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 신고 도롱이 입고 동네 한 바퀴! - 짚풀 공예 신기방기 전통문화
정인수 지음, 최선혜 그림 / 분홍고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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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우리집은 벼농사를 지었다. 가을이 되어 벼를 베고 탈곡을 하고 나면 온 논에 볏짚이 가득하였다. 그 중 일부는 우리집 왕눈이 소의 먹이가 되었고, 그 중 일부는 퇴비가 되었으며... 또 일부는 겨울철 아버지가 재미삼아 하시는 새끼줄의 재료가 되고는 하였다. 때로는 새참을 나가던 엄마의 머리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똬리로 변신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다양한 변신을 거듭한 짚을 소재로 한다. 그 옛날에는 농경 국가였기에 짚은 흔하디 흔한 재료였으나, 우리 조상들은 이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하는 법 없이 창의적으로 다양하게 사용하셨다. 책 표지에서 보듯 때로는 아이들의 놀잇감으로, 때로는 우리 생활 속 용품 등으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해 온 것이다.

 

이 책은 학습 자료로서도 훌륭하다. 나 역시 내가 아는 것이 짚풀 공예의 일부였음을 실감했으며, 페이지를 넘기며 와~하고 감탄을 쏟아내기도 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희미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우리 조상들의 창의성과 훌륭한 손재주를 엿보게 해주는 책이 될 듯 하다. 또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생필품이 쏟아져나오는 요즘과 반대로 자연의 일부를 사용하여 생활에 이용하고, 그 가치를 상실했을 때 자연으로 다시 돌려주는 순리를 따르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짚풀 공예처럼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쉬는 전통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후손에게도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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