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도리스 되리 지음, 함미라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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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되리...어디서 들어봤나 봤더니..
영화<파니 핑크>였다.
아주 오래된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며,
주인공 여자가 잠시 스치듯 떠올랐다.
다른 기억은 없고, 주인공 여자가 자신의 관을
집에 사놓고 가끔씩 들어가 누워 중얼거리던
장면은 지금도 잊지 못할 지경이다.

그리곤 당시 웃기게도 영화감독이름이
도리스가 된다고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띠지의 이다혜 작가말대로 음식이야기인 줄 알고
읽었다. 음식은 먹는 것이든 보는 것이든 이야기 하는
것이든 읽는 것이든 즐거운 상상이니까.

미각이라는 단어때문이었을까 책에 온통 빠져
읽다 어느새 식재료들을 하나하나 생각해내고,
그에 얽힌 나의 이야기도 하나씩 추억해보았다.

도리스 되리는 식재료에서부터 그 식재료가 주는
추억, 그 요리의 다양한 시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상세하고 재밌게 풀어가는 재주가 있다.
무엇보다 그녀의 글 솜씨가 어찌나 담백한지,
맛있는 쌀국수를 깔끔하게 먹은 느낌이 들 듯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녀가 독일인임에도 일본음식에 대한 접근은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또한 책의 중간에 나온
김치는 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유명한 감독이 되어 전세계를 다니며 그 나라,
그 지역의 요리를 맛보는 것은 그녀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했다. 부러움이 물밀듯 오른다.

같은 식재료와 같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가진 다양한 미각의 경험에 따라서 영혼의 음식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친근감을 준다.

가끔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좀 있긴 했지만 편안하게 읽기 좋았다. 요즘은
이렇게 부담없이 편안하게 깊은 쇼파에 앉아서
바람이 넘겨주는 책장을 서서히 읽어가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책이 좋다.

신선함으로 따지자면 봄과 닮았고, 추억을 담은
것으로 하자면 가을과 닮은 이 책이 이 가을에
참 잘 어울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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