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음악회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교양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이 책 저자가 과학 쪽을 전공하셨다는걸 보고 클래식 책을 쓰셔서 과학인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지, 과학쪽 이야기가 들어가서 이해가 안되면 어떡하지 걱정했었는데 그럴 걱정 할 필요 없었다! 지극히 클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당시 시대 상황과 작가의 생애와 관련지어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었기 때문이다.

첫 장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소개했다. 생상스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두 살때 피아노를 배우고 세 살때 피아노곡을 작곡한 천재였다. 열 여덟살 때 첫 교향곡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에서는 오페라가 인기 있었고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같은 기악곡들은 독일,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이나 하는 거라고 깔보고 무시했다. 그러자 독일 작곡가 이름으로 발표하자 생상스임을 밝혀지자 욕하는 사람들이 독일주의자라는 꼬리표까지 달고 비난했다. 가정생활도 순탄하지 않았던 생상스에게 이 곡이 작가는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작품이라고 보았다. 다양한 곡의 인용이 들어가 음악계 전체를 풍자한 곡이라고 보았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이 곡만 들었을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동물 제목이 드는 붙어서 동물의 생생한 움직임, 소리를 표현한다고만 생각했지 그 이상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림이든 음악이든 제목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목에 끼워 맞추기가 편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해석이나 감상을 제목에 맞추어 제한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라는 듯 말한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예술에 일가견이 없더라도 나는 단순히 제목을 보지 않고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야 진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겪어 왔던 시대 상황과 개인 사정까지 고려한다면 생상스가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의 심상을 그래도 알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래서 아는 것이 많을 수록 보이는 것이 많은 거라고 하나 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볼 때 작품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내가 처음 들어보는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다. 이 사람은 인생은 곧 사랑이였던 모양이다. 환상 교향곡은 무려 한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한 곡이다. 50분이 넘는 5악장의 분량으로 내가 들어본 곡 중에서 가장 긴 곡 중 하나여서 그 여자에 대한 마음이 각별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작가는 그러나 단순히 복수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완성한 시기가 프랑스에서 7월 혁명이 일어난 해였다. 그래서 그도 사회 개혁을 열망하였기 때문에 곡을 더 완성도 있게 되었던 주 원인이라고 보았다. 이렇게 보는 데에는 베를리오즈가 어울리는 작가들이 낭만주의 작가들로 분류되는 사람들인 것도 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배경 지식을 알고 나니 듣고 있는 와중에도 더 곡이 의미 있고 혁명의 숭고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제목 그대로 곡은 50분 내내 환상에 빠지게 해주는 것 같다. 베를리오즈는 표제적 교향곡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만들었다는 개척자였다. 이 교향곡에는 등장인물이 두 명 이상이 나오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곡으로 표현해 낼까 봤더니 '고정선율'을 뒀다는 것이다.소설 같은 교향곡. 최초로 고졍선율이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주인공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려 상황에 맞게 리듬과 악기만 변화시켜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였다. 그 당시에도 기발한 방식이였지만 지금도 혁신적인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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