨내고요. 하지만 뭔가가 더 있는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시나요? 니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요즘들어 용설란 실로 집안의 온갖 것들을 쌍으로 묶어 정리해 놓는다는 다비드.
그아이가 평소의 니나처럼 뒷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좌석 위에 책상다리를 올리고, 니나의 최애 두더지인형으로 손을 내밀면서 니나의 아빠 차에 올라타 있었다.

"내리렴". "지금 당장 내리라고."

"이 녀석이 어딜 가려고."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두 아빠들은 그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무기력하게? 적응해! 나가면서 살아가겠지...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해, 어딘가에서 불붙은 도화선처럼 마침내 느슨해진 실을 이제 곧 분출되기 일보 직전인, 움직이지 않는 재앙을.



책을 읽고 나니,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생각났고,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는 책,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봄>도 떠오르고.
_60년 전에 이미 예고 되고 경고했던 환경파괴 문제.

 

 

_무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봄을 알리는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줄리아로버츠 주연의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Erin_Brockovich의 실화? #러브커넬사건 도 아우성 치며, 내 기억을 마고마고~ 헤집고 나왔다.


어쩌면, 이책 피버드림의 배경과 조금 유사하지 않을까? 싶기도. 그쪽 동네는 유해폐기물 매립이고?  이쪽은 독성유기화학농업 쪽 일 수도 있겠지만?! 환경파괴에 인류멸망으로 가는 피차~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듯 하야.


_운하를 건설하려다 중단되고, 몇 십 년 간 방치된 곳을 화학회사가 인수해서 화학물질을 철제 드럼통에 넣어 이 웅덩이에 매립하였는데, 이때 매립된 화학물질은 PCB, 린덴, 다이옥신, 트리클로로페놀, 헥사클로로시 클로펜타이엔 등 매우 유독한 물질이었다. 8년 가까이 무려 2만 여 톤의 독성 화학물질을 매립한 후에, 이곳을 포함한 주변지역을 시교육위원회에 기증했고. 이곳에 초등학교와 주택을 건설하게 되는데. 이 지역 주민들은 피부병과 두통이 자주 발병하였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유산율이 높았다. 역학조사결과, 1978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 지역을 환경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거주하던 주민들도 즉시 떠날 것을 요구했고, 학교도 폐쇄하였다. 그후 이 지역 주변을 정화하기 위해 1억달러 이상을 소모하였으나 지금까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유령도시로 남아있다.

 

 



그외, 기타 등등. 환경 파괴 문제. 가습기 문제며... 아놔~썅. 욕나올라 하네. 워워.

아이들은 아프고 죽어 가는데 책임은 누가 졌냐고? 누가 지냐고?? 누가 질 거냐고?

생태환경도 병들어 가고. 지구도 아~더워! 하고 있는데,
해답은 정녕 먼먼~ Mars밖에 없는 것이냐고?



이 짧은 소설을 읽고나서, 참으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무거운, 무서운, 두려운 밤이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 우리 다음세대들. 또 그아이들의 아이들은 건강한 환경에서 온전히, 무탈하게, 살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음 세대들에게 현실로 가닿을 것 임을 알기에 어마무시한 책임감을 절감한다. 



끝으로, 이소설의 모든 핵심과 엑기스를 몇 문장으로 칭찬한 #Economist 지 평가가 너무 맘에 들어서 기록에 남겨 본다. 👍 어느나라 이코노미스트지일까나? 국내는 아닌듯?!

이 짧은 소설은 강력한 힘과 오래 남는 여운과 진한 호소력으로 가득하다. 슈웨블린은 공포와 서스펜스 가운데서 소름 돋는 마스터클래스를 선보인다. 그는 거장의 솜씨로, 모성 불안에 대한 탐구와 생태학적 공포소설이라는 두 줄기를 융합해 내러티브의 으스스한 프리즘에 통과시킨다. 마치 헨리 제임스가 유독성 농업에 대한 재난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것 같다.
_『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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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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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영원하지 않지만
때때로 놀랄 정도로 반복되는 일이야.



독특한 언어와 예상을 뛰어넘는 흐름으로 조금 낯설지만, 긍정이게 되는...글.

실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는 삶의 조건들을 가정해보며, 

그상상대로 살아갔을 누군가의 삶을 그리는 일을 반복한다. 

 

 

<우리의 사람들>의 화자는 친구들이 가기로 했던 숲에 가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반대로 숲에 간 친구들을 상상하고. 숲에 간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걷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지금 이곳에 혼자 살고 있는 나 역시도 어딘가에서는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고. 그런 세계가 있으리라는 것을 깊고 가볍게 믿는.

 



<건널목의 말>의 나는 생활을 위해 말(言)을 하고 서울에서 일을 하기도 하지만, 말과 추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다. 이런 나는 ‘말을 묻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땅을 파서 말을 묻으면 말들도 흩어질 것이고 추위도 달아날 것이라고 믿는다. 아주 잠깐 이초쯤 회사에 너무 가기 싫어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화자는 차라리 ‘동면하기’를 상상한다. 

 



<펄럭이는 종이 스기마쓰 성서> 꿈속에서 여러번 등장한 말 ‘스기마쓰 성서’에 사로잡혀 꿈속 장소를 직접 찾아가보기로 한다. 스기마쓰 성서가 전시되던 곳은 부산의 한 고택이었는데, 막상 도착하여 산책을 하다보니 꿈에 관한 것은 멀리 사라지고 만다. 때때로 잠에서 깬 뒤에도 비몽사몽 헤매다가, 돌연 일상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현실로 돌아온 경험이 있는 우리는 다시금 소설 안에서 안도하고 공감하게 된다.

 



<농구하는 사람>과 <매일 산책 연습> 에서는 과거 이야기 속 사람들의 삶이 상상을 통해 재현되고 반복된다. 
최인훈 소설 <광장> 속 인물들, 시인 김시종과 재일교포 권희로, 영화 <약칭: 연쇄살인마>의 실존 인물 나가야마 노리오의 삶을 소설로 불러와 ‘다시’ 쓴다. 또한,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을 일으킨 학생들을 불러와 호명하며 앞선 상상 속 인물들이 ‘거기에 있었듯’ 이야기 속 인물들도 '그곳에 있음' 을 확인한다.

