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줄만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 한 달 만에 깨어난 코로나 중환자와 그의 아내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선홍.단해 지음, 홍서연 일러스트 / 홍앤컴퍼니 / 2022년 4월
평점 :
절판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비염에 이비인후과를,

몸에 어디가 많이 결리면 정형외과를

겨울마다 걸리던 감기에 내과를 ....

난 병원이 싫으면서도 몸에 조금 이상이 느껴지면

째깍 병원에 가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우리나라를 잠식하기 시작하던 2019년부터

지금까지 내가 병원에 간 기억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여전히 날 불편하게 만드는 비염과 근육통에도

병원을 찾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병원은 내 몸이 아닌

가족의 아픔에 가야만 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아픈 줄만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속 부부의 이야기는

아이들과 평범한 삶을 살던 부부를

평범하지 않게 만들었던 코로나19에 대한 기록지이다.

한, 두 달 사이에 방역지침이 많이 바뀌어

지금은 인원 제한, 시간 제한이 사라진 시점까지 왔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최고로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병상이 부족함을 겪게 했던 코로나.

누군가는 무증상으로 넘어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중환자가 되어 사경을 넘나들게도 했던 코로나.

그 누군가가 자신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것을 함께 겪은 가족들의 심정.

너무나 힘들고 아픈 기억이라 기억하지 싫을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부부는 인생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그 순간들을 기억하고 남기기로 했던 것 같다.

남편 '단해'씨는 일상 속의 코로나를 비켜가지 못했고

결국 병이 심각해져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사경을 헤맨 당사자가 힘든 건 말할 것도 없지만

책을 읽으며 눈물이 계속 나는 건

그런 남편의 상황을 직접 가서 볼 수도 없고

병원에 자유롭게 연락할 수도 없는 가족들의 모습이었다.

두 아이와 함께 그 아픔을 견뎌내야만 했던

아내인 '선홍'씨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감정이 이입이 돼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작년, 갑작스레 엄마가 대학병원이라는 아빠의 연락에

정신없이 부모님이 계시던 곳으로 내려갔다.

엄마는 급하게 수술에 들어갔고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가장 답답했던 건

아빠와 나, 둘 중에 한 명만 병원 안에 보호자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엄마의 수술이 잘 끝났지만

병원에 입원해계시는 동안 아빠와 나는

매번 그 큰 대학병원의 하나뿐인 입구에서 만나

보호자증을 주고받으며 엄마 옆에 한 명씩 남았다.

그때 그 경험도 너무나 슬프고 답답했는데

만약 엄마 혼자 병원에 남겨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픈 줄만 알았는데, 고맙습니다]는

우리가 자꾸만 잊고 사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누구도 미래를 미리 알 수는 없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현재, 매일이 소중함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보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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