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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노래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평점 :
지난 목요일 개에게 물렸다.
일주일에 두번 수업하러가는 집의 비숑수컷에게.
출판사에서 온 책들을 순서대로 읽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이 순서다.
(다음 리뷰도 개에 관한 책이라는 건 안 비밀)
개 그림의 표지를 한 이 책을 집어 들면서 순간
물린 곳이 아픈느낌이 든다.
그리고 개와 이렇게 잘 지낸 작가가 샘이 나서
심통이 나기도 했다.
메리올리버는 퍼시, 베어, 루크, 벤저민, 바주기,
리키라는 개와 평생을 함께 했다.
짧은 생을 살았던 여러 마리의 개들과 함께 할 수
있을만큼 메리 올리버는 그들보다 좀더 살았다.
옮긴이의 말을 따르면
폐차장에서 태어났지만 별을 보며 꿈꾸는 법을
아는 루크, 행복한 현재를 누리면서도 가끔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다리는 유기견 출신 벤저민,
[바가바드 기타]를 뜯어 먹고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개가 된 퍼시, 쿠바 혈통을 지녀서인지
연애를 잘하는 리키, 그리고 베어, 그리고 바주기.
평생 개를 사랑했던 시인 메리 올리버와 삶의
여정을 함께 했던 반려견들을 그리 묘사했다.
반려견들과 함께 생을 살았던 그녀는 그들과 함께
자연에서 벗하며 소통하고 삶의 지혜와 슬기로움을
깨닫게 된다.
어떨땐 사람보다 동물이나 식물같은 반려생물이
사람보다 나을 때가 있다는 건 키워보고 함께 해
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는 또 다른 것으로
남아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 기쁨과 추억이 되기도
한다.
"개는 귀엽고 고귀하지.
진실하고 사랑스러운 친구지,
하지만 쾌락주의자이기도 하니까, 조심해"
(P. 66)
메리 올리버가 반려견들과 지내면서 흐믓하게
웃음지으며 보냈을 시간과 외로움이 엄슴할 때
기꺼이 친구가 되어 주었던 그 시간들은 고스란히
노래가 되었다.
그러니 서른다섯편의 시와 한편의 산문이
이토록 아름답게 책으로 엮어졌을테니..
나 역시 개에 대해 좋은 기억과 안 좋은 기억을
두루 가지고 있는 한사람으로 이 책은 좋은 기억들을
꺼내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삽화까지 따뜻하니 참 좋다.
개를 사랑하는 이라면 한번씩 이런 사랑노래를
읊었음직하고 공감되어지리라 생각되어진다.
단지 번역본이라서 원문이 주는 감동까지는 못
느낀다고 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영문을 같이 실어도 좋았을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