 

 



<이미 죽은 열두명의 여자들과> 속, 김산희는 열두명의 여자들에게 “적어도 열두번 이상” 살해당한다. 이미 죽었기 때문에 다시 죽을 수 없는 그는, 여자들에 의해 반복된 죽음을 겪게 된다. 우연히 이 일에 연루된 화자는 그뒤로 계속해서 펜이 달린 수첩을 들고 다니며 그들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

상상 속 인물들의 삶을 ‘안다’고 확언할 수 없듯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 역시 안다고 말할 수 없음이다!!

<영화를 보다가 극장을 사버림>에서 이두현 감독은
 '분명하고 중요해 보일 법한 장면들'을 의도적으로 프레임 밖으로 미뤄두는데, 작가 역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질 만한 장면들을 의도적으로 분산시킨다.

또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믿지만 그의 삶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어떠한 것도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곳에 있는 것은 영원하지 않지만 때때로 놀랄 정도로 반복되는 일. 그리하여~ 여전히 같은 곳에 속해 있다는 믿음으로 거기 있어도 괜찮다고!! 

P.76
가끔 나는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저를 위해 무언가를 한순간 포기해주십시오. 저의 고민을 떠안아주십시오. 나 역시 아주 가끔 누군가의 불덩어리를 삼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곧 사라지는 생각이다. 그 때문에 나는 한동안 먼 곳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고 그러나 그것을 어두운 마음 없이 받아들인다.

 

 



P.152
나는 꿈을 너무 믿는 것 같아, 꿈이 나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어디선가 동아줄처럼 내 눈앞으로 뭔가가 내려올 것이라 믿고 있었어 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고. 그래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사람이 되기는 하지, 포장된 새 소시지를 뜯는 것 같은 새로움. 여전히 잠과 꿈에 대한 믿음을 그대로 가진 채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 바를 것을 바르고 입을 것을 입고 침대로 향했다. 나는 얼른 자고 싶었고 그래서 굿나잇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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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력 - 자주 말문이 막히는 당신에게
이도영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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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고나 구글 번역기 같은 AI와 전문번역사와의 대결 결과, 내용 이해가 중요한 문학 부문에서 AI가 폭망했던 사례며, 요즘 핫이슈였던 < AI vs 인간:세기의 대결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모창, 주식투자, 골프, 프로파일링 대결까지 인간이 압승이었던 이유는? 여전히 e북보다 종이책을 고집하게 되는 까닭은?  꼬꼬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들게 했던, 제목부터 임펙트 있게 강하게 끌렸던 책 <언어력>이다.


언어는 인간이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만큼, 

언어에 힘을 쏟으면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언어력> 은 우리의 언어를 이루는 탄탄한 기초 체력, 바로 언어력을 담은 책이다.


말주변 없는 나. 매번 밤마다 이불킥! 혼자 홍당무 되서 얼굴 붉히며 '그럴 땐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번번히 억울후회 열매를 꼽씹는 뒷북의 나날들.
그러나 말주변, 신속한 받아치기 능력은 부족해도 나름 어휘력이나 문장력이 뒤떨어지진 않다고 자부해 왔건만, 이것도 오산! SNS대화와 폿팅에 익숙해지다보니 문법파괴 어휘파괴 신공까지. 하...새삼 부끄러울 따름이다.


저자는 놓치기 쉬운 일상 언어의 작은 틈들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잠들어 있던 우리의 언어력을 일깨워 준다. 먼저 언어와 사고의 관계부터 비언어적 행동까지 우리 삶 속의 언어들을 톺아보고, 추론과 비교, 비유 등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삶의 무기로 만들어 줄 구체적 사용법들을 선보인다. 나아가 모호한 말과 부정확한 표현 등 우리가 빠지기 쉬운 언어의 함정들을 피하는 방법과 함께 언어력을 활용하여 새롭게 사고하는 방법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한 방에 클리어~혹은 업그레이드 되는 쪽집게식 특별한 대화 기술을 알려 주진 않는다.

 춘천교육대학교 국어교육학 교수인 저자는
<화법과 작문> 교과서의 대표 저자이자 국어 교과서 집필자이기도 하다.

"물리적 폭력 없이 모든 문제를

 언어로 해결하는 사회를 꿈꿔봅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적혀 있는 이 한 문장은, 저자가 평소에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단번에 알 수 있게하는 대목이었다. 므찌다~♡ 그런 사회를 꿈꿔봅니다. me, too.



언어는 그 사람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내 의견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말과 글이라는 수단으로 드러낸다. 그러니 말을 잘 하고, 글을 잘 써야 한다.문장을 만들 때도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호감이나 비호감이 될 수도 있다.

언어는 사람됨을 드러내는 표지로 그가 하는 말이 곧 그라는 뜻이다. 우리가 보통, 남들 앞에서 이야길 하거나 글을 쓰는 게 자신이 없는 것도 바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낸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그런 점에서 <언어력>은  저자의 어린시절의 추억이나 소설 속 이야기, 사회 이슈에 이르기까지 친근한 글감을 가져와 그 안에 있는 언어문제를 세심하게 알려주고 성찰하게 해 준다. 그리고 늘 글의 끝에는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실천 과제를 던져주신다. 요거요거 은근 난이도 상↗️이다!!




_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혁명을? 몸짓과 동작, 표정 등을 이용하여 표현해 보라. 그러면 알게 된다. 언어 없이 사고를 표현하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



저자는 보통 삶과 관련된 예시를 통해 언어력을 유연하게 이해하는 책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국어학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들이 문법에 매달리기보다는 평소 자신의 언어 태도와 감수성을 깨닫고 나아가 사회관계에서 자신만의 언어력을 다져 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평소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하는 부탁의 성공률을 묻기도 하고, ‘아무거나’라는 대답에 대처하는 방법을 함께 찾기도 하며, 김밥 가게의 이름을 지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보기도 한다.

 '장애우'라는 단어는 매우 차별적인 단어임에도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다. 나또한 '장애인'보다는 더 우호적인 표현 같아서 애용했던 단어인데 실수한 것이다. 비장애인인 내입장에서 사용했던 차별적 단어였던 것이다. 나처럼 약자를 약자로만 보는 것 또한 차별임을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다. 반성!

또, 집사람, 아내, 와이프 같은 단어 대신 '현려자(현재 반려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반려동물' 이랑은 다르게 그닥 정감가는 단어는 아니지만 뜻은 좋기에 애용하기로 결심! 했다. 여봉봉~♡같은 오글 단어 말고 현려자로 호칭하기엔 조금 어감이 경직되게 느껴지지만.^^


#사오정안되기
_어떻게 하면 잘 들을 수 있을까?

