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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평점 :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에 대한
커다란 물음에 쌀과 재난과 국가라고 하는
개념을 트라이앵글의 각 꼭지점에 두고 설명한다.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매끼 먹는 밥
한공기의 의미와 만들어지는 과정등은 알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고대국가에서부터 산업사회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등 각종 구조와 이념적 형태의
인류가 이어져온 근본적인 씨앗은 먹는데서부터
시작되었다. 모두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것에서
부터 형성, 발전되어졌다.
인류는 커다란 두가지를 주식으로 삼아왔다.
서양의 밀이 그렇고 동아시아를 중심으로한 쌀이
그러하다.
밀은 그 자체로만 식단을 구성할 수 없지만 쌀은
영양측면에서 완전체에 가까운 특성이 있다.
그 외에도 쌀과 밀의 대비는 그 확장적인 면에서도
여러 가지의 차이를 보인다.
각각의 주식으로 삼은 쌀과 밀은 자연환경에 적응
하여 얻어낸 더 많은 식량을 필요로 했고, 더 많은
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려야 했다.
특히나 쌀은 밀에 비해 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지역공동체로서 향악과 두레, 품앗이를 필요했기에
사람들을 모이게 했고, 그에 따르는 경험치는 연공
서열을 만들어내기에도 충분했다.
물에 대한 관리는 개인이 할 수 없는 분야였고,
물을 모으고 보관 배수하는 일은 국가적인 과제로
왕은 그 중심에서 가뭄에 대해 늘 수치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으로 더 많은 쌀의 생산량은
사유재산을 불러 읽으켰고 지속적인 불평등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불평등의 구조하나만으로 그친것이
아니라 세대를 거듭하면서 나비효과처럼 퍼져서
청년실업, 비정규직차별, 학벌주의, 연공서열,
여성배제구조, 부동산 문제등을 야기하기까지
이른다.
너무 몰아가기식의 어거지 이론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이 책을 쓴 저자는 방대한 데이타를 설명해
줌으로써 나름의 논리로 관철시켜준다.
또한 지역공동체로 모인 이들에게 재난은 훨씬더
가깝게 작용할 수 밖에 없었음을 인지하게 하며
그에 반해 한국사회가 코로나방역에 대한 발빠른
대처를 하는 것도 이런 쌀을 주식으로 하는 지역
공동체로서의 종족의식에서 가능한 것이라는
설명도 흥미진진했다.
어떤 상황과 현상에 대해서 어떠한 관점을 갖고
바라보느냐, 어떤 것을 매개로, 혹은 시작점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전개는 달라지고, 시대를 읽는
기준도 달라진다.
어떠한 형태로 그 상황을 보든지간에 근본적인
문제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시대를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매끼 먹는 밥상의 밥한수저의 의미는 여느
밥숟가락과는 현저히 다른 밥한술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