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저랑 유럽여행 가실래요? - 49년생 할머니와 94년생 손자, 서로를 향해 여행을 떠나다
이흥규 지음 / 참새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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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의 여행이 막힌 지 2년이 다 되어가다 보니

한편으론 포기와 한편으론 내년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공존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여행 에세이에 손길이 가는

이유도 여행이 고픈 내 마음을 충족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최근 들어 여행 에세이를 많이 보았지만

할머니와 손자의 여행기? 그것도 유럽여행?

이라는 호기심만으로 책을 읽기에 충분했다.

뭔가 외국에서나 가능할법한 이야기.

49년생 할머니와 94년생 손자의 유럽여행기.

나에게 고지식함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있어서였을까,

아님 내게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없어서였을까.

너무나도 불가능한 이야기 같았다.

외국의 영화소재로나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



책을 읽으며 나의 많은 편견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의 나의 편견을 마주하고

깨뜨린 것 같다.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하기 위한 여행에서의

설레는 마음과 캐리어 속에 챙긴 짐들.

내가 몇 년 전 처음으로 엄마, 아빠와 해외여행을

갔을 때의 모습과 똑 닮아있었다.

설레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의 공존.

그리고 잔뜩 챙긴 한국 음식에 대한 나의 불만.

고작 2박 3일 일정에서

한국 음식을 챙기는 부모님의 마음을

그때의 나는 전혀 헤아릴 수 없었다.

그리고 금방 바닥나는 부모님의 체력 역시....

그래서였을까.

책을 읽으며 자꾸만 울컥울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책 속에 유럽여행을 하시는

할머니의 모습도 멋져 보이면서

부모님과 자꾸 겹쳐 보이고

손자의 모습을 보며 대단해 보이면서

때론 힘든 모습이 공감이 갔다.

'할머니'라는 단어로 모든 걸 단정해버린

나의 편견을 마주하며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다르듯이

무언가를 쉽게 단정 짓지 말자고 생각이 들었다.

다리가 아프다는 엄마의 거절,

회사일로 바쁘다는 아빠의 거절,

너네끼리 가서 재밌게 놀다 오라는 말씀들.

이제는 그런 말들을 내가 거절하고

부모님과 함께 많은 곳을 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의 아닌 척 설레는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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