'잔류 사고 여유'라는 개념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평균 1분당 125개의 단어를 말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뇌는 무려 1분당 800여 개의 단어를 처리 할 수 있다. 말하는 속도와 생각하는 속도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상대방이 말하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사고할 수 있다. 많은 양의 잔류 사고 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이 여유분의 시간을 엉뚱하게 사용한다.

이런 속도의 차이 때문에 대화 중 딴 길로 샌다고.
그럼 대화 중 옆길로 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hearing no! listening good!!

#듣기는 언어력의 기초
_선택하기. 집중하기. 기억하기는 듣기의 핵심이다.


 

#비교는불가피.
_비교를 잘하려면
목적(비난, 비판, 칭찬, 탐구, 반성, 배움 등)이 분명해야 한다. 설명하려는 대상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비교대상을 잘 찾는 것도 필수.

우리는 언어를 사용할 때 언행적 목적을 더 중시할지
관계적 목적을 중시할지 판단해야 한다.

 

#초두효과 #최신효과
_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으면 칭찬부터 하라!



_언어 사용에서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언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지시 대상이 확정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긴다. 더 나아가서는 사실이나 진실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방해한다.

_말의 뜻이 모호하면 그 말을 표현하는 사람이나 이해하는 사람의 사고를 왜곡하게 된다.
표현하는 사람도 나중에 자기가 한 말을 믿게 되기에.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 중에 모호한 말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겠다. 말의 혼란이 사고의 혼란을 가져와서는 안 되니까!

_반대말이 무엇인지 따지기 어려운 언어가 새로 등장하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그 말이 무언가를 차별하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자연스레 일상의 언어들을 직면하고 꼼꼼히 되짚어 보며, 나의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적 언어를 잘 읽고 쓰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리터러시’를 제안한다. 그러다 보면 ‘프레임 씌우기’나 ‘차별어’와 같은 우리 언어의 민낯을 또렷이 직면하게 되고, 나아가 통찰 없이 습관처럼 사용했던 자신의 언어에 알맹이를 채우는 법을 알아 가게 된다.

저자는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언어 지식을 습득하고 반복 연습하며 창조성을 키우는 ‘언어력’을 단련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토록 ‘언어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언어는 개인의 사고를 명료화함과 동시에 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고 문화를 이해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능력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중요한 지점에 항상 언어가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인류와 함께 살아갈 새로운 존재인 인공 지능에 맞설 유일한 무기 역시 ‘언어력’이라고 말한다. 해석의 다양성을 견디고 맥락과 상황, 타인을 고려하는 언어력은 알고리즘으로 쉽게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 지능은 흉내 낼 수 없는 언어만의 불명확함과 다의성
이야말로 창조성을 발휘하는 인간 고유의 힘이 될 것이다.

#AI에 맞설 힘 =바로 언어력!



언어력은 생각의 확장, 개념의 확장을 가져다 준다.
언어의 힘 ! 세상에 이 '力'을 앞서가는 무엇이 있을까?
언어에도 융합, 창의 ! 가 필요하다.

중국 송나라 문인 구양수가 말한
삼다(三多) 즉,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책이다.



#만병통치약은없다
_말과 글을 단숨에 잘하게 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어를 이루는 기본 지식을 알고 이를 반복해서 연습하는 ‘힘’이 필요할 뿐. 내 몸의 체력을 키우듯 언어력을 쌓고 반복 훈련하다 보면 흔들리던 일상도 중심을 되찾을 것이다.

일상 생활속에서 언어생활에 대한 #감수성을 부단히 길러야 한다. 자연스러운 언어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바로 그 일상의 말들이 모여 나를 이루고 나를 드러내 줄 것이기에. <언어력>의 기초를 다진 후에 다양한 활용법을 익히고 비판적 시각과 창조성까지 키우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말하는 대로 통하는 사람’ 혹은 ‘글맛이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으리라, 언젠가는! ^^

언어력을 제대로 키워보겠노라~자극뿜뿜! 저자의 기획과 의도는 이미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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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이광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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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나, 우주의 관계

 

 

어떻게 별은 항상 반짝이는 걸까? 
인류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어느날 한 청년이 애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이며 바닷가를 거닐고 있을 때, 그녀가 문득 서녘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반짝이는 별들 좀 보세요. 오늘 밤 별이 참 예쁘네요.”
“정말 예쁘네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저는 별이 빛나는 이유를 알고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남자랍니다.”

이 얼마나 서프라이즈하고 근사한가?!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는 이유를 알았던 유일한 남자, 그는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핵융합연구의 스승, 한스 베테(Hans Bethe,  1906~2005)였고. 마침 그때가 논문 발표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그는 훗날 그녀를 평생 함께하는 인생의 반려자로 맞이하게 되며 별의 에너지원 발견으로 196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베테는 사랑과 성공을 다 쟁취한 최고의 행운아가 된 것이다. 

 


그래서 별이 빛나는 이유는 무엇?  베테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38년, 별 속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으로 별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이 바로 별이 빛나는 이유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수만 년 동안 별이 반짝이는 이유를 궁금해 했던 인류는 베테 덕에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지구상에서 최초로 별이 빛나는 이유를 알아낸 낭만적인 남자 한스 베테는 사실, 핵융합 연구의 기원을 만든 과학자였기에 대량살상 무기인 원자폭탄 또한 개발했지만, 오늘은 낭만만 생각하기로 한다.^^

 

 
50이라는 나이,
우주를 알기에 딱 좋은 시기?

“땅만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 
몇 해 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이다. 

일찍이 공자는 “나이 쉰이면 천명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공자 시대의 쉰 살과 지금의 쉰 살은 얼핏 생각해도 많은 차이가 있겠다. 작금의 50대는 자녀가 있다면 대학 등록금이나 취준생, 만년 공시생 등 자식 뒷바라지에 큰돈이 들어갈 나이이면서, 한편으로는 곧 닥칠 자신의 은퇴를 대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여서. 지나온 삶도 가야 할 삶도 모두 만만찮은 나이로, ‘공사다망’하여 마음만 급해지는 시기가 50대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시대의 쉰 살은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바라볼 새도 없이 앞만 보며 살기 바쁘다. 고단하고 슬픈 현실이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대표 천문학 작가다. 그는 원래 천문 잡지와 책을 주로 내던 출판사 대표였는데, 어느 날 야근을 하고 밤늦게 퇴근을 하다가 어느 아파트 고층 집 베란다에 걸린 조(弔)등을 보고 정신이 퍼뜩 났다고 한다. 밥벌이에 파묻혀 바쁘게 살다가 아파트 안방에서 어느 날 죽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고. 그 길로 유년시절부터 가슴에 품었던 별을 원 없이 보고자 강화도로 터를 옮기고 집 베란다에 천체망원경을 걸었다. 그리고 천문학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멋지다! 그용기에 박수를!! 


