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는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권력자들이 일련의 사건들을 그토록 감추고 덮어두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숨어 있는 역사를 알아야만 하는 까닭은 또 무엇일까? 인간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끔찍한 만행을 서슴없이 휘두를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이러한 부분들을 생물학적으로나 진화적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인지상정. 인간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을 감정과 이성을 잣대로 판단하려 한다.

 

끊임없이 의문은 계속되겠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권력자들의 개인적 영달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특정 개인의 이야기나 사건을 접하다 보면 저마다 가치관이라는 것이 생긴다. 그것은 종내 편파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드러난 일들만 알기 때문에 편파적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깊에 알아도 마찬가지일까? 이러한 많은 의문들을 품으며 책을 읽어 나갔다.


역사는 사실을 토대로 하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생각의 기본은 바로 객관적 사실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 의무와 권리가 있다. 지금의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이뤄낸 처절한 성과물이다. 그 주체가 시민이고 국민이었으니까. 유혈로 얼룩진 민주주의의 쟁취 과정을 보면서 몸서리쳤고 가슴 아팠고 분노했다. 권력자은 그들을 방해하는 무리를 포함해 무고한 사람들까지 비참한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아마도 그들 이외의 사람들을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했다면 절대로 저지를 수 없었던 수많은 악행의 흔적들을 읽어내려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ㅜㅜ


이 책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제작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20가지의 내용을 추려서 출간한 책이다.당시에는 제목만 알고 있었고 역사분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내가 얼마나 무심한 인간으로 삶을 살아왔는지 반성했다.반드시 물리적으로 나쁜짓을 해야만 악인일까. 조금 지나치게 말하자면 예전의 나처럼 타인의 삶과 생명에 무관심한 사람도 결국 악인들의 조력자와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나의 행복과 안위에만 급급했던 그때.내 삶이 행복하지 않았기에 누군가를 걱정하고 돕는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권력자들이 그들의 자리를 보존하는 뻔한 수법이 바로 국민 개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란 것을 이제는 안다.누군가를 생각할 여력을 막는 것으로 말이다.


총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 책 제목 그대로 우리가 깊이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의 민낯을 파헤쳐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주는데 중점들 두었다. 현대사 부분을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 악인열전

작가
임종금
출판
피플파워
발매
2016.02.24.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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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책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미리보기를 했는데 첫대목인 박흥숙의 이야기부터가 나를 사로잡았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독재를 하던 대통령들의 야욕에 힘없이 희생된 사람들의 슬픈이야기이다. 죄없는 사람들을 숱하게 죽인 보도연맹 사건이나 연좌제로 인한 고통으로 평생을 괴롭게 살아온 사람들, 삼청교육대의 잔혹한 행태들, 돈과 권력을 영원히 움켜쥐기 위해서 자행한 일들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들은 무엇이 그렇게 두려웠을까. 그들은 왜 스스로를 옭아매는 일들을 하면서 행복을 느꼈을까. 사람의 가면을 쓰고 있던 짐승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그들이야 말로 우리와는 다른 '종 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아마 소수였기에 더 두려웠을 것이다.


김일성에 관한 이야기는 다소 어려워서 영상을 찾아서 볼 생각이다. 맥아더 장군의 숨은 공로(?)에 열폭을 했고,미군 기치촌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일본에게 전쟁시 성노예로 동원된 할머니들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국가가 나서서 만든 기지촌에 대한 책임과 그에 따른 잔혹한 범죄에 대해서는 왜 단죄하려는 시도는 없었을까. 물론 결이 많이 다르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 사건 하나만 보아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자주적이지 못한 나라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전시통제권도 가지기 무서워 벌벌 떨고 있고 준다고 해도 받지 못하는 나라. 광복이 된지 70여 년이 지났고 6.25전쟁이 끝난지 60년이 넘었는데도 풍전등화의 대한제국과 다르지않다. 개인적으로 정말 부끄럽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상처가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 그 상처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요즘 많이 힘이 든다. 상처 때문에 역사를 외면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크게 없는 것 같다.다만 그 행태들이 시대에 맞겠끔 진화했을 뿐.글로벌한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가의 폭력이 감시의 대상이 되긴 했지만 그만큼 많은 문화도 유입되면서 우리의 정체성은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도 사실이라 우려가 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역사의 민낯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드러난 것만을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하는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 수 있다.그렇기에 어떤 일이든지 그 너머의 가능성을 주지하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 역사는 이토록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여전히 건내고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창궐할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역할 역시 마찬가지다.미래를 바꾸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으 물려주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나라가 눈을 가려도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어렵게 여겨진다면 내 아이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나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편안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개인적 영달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역사공감지수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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