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 문화유산 해설사 따라 사찰 여행
박상용 지음, 호연 그림 / 낮은산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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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수많은 절들을 찾아 다녔으면서도 정작 불교 문화와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것 같다. 절은 절하는 곳이라는데 나는 법당에 들어가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가장 낮은 자세로 절 하는 법이 잘 없었던 것이다. 절은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그저 세상과 떨어진 산사의 고요함과 절집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끄러움을 느꼈다. 절에 들어서면서 차례로 지나게 되는 문들이 어떤 의미인지, 수많은 탑과 불상, 그리고 전각들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고, 왜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것인지에 대한 자타의 의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음에 답답했다. 좀더 알게 되면 좀더 많은 것을 보게 되고, 또한 좀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한 몫 했다.

대학에서 중국어와 중문학을 전공하고 2002년부터 문화유산 해설라로 활동하고있는 박상용 선생님이 지은 <절에서 만난 우리 문화>라는 책은 사실 어린이들을 위한 불교 문화 개설서로 씌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기도 한 이 땅의 불교 문화재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만들어진 책이라고는 하지만 불교 문화와 절에 있는 문화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같은 어른들에게도 읽기에 적당한 책이다. 절에 있는 안내판이나 전문가들이 어려운 말로 설명해 놓은 글들을 아무리 읽어 보아도 이해되지 않던 것들을 마치 함께 걸으며 옆에서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최근 들어 불상을 훼손한다거나 법당에서 예배를 보는 등 일부 종교 신자들의 그릇된 신앙으로 인해 종교간 갈등과 반목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에 수천개에 달하는 전통 사찰을 비단 불교라는 종교의 대상이라는 좁은 범주에서 볼 것이 아니라 수천년을 우리와 함께 해온 역사와 문화로 인식하는 것이 편견과 오해를 줄이는 방편일 것이다. 모든 종교의 본질은 사랑이며, 이를 통한 심적인 평화를 구하는 데 있다. 만약 종교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미워하고 자신의 종교만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종교인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일찍이 불교에서는 절 건물 벽에 그림을 그려 글을 잘 알지 못하는 무지한 백성들에게 진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사용했었다. 태어나면서 죽음에 이르는 매 순간순간이 벼랑 끝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안수정등이나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단순한 깨우침을 일깨워 주는 발설지옥 벽화 역시 이런 목적에서 그려진 것들이다.

이 책에서는 여느 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심우도를 비교적 상세하게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잃어버린 소를 마음에 비유하고, 소를 찾아 나서는 소년을 세상살이를 공부하는 수행자에 비유한 그림인 심우도를 통해 결국 소와 사람, 둘 다를 잊고 진리를 깨우친 다음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그림 속에서 종교의 참뜻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물론 절에 대해서, 불교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해서 절을 찾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저 아무런 마음 없이 절을 여유롭게 걸어보고 마음 속 부처님을 향해 절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지 모른다. 하지만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의 추천사처럼 절에 있는 건물이며 탑이며 불상 들을 볼 때 불교에 대해 알고 있다면 우리 것에 대한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고, 그 순간 우리의 마음도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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