 

 

 

의외로 과학도서No! 자기 계발서!
우주와 자아를 사유하고 탐구한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부터 종말까지’, 다양한 별과 우주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줄 뿐만 아니라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의 삶과 업적을 담았다. 

1강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에서는 우주와 별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팽창우주를 주창한 조르주 르메트르, ‘허블의 법칙’을 찾아낸 에드윈 허블과 밀턴 휴메이슨의 이야기가 나온다. 

2강 ‘만물의 근원인 수소가 맨 처음 한 일’에서는 별이 반짝이는 이유인 ‘핵융합’을 알아낸 한스 베테, 별의 죽음인 ‘초신성 폭발’과 생명의 시작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3강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에서는 별이 모여 사는 은하를 다룬다.

4강 ‘우주는 얼마나 클까?’에서는 우주의 광활함을 알아본다.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유명한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시작해, 태양계 너머로 항해를 떠난 보이저 1호의 경로를 추적해본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얼마나 거대하고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리드리히 베셀, 헨리에타 리비트 등 일반은 잘 모르지만 천문학사에 이름을 깊이 새긴 이들의 삶들도 곁들인다.

5강 ‘우주는 끝이 있을까?’에서는 유한하나 끝이 없는 우주에 대해 알아본다.

6강 ‘우주에서 가장 기괴한 존재, 블랙홀’에서는 블랙홀, 화이트홀, 웜홀 등을 알아본다. 

7장 ‘알수록 신기한 태양계 동네’에서는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본다. 

8강에서는 ‘다정한 형제, 지구와 달 이야기’를 알아본다.


인간을 소우주라고도 표현하는데, 과학이 나날이 진보발전해도 여전히 알 수 없는, 계속해서 탐구해나가야 할여전히 미지의 세계 인 나라는 우주. 그러하기에 별을 바라보며, 우주를 사유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며 더 넓게 깊게 살아가야겠다 싶은.

아름답게 소용돌이치는 은하에도 거대한 별들이 몇 만, 몇 십만이 단숨에 집중해 탄생하는 현상이 있다. 그것이 ‘스타 버스트’라고 천문학에서 말하는 폭발적인 별의 형성이다.
은하가 선명하고 강렬한 빛을 발하는. 장대한 대우주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지금 그 새로운 그 때!
끊임없이 반복되고야 말 탄생과 회기.

이 거대한 우주속 창백한 푸른점 지구에 기생하는 티끌보다 못한 나란 존재는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오고 있지만, 결국 나를 이루는 원자가 모두 흩어지는 날이 오면 다시 나의 근원인 우주 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알려진 대로 바로 '빅뱅'에 의해 우주는 생겨났다.
처음 빅뱅이론을 주장했던 르메트르는 우주의 창조를 불꽃놀이에 비유했는데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 


P.34
약 300년 전인 17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물리학자·역사학자이기도 한 팔방미인형의 천재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1646~1716)는 “왜 세상은 텅 비어 있지 않고 뭔가가 가득 차 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미적분의 발견 업적을 놓고 뉴턴과 다툰 것으로도 유명한 라이프니츠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이 세상이 환상일 수도 있고 모든존 재는 꿈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이것들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우리가 환상에현혹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말하자면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 곧 만물은 어디서 온 것일까” 하는 원초적인 물음이었지만, 이런 천재도 끝내 그 정답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만물의 근원은 과연 무엇일까?


P.44~45
허블의 발견에 따르면, 우주 팽창은 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내가 만약 이웃 안드로메다 은하로 가더라도 마찬가지다. 그곳을 중심으로 모든 은하들은 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을 것이다. 우주의 모든 은하들은 이처럼 서로 후퇴하고 있다. 이 경우 은하들이 스스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팽창은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하 간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은하들은 늘어나는 우주의 카펫을 타고 서로 기약 없이 멀어져가고 있는 셈이다. 

 

 

우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그러므로오늘 우리가 사는 우주는
어제의 우주가 아니며, 내일의 우주는
오늘의 우주와는 또 다르다는 얘기다.

 


우주는 머물러 있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기에 어제의 우주와 다른 오늘의 우주에 우리는 살고 있고 또 다른 미래의 우주에 살 것이다.

 


 

그렇다면 빅뱅의 우주공간에 최초로 나타난 물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원소기호 1번인 수소다. 불꽃놀이 같은 폭발이 일어나고 연기가 가득 차게 되는데 그 연기가 바로 수소 구름이라는 거다. 즉 세상 만물은 수소에서 시작되었다는 말도 과언은 아니다.

P.70
만물의 근원인 수소가 빅뱅 우주공간에 나타나 맨 처음 한 일은 뭉쳐져서 저렇게 별들을 만든 것이다. 지금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저 태양도 그처럼 수소가 만든 별이다.


​이렇게 생긴 우주의 구조는 어떨까?

우주는 은하들의 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사실 지구라고만 해도 크기가 얼른 상상되지 않는데 지구를 포함한 우리 은하 그리고 그런 은하들의 층층 구조로 이루어진 우주라니. 도대체 얼마나 넓다는 말인가?
흔히 우리가 너무 멀리 갔다는 표현을 쓸 때 안드로메다로 갔다고들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안드로메다도 은하의 한 종류다. 

 

 

 

별들이 모여 은하를 만들고 은하들도 서로 떼 지어 모여 다니는 습성이 있는데 우리 은하도 이런 은하 부락의 한 구성원이다. 그리고 그 부락의 하나인 안드로메다은하. 이 부락의 이름은 국부은하군이라고 하고 그 크기는 지름 500만 광년이라고 한다. 500만 광년이란 크기가 짐작이 되는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국부 은하와 그런 은하들의 층층 구조인 우주. 정말 무한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P.85
우리는 별에서 몸을 받아 태어난 별의 자녀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메이드 인 스타’다. 만약 별의 죽음이 없었다면, 죽으면서 아낌없이 제 몸을 우주로 내놓지 않았다면 여러분이나 나, 그 어떤 인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나와 별, 나와 우주의 관계다. 


