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 평짜리 공간
이창민 지음 / 환경일보 / 2022년 3월
평점 :
"열 평하면 어느 정도의 공간인지 가늠이 되나요"
라고 물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답할 수 있을까?
대학교까지 집에서 통학했던 나는
독립이 고팠다.
그래서였는지 운이 좋아서 였는지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서울로 인턴을 가게 되었고
그렇게 아무런 예상도 준비도 없이 서울로 상경했다.
처음엔 서울 지리도 모르고
당장 어디에 집을 구해야 할지도 몰라서
친척집에 얹혀살았다.
그렇게 한 달은 고모 집, 두 달은 사촌 언니 집
이렇게 전전하다 도저히 안되겠기에
부모님께 고시원을 들어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때만 해도 고시원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더 이상 친척 집에 있을 순 없겠다는 생각과
어디든 혼자 있는 게 편할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회사와의 거리를 고려해 여성전용 고시원을 찾았다.
그렇게 무작정 고시원으로 짐을 옮겼다.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
나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을 고시원에서 보냈다.
그땐 고시원 방 한 칸이 평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몰랐고
그저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만 충족되면
마음이 편할 줄 알았건만....
고시원은 방안에 나 혼자 있다고 혼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매일 들리는 옆방 사람 소리, 같이 쓰는 주방과 샤워실,
1평 정도 되는 공간에 침대 하나, 책상 하나..
고시원에 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퇴근하고 고시원 침대에 누우면 눈물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우울증을 겪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땐 부모님이 반대하신 서울 상경과
고시원 이사까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기에 투정 부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천만다행히도 공부를 잘한 동생이 서울로 대학을 붙어
서울로 올라오게 되면서 나는 고시원 생활을 청산하고
동생과 함께 원룸에 살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10년도 더 지난
나의 첫 독립 스토리를 쓰게 된 건
[열 평짜리 공간]을 읽으며 너무나도 공감되고
지금은 추억이라 할 수 있는 그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열 평짜리 공간]은
국내 1호 이창민 작가가 청년으로 혼자 집을 구하고
지내면서 느낀 여러 가지 생각과
처음 독립하게 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주거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고시원에서 원룸으로, 원룸에서 1.5룸으로
1.5룸에서 투룸으로 서울살이 10년 동안
5번의 이사를 직접 경험하며
나 역시 부족한 안목으로 후회하고
집주인에게 뒤통수(?)를 맞으며 경험치가 쌓여갔다.
이러한 경험치를 책의 저자는 [열 평짜리 공간]에 풀어냈다.
열 평이 안 되는 공간에서 10여 년을 살면서
내가 했던 생각들과 저자의 생각들이 겹쳐 더욱 공감됐고,
나는 혼자의 생각만으로 그쳤던 것들을
저자는 더 나아가 책을 써서 알리고
해결점을 찾으려 한 노력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이슈는 가라앉을 새가 없다.
언제나 핫하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은 없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우리가, 국민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논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