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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에 햇살 냄새 ㅣ 난 책읽기가 좋아
유은실 지음, 이현주 그림 / 비룡소 / 2012년 11월
평점 :
매일 '나도'를 외치는 통에 가끔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지수, 예쁘지 않은 동생 '보배'를 미워했지만,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생을 위해 백일떡을 돌리는 지민이, 햇빛 좋은 날이면 빨래도 널고 창문도 열고 내 마음도 햇살에 활짝 너는 지하 2호에 사는 예림이, 녹는 아이스크림에 애가 타서 오랫동안 기도하는 전도사님이 원망스러운 선미~~!!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을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낸 4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종합 선물 세트같은 책이다.
지수는 늘 다른 사람 말에 '나도'를 달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고 질문도 끝없이 한다. 그럴 때면 상대방이 지친다는 것을 모르는 지수는 현우의 엄마께서 똑같이 맞받아쳤을 때 자신을 싫어한다 생각한다. 우리가 행동을 할 때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 설명해 주어야함을 느끼게 한다. 때로는 섣부른 행동이 다른 아이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을 터이다.
지민이는 이름처럼 예쁘지도 않은데도 부모님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동생이 불만이다 못해 미워하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백일이 되어서 동생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자 자기탓인 것 같기도 하다. 백일떡은 백명이 나눠먹어야 건강하다는 말에 부끄러움을 이기고 끝까지 백일떡을 돌리는 지민이의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다.
세 번째 이야기는 정말 햇살같은 이야기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 가족의 모습에서 사랑이 느껴진다.
마지막 이야기의 선미는 아이스크림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전도사님의 기나긴 기도로 아이스크림이 거의 다 녹자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특히 기도가 길어질수록 거기에 대응하는 선미의 마음속 기도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 잘 드러난다.
이 이야기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기에 더 특별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네 이야기는 말없이 따뜻함을 전해준다. 이것이 유은실 작가님의 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