P.90~91

만고에 변함없이 보이는 별자리도 사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모습이 바뀐다.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은 저마다 거리가 다를 뿐만 아니라, 항성의 고유운동으로 인해 1초에도 수십~수백 km의 빠른 속도로 제각기 움직이고 있다. 다만 별들이 너무 멀리 있기 때문에 그 움직임이 우리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 별자리가 정해진 이후 별자리의 모습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별의 위치는 2천 년 정도의 세월에도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더 오랜 세월, 한 20만 년 정도가 흐르면 하늘의 모든 별자리들이 완전히 변모한다. 그때까지도 지구상에 인류가 생존한다면 그들은 지금 밤하늘과는 전혀 다른 모양의 별자리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별자리마저 덧없다고 여기지는 말자. 기껏 해야 백 년도 못 사는 인간에겐 그래도 별자리는 만고불변의 하늘 지도이고, 당신을 우주로 안내해 줄 첫 길라잡이니까.

 

P.100
밤하늘에 동서로 길게 누워 가는 이 빛의 강, 은하수를 서양에서는 밀키웨이milky way라 일컫는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은하수는 제우스의 부인 헤라 여신의 젖이 뿜어져 나와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은하수를 미리내라고 불렀다. ‘미리’는 용을 일컫는 우리 고어 ‘미르’에서 나왔고, ‘내’는 강이란 뜻이므로, 한자로는 용천龍川, 곧 용의 강이다. 미리내란 우리 이름이 밀키웨이란 말보다 훨씬 멋지고 품위 있어 보인다. 태양계가 있는 우리은하를 그래서 미리내 은하라고도 한다. 흔히 ‘우리은하’로 부르는데, 우리나라처럼 붙여 쓰는 게 자연스럽다. 영어로는 밀키웨이 갤럭시라 하고, 또는 머리글자를 대문자로 써서 그냥 갤럭시The Galaxy라고도 한다.

P.121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1억 5천만 km다. 이걸 1천문단위 AU라 하여 태양계를 재는 잣대로 쓰인다. 이게 대체 얼마만 
한 거리일까? 천문학은 감수성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가장 간단한 답으로는, 1초에 지구 7바퀴 반을 도는 초속 30만 km인 빛이 8분 20초 걸려 주파하는 거리다. 초로는 약 500초인데, 달까지의 거리의 약 400배에 달하며, 시속 100km의 차로 달리면 무려 170년이 걸린다. 우리가 해바라기처럼 올려다보는 태양이 실제로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 먼 거리에서 내뿜는 별빛이 이리도 뜨겁다니 참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이것이 태양 표면 온도 6천도의 위력이다. 태양이 만약 10%만 지구 가까이에 위치했다면 지구상에는 어떤 생명체도 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부디 태양이 그 자리를 지켜주기만을 기도해야 한다.


 

P.150
우주에 관해 가장 궁금한 것 중의 하나는 “과연 우주는 끝이 있을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이 우주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우주의 끝이라고 할 만한 게 있기는 한 것일까? 우리의 경험칙에 비추어보면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우주에 적용하면 ‘에러’가 뜬다. 끝이 있다는 것은 그 바깥으로 다른 무언가가 또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주에 끝이 없다면 크기가 무한대라는 뜻인데, 일찍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무한대는 상상의 산물일 뿐 실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삼단논법으로 멋들어지게 증명한 바 있다. “무한대라 하더라도 유한한 것들의 집합일 수밖에 없다. 유한한 것들은 아무리 합쳐봐야 그 결과는 유한하다. 그러므로 무한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P.152
우주에는 중심과 가장자리란 게 따로 없다. 내가 있는 이 지점이 우주의 중심이라 해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 우주의 모든 지점은 중심이기도 하고, 가장자리이기도 하다.

P.157
물체는 시공간의 모양을 결정하고, 그와 동시에 시공간의 모양은 물체의 운동을 결정한다.

P.158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1882~1970)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는 우주의 개념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세계의 본질에 대한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의 하나”라고 평했다. 현재 우주의 크기는 약 930억 광년이라는 NASA의 계산서가 나와 있다. 138억 년 전에 태어난 우주가 이처럼 큰 것은 초기에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팽창했기 때문이다. 이를 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하지만, 우주는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구애받지 않는다. 어쨌든 현대 우주론은 우주의 끝에 대해 이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 “우주는 유한하나 그 경계는 없다.”


 

나는 누구인가? 를 알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이 있는 곳 우주를 알아야 한다.

우주란 무엇인가? 우주와 나의 관계는 무엇인가? 를 확실히 깨우칠 때 우리는 보다 균형 잡힌 삶, 아름다운 삶을 살아 갈수 있을 거라고. 

이 우주 속에서 원자 알갱이 하나도 잠시 제자리에 머무는 법이 없기에. 이처럼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쉼 없이 움직이는 것이 바로 이 대우주의 속성인 것이다. 일체무상이다.

 

 

오십이지천명(五十而地天命) 이란 『논어』의 한 구절로, 천명이란 인생의 의미 외에도 넓게는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우주의 섭리나 원리 또는 보편적인 가치임을 예로 들면서, 저자는 사람이 백 세 인생에서 절반쯤 살았다면 이제는 천명을 알 때도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언급하는 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나이는 아직 아니지만,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인생을 생각하게 되는, 책을 읽으면서 우주와 함께 인생을 사유하게 된다.


 

P.183
블랙홀에 관해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만약 내가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문제다. 일견 무시무시한 상상이긴 하지만, 이 문제는 변함없이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이 바로 ‘스파게티화spaghettification’다. 블랙홀 가까이 접근하자마자 모든 사물은 가락국수처럼 길게 늘어져버린다는 얘기다. 이유는 이렇다. 블랙홀의 가공스런 중력이 당신 몸의 각 부분에 작용하면서 그힘의 차이로 인해 몸이 길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구에서는 중력의 크기가 당신의 지금 키만큼 유지되게 해주고 있는 정도지만,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먼저 당신의 발이 블랙홀로 접근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블랙홀의 엄청난 조석력이 머리보다는 발쪽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 발끝과 머리에 가해지는 중력의 차이는 이윽고 지구의 총중력과 동일하게 된다.

P.209~210
태양계를 한번 둘러보면, 이 동네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지구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늘도 하늘에서 빛나는 저 태양이야말로 태양계의 지존이다. 무엇보다 태양계 모든 천체들이 가진 전체 질량 중에서 태양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무려 99.86%다. 나머지는 고작 0.14%다. 놀랍지 않은가? 여덟 행성과 수많은 위성, 수천억 개에 이르는 소행성, 미행성, 성간물질 등 태양 외 천체의 모든 질량을 합해봤자 0.14%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그 부스러기 중에서 목성과 토성이 또 90%를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70억 인류가 아웅다웅 붙어사는 지구는 태양계라는 큼직한 곰보빵에 붙어 있는 부스러기 하나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태양의 실체이고, 태양계라는 우리 동네의 놀라운 실제 상황이다.

