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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치료사
정무 지음 / 메트릭 / 2026년 8월
평점 :
일단 책 표지의 제목에서 풍기는 직접적이고도 자극적인 표현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첫 장을 넘겼고,
현재 난무하는 경제/경영 자기개발서 중의 하나로 생각하면서 나도 치료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읽어나갔다. 특히나 매편의 첫장 마다 제시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면서 나의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되새기면서 나의 가난이 이렇게 치료가 될 수 있을까 라고 생각도 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지금은, 주인공 정구민가 삭발식을 거행하면서 다시 시작하듯이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힘을 얻는다. 평범한 대기업 직장인에서 출발한 주인공, 현 시대에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를 모두 겪는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고, 코인도 하고, 비즈니스 협업, 그리고 무엇보다 콘텐츠를 보고 환호하는 세상사람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을 바탕으로, 마침내 사람들의 불안과 성공에 대한 욕망을 이용해 자신의 영향력과 부를 키워간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난과 실패를 개인의 문제로 설명하는 방식이었는데,.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노력 부족, 잘못된 습관, 부족한 간절함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세상은 아주 단순해진다. 성공한 사람은 노력한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람의 성공에는 노력과 능력뿐 아니라 부모와 가정환경, 교육, 조직, 시대, 경제적 조건 그리고 때로는 운까지 수많은 요소가 작용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사회구조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결국 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환경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인간의 성공과 실패를 설명하려는 순간 우리는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된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 역시 많은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보아왔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사람이 있는 반면, 좋은 기회를 만나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한 사람의 성공을 단순히 그 사람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설명하는 것에 조금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익명의 저격수 ‘부러진 펜촉’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는 결말은, 거짓으로 쌓아 올린 성공의 탑이 얼마나 사상누각처럼 흔들리기 쉬운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가난 치료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미디어 속 ‘성공 멘토’에 열광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강렬한 경고장이다. 남이 정해준 성공의 공식이나 불안을 파는 자들의 달콤한 속삭임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지키며 진짜 삶을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준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나도 주인공처럼 삭발을 해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