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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대세이 - 7090 사이에 껴 버린 80세대 젊은 꼰대, 낀대를 위한 에세이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평점 :

낀대세이를 읽으며
우리나라 나이 체계(?)에 대한
나의 불만이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나는 우리나라의 나이 문화(?)에
불만이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당연한 듯 나이를 묻고
몇 년생인지를 따져서 서열을 정하는 듯한
행위가 정말 싫다.
마치 나이가 많음이 갑과 을의 관계처럼
여겨지는 우리나라.
아마도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이로 인해 받은
불합리함이 쌓이고 쌓여 표출되는 것이기도
할 테지만 영국에서의 어학연수 동안 느낀 바가 많았다.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자유로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나이를 묻는 건 한국 사람들뿐이었다.
물론, 지금 나는 한국에 살고
여전히 나이를 따지는 문화와 직장 생활에서
자유롭지 않다.
2007년도에 빠른 년생이 폐지되었다지만
80년대생인 나는 여전히 빠른 년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과 만나고
회사에서 70년대생 상사와
90년대생 후배 사이에서 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된다.

낀대세이를 읽으며 80년대생인 나는
많은 이야기에 공감을 했지만 화가 나기도 했다.
대체, 70년대생, 80년대생, 90년대생을
나누는 이유는 무엇일까?
89년도에 태어나 80년대생이 되고
90년도에 태어나 90년대생이 되는
그런 논리 속 세상에서,
81년~89년에 태어났다고 해서
80년대생을 모두 공감할 수 있을까?
국민학교로 입학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경험,
이것은 80년대생의 특권(?) 같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공감이 됐지만,
나는 삐삐를 직접 사용해 보지 않아서
공감이 되지 않았던 것처럼.
낀대세이를 읽으며 '낀대'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고
재미있는 단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금세 슬퍼졌다.
트렌드에 뒤처지고 있구나 싶은 마음과
언젠가 어른들을 보며 나는 30대가 돼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 이름도 다 알고
신조어를 유창하게 쓸 거야!라고
다짐했던 과거가 생각나서였다.

7090 사이에 껴 버린
80세대 젊은 꼰대, 낀대를 위한 에세이를 읽으며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에 즐겁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렇게 혼자 열을 내기도 하며 책을 넘기다
저자의 에필로그에서 피식 웃음이 났다.
저자의 고백이란 문장에
아,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싶어
역시 80년대생끼린 통하나?라는 생각을
떠올린 나.
나도 어쩔 수 없는 낀대구나 싶어 웃음이 났다.
마치
'나는 꼰대가 싫어', '나는 꼰대는 안될 거야'라고
말하던 과거의 내가
지금은 스스로를 '나는 젊은 꼰대야'라고 인정하게
된 것처럼.
누구나 낀대일 수 있고, 낀대였을 수 있고,
앞으로 낀대가 될 수 있다.
낀대세이를 통해 세대를 나눔이 아닌
세대를 통합하고 서로를 배워가야 함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직접 읽고 작성한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