P.275
우리가 우주를 사색하는 것은 이러한 분별력과 자아의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다. 그것은 곧 ‘나‘를 놓아버리고 ‘나‘를 비우는 일이 아닐까. 우리 모두의 앞에 있는 죽음이라는 것도 어쩌면 우주가 ‘나‘를 비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우주에서 생명이란 언젠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우울한 사실은 변함 없겠지만, 그래도 하나의 위안은 있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푼 자비라고나 할까, 우주의 종말이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에 고작 찰나를 사는 인간의 운명과 연결 짓는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점이다. 

별이 남긴 물질에서 몸을 일으킨 인간이, 내가, 스스로를 자각하는 존재로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물질의 대향연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적이요 우주의 대서사시가 아니고 무엇이랴! 

결국 우주의 모든 물질들은 블랙홀로 귀의하고, 다시 10108년이 지나 모든 블랙홀들도 결국 빛으로 증발해 사라지고 나면 우주에는 약간의 빛과 중성미자, 중력파만이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리고 종국에는 모든 물질의 소동은 사라지고, 우주의 무질서도를 높이는 어떠한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즉 시간도 방향성을 잃게 되어 시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고, 우주는 영원하고도 완전한 무덤 속이 되는 것이다.


 

기나긴 우주진화의 여정 속 어느 한 지점에 잠시 머무는 우리는 생과 멸이 끝없이 윤회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자각을 가져야 하며, 결국 ‘나’란 존재는, ‘너 아닌 나’라고 주장할 바 없는, 광막한 허공 중에 잠시 빛났다가 스러지는 한 점 불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분별력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세계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구의 모래보다 약10배 쯤 많다는 우주의 별. 그렇게 수많은 별들을 오래 잊고 살아 온 것은 아닌지. 아득한 거리와 시간의 역사를 지나 지금 우리 앞에서 반짝이는 어마무시한 별의 존재감. 

광대한 아니 무한한 우주에 우리는 비록 티끌만도 못한 존재감일런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스타더스트인 거라서. 이 광대한 큰 세계의 축복과 케어를 근원적으로 갖고 태어난 거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우주적 사색과 우주적 사랑 하나 쯤 가슴에 품어 봄직 하지 않은가.
우리가 우주를 사색하는 것은. 자아의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다. 나를 비우고 나를 탐구하는 시간. 선조들이 그토록 하늘과 별 우주의 흐름을 중시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음 이렷다.

땅만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 호기심을 가져라.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자.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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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도시에서 가난하게 산다는 것,
그리고 늙어간다는 것

 

폐지 줍는 노인들, 그 중 여성 노인에 포커스를 맞추어 제목 그대로 '가난의 문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보통 폐지를 줍는다 라고 표현하지만 이 책에서는 재활용품 수집 노인이란 명칭을 사용하며, 파란만장한 현대사와 개인사를 거쳐 현재는 사회보험에서 제외되어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여성 노인인 '윤영자'라는 가상인물의 하루 일과를 통해 노인들의 복지사각지대와 암묵적으로 그것을 용인한 사회 시스템 등을 보여준다. 

OECD 가입 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현실은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정년을 65세로 정해 더 이상 노동하지 않도록 법을 마련해 놓고도 현실적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아서 사실상, 뒷북! 정책적으로 엄청난 돈을 투입하며 노인 일자리를 마련하는 실정이다. 그조차 여전히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진 많은 노인들을 구제할 여건이 되기엔 세발의 피라는 거. 


 

 

<가난의 문법>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도시연구자 소준철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윤영자’라는 가상의 여성노인의 생애 경로를 해부하며 가난한 노인들, 그들이 어떠한 가난의 경로를 거쳐왔는가? 분기점에서 한 어떤 선택이 그들을 가난으로 이끌었는가? 그들이 살아온 삶, 재활용품 수집을 시작한 이유, 수집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쟁, 노인들의 지역공동체를 들여다보며 가난의 구조를 말한다. 
그 구조는 개인의 노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윤영자'는 개인적으로는, 결혼, 3남3녀의 출산, 그들의 대학 진학, 그들의 결혼, 자식들의 퇴직 및 사업 실패와 금전 요구, 남편의 퇴직, 남편의 질병과 같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사회적으로는 남방개발(남편의 인도네시아 파견), IMF 경제위기, 북아현동 재개발, 2008년 세계경제위기 등의 경로를 거쳤다. 

그녀는 한때 아현동에 단독주택을 구입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지만 이런 개인적 & 사회적 사건사고를 겪으며 자산을 잃고, 지금은 20만원 남짓 하는 연금과 폐지를 주워 판 돈,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합쳐 50만원 남짓으로 한 달을 살아가고 있다. 

'윤영자'의 가난은 그녀의 개인적인 선택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국가와 사회와 시대의 변화 과정에 휘말린 결과다. 


 
자립自立하고, 자구自救하라는 주문
죽어야만 끝나는 ‘노오력’

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 중에는 여성이 많다.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여성노인의 빈곤은 심각한 문제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긴 만큼 빈곤함도 길게 겪는다. 게다가 여성노인은 남성노인에 비해 체력이 달리고, 지금의 젊은 세대들과는 달리, 숙련된 기술이 없는 경우가 많고, 특별한 직업 경력도 없다. 


