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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롭 데이비스 지음, 김마림 옮김,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원작 / 미메시스 / 2021년 1월
평점 :

얼마 만에 읽는 그림책인가,
더군다나 돈키호테 그래픽 노블이라니!
책이 도착한다고 문자가 온 날
얼른 책이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에 들뜨고
도착하자마자 펼쳐 든 책 속의 그림이
내가 느끼는 외국스러운(?) 그림체와 색감에 설레었다.
초등학교 시절 전집 속에 있던 돈키호테를 읽은 뒤
한 번도 돈키호테를 다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실 정확한 책의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기억 속 돈키호테와 그의 친구 산초는
엉뚱하고 우스꽝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느낌의 주인공들이다.

그래픽 노블로 다시 만나게 된 돈키호테와 산초는
내가 나이가 든 만큼 내게는 조금 성숙된 느낌이었다.
여전히 엉뚱하고 무모한 여행을 떠나지만
주변에 그를 도우려는 친구들과
그를 이용하는 공작과 공작부인,
그리고 여행을 떠나며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자꾸만 현실 세계에 투영되어 느껴졌다.

하지만 다시 만난 돈키호테 역시
돈키호테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이
기발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림체가 주는 느낌이
그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았다.
이것이 그래픽 노블의 최대 장점이지 않을까?
그래픽 노블 돈키호테를 읽으며
이상하게도 수십 년 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소식을 들은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별나고 다른 사람들은 정신이상자라 여기지만
자기만의 세계 속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을 돈키호테와
그런 돈키호테를 믿어주는 친구 같은 동반자 산초.
책을 읽은 뒤 어린 시절, 돈키호테를 읽었을 때
나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