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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우정 ㅣ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4
박현숙 지음, 정경아 그림 / 서유재 / 2020년 2월
평점 :

뻔뻔한 우정
박현숙 글 정경아 그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동네 도서관이 문닫기 바로 전에 빌린
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학원'과 '수상한 식당'을 읽고
아이랑 저랑 완전 팬이 되어버렸어요..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수상한'시리즈의 다른 책이 있으면
구매하려고 검색까지 할 정도였지요..^^
지금은 어서 빨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잡혀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날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화제의 '수상한'시리즈에 이어 따뜻하고 정의롭게, 솔직하고
당당하게 성장하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뻔뻔한'시리즈 중
하나인 '뻔뻔한 우정'을 읽어보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죠.

하얀이네 엄마 아빠가 전국 유명 관광지를 돌면서 수제 햄버거 장사를
하기 시작하고 얼마 전부터는 집에 올때마다 냉동 감자튀김을 가져오시는데...
감자튀김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하얀이는 동지에게 자주 감자튀김을 주네요..
집에 너무 많이 있어서 아무생각 없이 주는걸까요, 아님 동지가 좋아서
기꺼이 챙겨 주는 걸까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동지는 감자튀김 냄새만 맡아도 가슴이 두근두근,
얼굴까지 발갛게 달아오르고 감자튀김을 건네주려는 하얀에게
앞으로는 감자튀김을 먹지 않겠다며 성질을 내요..
하얀이가 이유를 묻자 "감자튀김을 먹으면 가슴이 쿵쿵거려"라네요.
최근에 전학 온 같은 반 진성이는 동지랑 다르게 다리도
왁싱해서 반들반들 빛이 나고 헤어스타일과 패션도
연예인 못지 않아요.. 진성이는 자기가 잘생겼기 때문에
여자 친구에게 고백하면 모두 받아줄거라 믿죠..
초코바를 한 보따리씩 집에서 챙겨와 5학년 여자 애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하얀이도 진성이의 고백아닌 고백에
넘어갈까봐 불안하기 시작해요..
감자튀김을 많이 먹으면 빨리 죽는다는 친구 말을 들은
동지는 하얀이의 건강이 걱정되서 튀김을 먹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때 하얀이가 옆집에 사는 동지 주려고 감자튀김을
싸와요..동지는 절대로 안먹을거니 가져가라 하고 엄마가 미안한
마음에 감자튀김을 받으려고 하자 동지가 엄마 손을 쳐 봉지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감자튀김은 바닥에 흩어지게 돼요..
하얀이의 건강이 걱정된 마음에 동지는 자기 마음과 완전
반대로 행동하게 되고 하얀이는 마음의 상처를 무척 받아요.

하얀이와 어색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학교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게 되었어요. 그 아이디어는 여자친구들이 생각해내었고
선생님의 도움도 있었지요. 남자친구들은 한 사람당 다리털 1cm 짜리
하나씩 가져와야 참석할 수 있다고....^^
진성이는 다리 털이 없고 다른 친구들은 1cm보다 훨씬 짧아
남자차라리 파자마파티에 안가겠다고도 하는데
파자마 파티 계획표에 있는 물음표가 너무 궁금해서
결굴 동지가 희생을 해 남자친구들에게 다리털을 나눠주네요..
파자마 파티를 재미있게 하다가 드디어 물음표 시간이 다가왔어요...
이 시간은 바로 '너 좀 괜찮다'라는 자기 마음을 고백하는 시간으로
여자는 남자, 남자는 여자에게 말해야하는 거에요.
말하기가 꺼려지는 상황이겠죠? 그래서 이 시간에는 불을
끄고 절대로 이름을 말하면 안돼요. 게다가 여기는 강당이라
말소리가 울려 자주 듣는 목소리라도 헷갈릴 수 있다는 점이 있죠.
"손 씻고 옷에 물기를 닦을 때 휴지 주던 너 참 괜찮더라."
"우산 씌워 주면서 나한테 거의 다 씌워 주고 비 맞던 너, 좀 괜찮더라."
"유통기한 지난 연고 가져가던 너 좀 괜찮더라."
...
여자 아이들이 모두 진성이 얘기만 할 줄 알았는데
머리 스타일이라든지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동지는 하얀이가 한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요.
하얀이의 고백을 받은 진성이는 잠도 거의 못이루고
하얀이와 집에 갈때 감자튀김 먹으러 가도 되냐고 물어봐요..
거의 저희 딸 또래의 아이 두명이 아마 첫사랑을 시작하는
거 같은데요, 나동지와 오하얀의 특별한 우정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게 되네요...

'뻔뻔한 우정'에는 초등 교과 과정에 도압된 젠더교육의 사례가
나오는데요, 하얀이가 남자친구들과 함께 축구하는 장면이에요.
축구는 남자만 하는거라는 성별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부분이죠.
파자마 파티에서 '나다움'의 소중함도 깨닫고 서로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까지 갖게 되는 걸 보니 일선 학교에서도
이런 시간을 가지면 친구들끼리 관계가 더 돈독해지지 않을까 싶기도하네요.
부록으로 들어있는 '대마왕 샘의 두근두근 마음 상담실'을 읽어보니
이 맘때의 아이들이 관심있어하는 이성교제,잘 헤어지기 위한 방법,
스킨십 고민 등등의 고민이 나와있어요..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선생님이자
'초등 부모 교실'등 여러 책을 펴 낸 차승민 선생님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상담해주신걸 읽어보니 고민있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