남성노인의 경우, 젊은 시절부터 쌓아온 기존의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여성노인의 경우는 숙련된 기술 혹은 장기적인 경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경력이 있다 하더라도 낮은 취업문에 막혀 나쁜 환경과 조건의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거나 진입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57쪽)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성과 남성의 생애경로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서 만난 노인들을 돌아보면, 남성노인은 ‘출생’에서 ‘진학(초등-중등)’에서 ‘취업’과 ‘결혼’과 ‘은퇴’로 이어지는 사회적 경로를 거쳐 나이 들지만, 여성은 ‘출생’에서 ‘진학(초등)’ 이후 잠깐의 ‘취업’과 ‘결혼’과 ‘육아’를 거쳐 ‘자녀와의 분리’로 이어지는 개인화되는 경로를 거친다. 여성노인들은 남성인 파트너와 그의 임금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생활이 재편되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제도에서 벗어난 ‘시장’의 변방에 나가 직접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다. 현재의 여성노인들은 직접 임금노동자가 될 기회가 별로 없었고, 이로 인해 경력과 숙련이 없는 상태였다. 다시 말하자면, 가난한 여성노인은 이전의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여성 생애의 목표를 남편에 대한 내조와 자녀의 양육으로 삼게 하고, 따라서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질 기회를 갖지 못하게 했던 결과인 것이다.(12쪽)


 

 

◼목차


13시
도시에서 가난한 노인으로 늙는다는 것 / 넝마주이의 후예들 / 이 책의 배경─북아현동의 지역적 특징 / 이 책의 주인공─북아현동의, 폐지 줍는, 여성, 노인들

13시 15분
고령사회 진입과 노인의 가난 / 통계의 역설 / 노인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 가난의 구조적 요인: 생애, 쓸모의 변화, 가족, 부양의무자 / 재활용품 수집을 시작하는 이유

13시 30분
재활용품 수집 노인은 몇 명이나 될까? /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과 그 산업 / 제도의 바깥, 혹은 빈틈에 그들이 있다

14시 30분
리어카와 카트 /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생태계

16시 30분
재활용품 수집이라는 일의 어려움 / 고물상과 노인의 관계─재활용품 판매가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 고물상의 모순 / * 재활용품 수집 노인의 소득

17시 30분
여성노인이 거치는 가난의 경로─개인의 문제인가? / 자립(自立)하고, 자구(自救)하라는 요구 / 여러 가지 가난의 경로

18시 30분
가난한 여성노인의 가사노동 /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는 /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한 노력 / 수집한 재활용품의 보관

20시 20분
노인을 위한 공동체는 가능한가─공간에 대해 / 노인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문제 / * 위험한 노인의 현실

22시 00분
재활용품 수거원들과의 경쟁 / 재활용정거장이라는 대안은 제대로 기능하는가 / 제안 / * 재활용품 수집 노인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도

1시 25분
새벽의 노인들을 위협하는 것들 / 위험 1. 교통사고 / 위험 2. 묻지마폭행

5시 30분
그들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 / 빈곤의 쓸모 / 노인이라는 ‘밋밋한’ 규정

6시 34분
재활용품 수집 노인의 소득 / 지원을 받기 위한 경쟁 / 외로운 노인의 경우 / 취로사업에서 일자리사업으로 / 노인의 쓸모? / 여러 가지 시도들

10시 30분
노인의 가족은 집에 있지 않다 / 결국, 그들도 재활용품을 줍는다 / 노인의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경로당 / 경로당의 여가 활동 /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시도들 / 새로운 ‘식구’

12시 30분
도시에서 늙는다는 것 / 죽는다는 것

 

 
가난에도 문법이 있다
도시의 길거리에서 보이는 폐지 줍는 노인들은

 이 문법의 대명사다.

 

 

리어카나 카트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 시대 가난의 표상이다. 가난의 표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왔다. 전후 시대에 누더기를 입고 맨발로 미군들에게 껌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경제성장기 달동네의 판잣집 좁은 부엌에서 연탄불을 때는 모습, IMF 경제위기 이후 도심을 차지한 노숙인의 모습으로.

“가난의 모습은 늘 바뀔 것이다. 다음에 올 ‘가난’이 어떤 모습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P.9

 

 


거리에서 폐지와 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인 리어카나 카트를 끌고 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충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나뉜다.(세 가지 반응이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외면하거나, 동정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세 가지 반응을 나타내는 무리 중 각자의 사정은 이렇다. 

첫째, 외면하는 사람들의 경우다. 아스팔트에서 김이 나게 뜨거운 날, 혹은 언덕길이 빙판이 된 날, 폐품을 잔뜩 쌓아 수백 킬로그램은 될 리어카를 끌고 그 길을 힘겹게 걷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불편한 마음이 절로 든다. 하지만 그들의 처지를 직면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젊었을 때 저축을 별로 안 한 사람들이겠지, 자식 농사를 잘못 지어서 자식이 생활비도 안 주나 보네. 나는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고 연금도 붓고 있으니 저런 노인이 될 일은 없을 거야. 외면하는 이들은 그들의 처지가 ‘내일’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는 고개를 돌린다.

둘째, 마음에 불편함을 느끼는 어떤 이들은 동정하기를 택한다. 폐지 줍는 노인들은 연민의 대상이 된다. 두 번째 경우에 속하는 이들은 가끔 노인들의 리어카를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고, 어디에 폐품이 많이 쌓여 있다고 알려주기도 하고, 집에 모아둔 폐품을 노인들에게 건네기도 한다. 이들은 늙어서도, 몸이 아픈데도, 푼돈을 위해 거리를 쏘다녀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다.

세 번째 경우의 사람들은 극도의 두려움을 느낀다. 그 노인들의 처지가 언젠가 ‘내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이들은 현재의 사회보장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노인이 되었을 때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걱정한다.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여 일찍 은퇴하거나, 질병으로 모아둔 재산을 병원비로 소진할 경우, 자식이 없거나 자식에게 노후의 부양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며 냉정하게 미래를 계산한다. 하지만 남는 것은 실질적인 대비보다는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커다란 두려움이다. 나도 저런 처지가 되면 어쩌지.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며 폐지를 주워도 실상 시급 3백 원대 밖에 되지 않고 그조차도 노인 여성은 힘적인 부분에서 노인 남성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는 65세 언저리를 은퇴연령으로 정해놓고 그 연령이 지나면 미래세대에게 일자리를 넘기기를, 이제는 쉬면서 사회의 복지제도라는 혜택을 누리기를 ‘강요’한다. 그런데 왜 폐지를 주워 파는 노인들이 있는 걸까? 젊은 날에 저축을 못한 것이, 연금을 부으며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자식이 있어도 그들에게 부모의 생활비를 댈 능력이 없는 것이, 과연 노인들의 잘못일까?


