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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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은행나무


✏첫직장 입사후 3개월간의 신입사원 교육 마지막 과정은 유럽 15박 16일 연수였다. 처음 외국을 나가는 것이라 들뜬 마음에 김포공항(너무 옛날 사람이 된 듯 하지만, 인천공항이 지어지기 전에는 김포공항이 국내 최대의 공항이었다.) 면세점에서 #마일드세븐 이라는 일본 담배를 2보루 샀다. 당시에 양담배를 피우는 것은 매국노라는 인식이 팽배했고 더군다나 일본 담배는 역사의식이 가미되어 더욱 나쁜 것으로 치부되었다. 내가 그런 과감한(!) 행동을 했던 것은 아마도 외국여행이 주는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은 욕망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일드세븐과 #하이라이트 라는 담배가 독자를 과거로 이끄는 이 소설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주인공의 20대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연이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XX」처럼 개인의 일상과 역사적 사건을 얽은 구성이다. 소설 초반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대학 1학년때의 풍경이 떠올랐다. 우리 학번은 각자의 개성과 이름보다 ‘구공탄‘ 또는 ‘참교육 1세대’라는 통칭으로 불렸다. 새해가 밝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발표된 3당야합 등의 사태로 인해, 신입생 시절의 기억은 설레임과 최루탄의 희미한 이미지가 뒤섞여 있다.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몇주전에 읽은 같은 작가의 #무코다이발소 처럼 드라마틱한 사건없이 소소한 일상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따스함에 손길이 머문다. 조만간 예상되는 일상의 변화를 중화시키려는 내 무의식이 작동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양담배에 대한 인식과 함께 믿기지 않는 이야기 하나 더 : 당시에는 비행기에 흡연석이 있어서 동기들끼리 자리를 바꿔가며 비행중 담배를 피웠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가는 풍경이다. 인간의 자유가 시간이 감에 따라 항상 확대되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아니면 비흡연자의 자유만 확대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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