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 여름 휴가에 딱히 가족을 위해 봉사(?)할 일이 없다는 아내의 선물같은 말씀을 듣고도 그리 큰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끼니때마다 뭐를 먹을지, 어디서 몸을 누일지 계속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내겐 설레임을 주지 않아서다. 예전 드라마에, 고시 공부하러 책싸들고 산속의 절에 들어가면 식사때마다 밥주고 책만 보며 지내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게 내가 바라는 최상의 휴가 모습이다. 몸으로 부딪히는 직접 경험을 피하고 책이나 영상 등 간접경험을 선호하는 안전추구 성향 때문이리라. 오랜 회사생활로 인한 만성 번아웃때문일 수도 있겠다. 이번 휴가엔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릴까. 평소처럼 휴가가 끝나갈쯤 업무 복귀 스트레스로 몸부림치는 모습이 연상된다. 현실로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휴가를 가고싶다.

📖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데이비드_실즈

📖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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