 

 

인생의 끝자락에서 빈곤과 싸워야 하는 노인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막상 자신의 노후생활을 대비하지 못했던 그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 노인2명 중 1명은 가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광고공모전에서 최우수 수상작을 받았다는 포스터.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아래에는 여행용 캐리어가, 위에는 신문이 쌓인 카트가 그려져 있는.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노년에 폐지를 팔아 생계를 잇지 않고, ‘품위 있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꽤나 노골적이고. 자괴적인. 문제화 되서 실제로 사용되진 않았다고 하니 다행. 젊은 대학생의 철부지 감각이긴 해도. 참. 씁쓸했던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노인들이 더이상 비루해지지 않고 살 수 있는 복지 환경이 사회ㆍ국가ㆍ정책적으로 탄탄하게 조성되어야 하는데. 우째. 우리사회는 가지지 못한 자들에 대한 복지는 더디고. 가진 자들에 대한 복지는 빨라서. 하. 코로나 5인 이상 집합 금지라 했더만. 골프치겠다고 캐디는 인원수에서 빼라는 안건은 잽싸게 승인되는 어처구니 없는 체제라서 말이지. 젠장. 옆길로 빠지진 말자. 
아무튼. 노년을 맡기기에는 불안불안. 불신만땅인 국가와 현실이라서. 앞으로 나의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란 고민이 책을 읽으면서 많아졌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며 호시절도 겪었지만 그나마 장만한 집은 자식들 사업 자금으로 대주며 전셋집으로 옮기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남편이 아프거나 투병 중인 실정에서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국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린 여성 노인들의 하루는 고단하기만 하고.

책 목차만 봐도 그들의 하루가 너무 빠듯하고 고단하고 안쓰러워 한숨이 절로 나오는. 
얼마전 오랜 투병생활을 하다 작고하신, 아버지를 먼저 떠나 보내고 홀로 되신 울 엄마 생각도 나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가난한 그들의 삶이 나와는 다르다고. 그저 먼나라 얘기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엔 사실 우리네 인생 또한 그리 녹녹치 않기에. 

 <가난의 문법>을 통해 더 이상 거리의 노인들의 폐지 줍는 일이 나와는 먼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게 외로움이라고 토로하던 어느 노인의 인터뷰처럼 코로나 때문에 무료급식도 이용할 수 없다던 그들의 하소연을 나몰라 하지 말아야 함을, 
그들을 그렇게 길거리로 내모는 국가ㆍ사회시스템 개선에 일개 개인으로써 우리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또한 국가 정책적으로 노인복지문제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을 인지해야 함을,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임을 명심하자.

 

#기초노인연금 혹은 기초노령연금 수급자격


-65세이상. 기준 소득인정액에 적합한 경우, 소득분위에 따라서 선정기준액이 달라진다. 우선 2021년 기준으로 일반수급자, 단독가구의 경우 148만원, 부부가구의 경우 236만원이 되겠다. 
저소득수급자 가구로 보면 단독가구의 경우 38만원, 부부가구는 60.8만원이다.
우선 기본적으로 국민연금공단, 혹은 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자녀가 대리인으로 신청도 가능하다.
☎️1355 국민연금공단 : 찾아뵙는 서비스 신청 가능
우선 신분증이 필수. 연금 받는 통장사본, 전세 혹은 월세계약서 포함, 금융정보 제공동의서 필요. 

 

 

장년층도, 청년들도 언젠가 우리 모두는 결국 '노인'이 된다. 2033년엔 서울의 노인 인구율이 25% 에 도달한다고 한다. 
진짜 '노인을 위한 나라' 를 위한 준비가 시급한 때이다.

 
 

 

100세 시대. 벼랑 끝에 선 노년. 고령화 사회. 하루빨리 사회의 구조적 혁신이 필요 하다. 

<가난의 문법> 책 자체는 문제 해결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제시나 방법은 없다. 단지 현실직시와 문제제시 정도?! 이다.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춥고 배고프고 아픈 노인들의 처우에 대한 재빠른 대책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작은 급여라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유지가 가능한 정도의 노인일자리 창출도 시급하고. 할 일은 태산인데...

이번 기회에 노인 일자리 관련 해서 검색해 찾아보니 지역별로 다양하게 시도들은 하고는 있나보다. 모양새는 갖추고들 있던데. 근데. 왜? 여전히. 폐지줍고 계시는 어르신들은 이추운 날씨에도. 코로나에도 힘겹게 돌아댕기고 계시는 걸까??

이미 마감했지만. 
2021년에 활동할 인원은 2020년 11월 23일~12월 18일까지 모집을 하고 있으며, ‘노인일자리여기’ 홈페이지 혹은 ‘복지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필요한 일자리를 알아보고 온라인으로 참가 할 수 있다. 참가자를 선정하는 기준은 소득수준과 세대원구성, 경력, 역량 등을 고려하여 각 모집공고에 기준에 따라 선정. 최종적으로 선발여부는 접수한 기관에서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초 사이에 개별적으로 통보를 해주어 알 수 있다.

https://www.seniorro.or.kr:4431/

검색해 보니. 작년 기준 약 10만 개 이상의 사업량을 늘려서 노인 일자리 및 사회참여 기회가 2019년 64만에서 2020년 기준 74만으로 늘어났다고는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노인10명 중 8명은 경비나 청소, 도우미 등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어서. 안정적인 고용과 복지를 갖춘 직업과는 여전히 거리과 멀다.

숙련된 기술과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직업은 교육을 전제로 하기에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고. 그나마 경력단절된 지식인층 노인들의 재능기부형 일자리 등은 생계가 아닌 취미생활 위주로 진행되고. 사실 우리 엄마가 그러고 계셔서 ^^;;  

 

#노인 일자리 위한 '고령자친화기업' 공모…최대 3억원 지원

보건복지부는 직원 대다수를 60세 이상 어르신으로 채용하는 '고령자친화기업'을 오는 6월 30일까지 공모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2022∼2026년 5년간 사업을 수행해야 하며, 3년에 걸쳐 최대 3억원의 사업비와 기업 경영 상담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신 기업이 각자 제시한 노인 고용 목표를 달성하고, 정부 지원금 중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액수를 재투자해야 한다. 신청 유형은 접수일 기준으로 이미 5명 이상의 노인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여기에 추가 인원을 고용하려는 기업인 '인증형'과 노인 일자리에 적합한 직종에서 신규로 설립된 기업인 '창업형'으로 나뉜다.
신청 희망 기업 또는 기관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성장지원부에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공모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는 사업내용, 수행능력, 사업효과 등을 심사해 고득점순으로 고령자친화기업을 선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누리집(www.kordi.or.kr)
또는 대표 전화(☎1833-7128)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진짜. 찾고. 살피고. 알리고. 쓰리고!! 

나의 노년도 멀지 않았다~!! 
<가난의 문법>은 더이상 지나치고 넘어가야 할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안락한 까지는 아니어도. 비루하지 않은, 적어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심적으로 여유있는 노년을 대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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