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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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기]

「비포 선셋_파리」어떤 엇갈림은 열정적인 재회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사랑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입 밖으로 내뱉은 낭만이 아니라 심장으로 삼킨 연민이다.

「이터널 선샤인_몬탁」부조리로 가득한 세계에서 결함투성이인 삶이 누릴 수 있는 게 실수투성이 사랑이라면, 그 보잘 것없는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러브 액츄얼리_런던」지난 한 해 당신이 잃어버린 것이 결국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길. 크리스마스 직후에 새해 첫날이 이어진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길. 잃어버린 것들로 속상해하다가도 누군가 건넨 인사에 미소로 답하면서 새로 시작할 수 있길. 그렇게 저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는 또 하나의 크리스마스를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다시 또 한 번 기다릴 수 있기를.

「화양연화_홍콩, 캄보디아」정말이지, 사랑은 홍역 같은 것일 게다. 늦게 찾아올 수록 더 치명적이니까. 현재 시제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결국 과거 시제에서 추억을 발명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다고 자위한다.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 언제나 과거라는 사실 속에 인간의 근원적인 절망이 있다.

「나니아 연대기_뉴질랜드」행복은 맛이 강하지 않은 최상급 포도주 같은 것이다. 얕은 입맛에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 게으름 피울 수 있는 권리, 최선이라는 말에 쫓기지 않을 권리, 주저하고 때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있는 권리.

「글루미 선데이_부다페스트」시간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여행이 소중해진다. 바꿀 수 없는 시간에 미련을 두는 대신, 여행을 통해 공간을 바꾸고 나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으니까.

「베니스에서 죽다_베니스」모든 일을 용서받는 청년기는 아무것도 스스로 용서하지 않으며, 스스로 모든 일을 용서아는 노년기는 아무것도 용서받지 못한다.(버나드 쇼)


[마음 쓰기]

이처럼 매혹적이고 특별한 여행기를 읽고 보면서도 `그곳에 꼭 한번 가봐야지`라는 생각이 안드는걸 보면, 난 역시 `간접체험선호자`인가보다.(게을러서든 직접체험에 나설 용기가 없어서든) 아직 못가본 곳들을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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