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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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듯한 일자리는 기계로 대체되고, 위험하고 저소득이면서 불안정한 플랫폼 노동이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에 ‘무노동 무임금‘과 ‘신성한 노동 윤리‘라는 낡은 주장은 사라져야 할 유물이다. 지금 인류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아니라, 굶어 죽어가는 주위 사람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는 ‘인간‘이다.


📖 ‘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라.‘

📖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 내고 있는 제2기계시대가 복지국가의 쇠퇴와 맞물리며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제2기계시대의 산물인 플랫폼 자본은 제1기계시대가 구축한, 노동자 보호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있어요.

📖 인류가 인간을 닮은 기계를 두려워하는 속 깊은 이유는 기계를 믿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인간을 믿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인간을 닮은 기계일까요,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인간일까요? 결국 ‘인간을 닮은 기계‘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려면, 기계가 닮아야 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이것부터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 부모 세대가 어렵게 마련한 복지국가에서 ‘사회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나 늘 자기 확신에 차 있던 새로운 세대에게 이런 불안과 자신감의 결여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어요. 복지국가가 만들어 낸 새로운 세대는 자신들이 입었던 복지의 혜택이 오늘날의 자신들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 망각하기 시작했던 거예요. 그 이유는 우리들 대다수가 자신이 이룬 성공을 오로지 자기 노력만으로 얻었다고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바우만의 분석은 복지국가의 수혜자들이 스스로 복지의 축소에 동의하게 된 주요 원인을 잘 설명하고 있어요.

📖 대다수의 개인들은 세상이 이렇게 변한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라는 윤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제 개인의 실패는 사회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능력 탓이고, 더 이상 국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개인이 온전히 책임져야 할 일이 되어 버렸죠. 결과적으로 개인들은 ‘자기 책임‘의 윤리를 내면화한 채 아무런 보호 장비없이 지구적 시장에 내던져지고 말았던 거예요.

📖 유휴자산, 부업, 독립사업자라는 이 마법의 단어들은 단지 노동자들을 보호하던 전통적인 사회보장 혜택을 빼앗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이 공유경제가 채택한 용어들은 종사자들이 노동자로서 연대의 감성과 행동을 공유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해 버리죠. 보호가 필요한 곳에선 독립사업자로, 작업이 필요한 곳에선 노동자로 남게 되는 거죠.

📖 ˝한국은 민주주의 이전 시대에 형성된 정치 엘리트와 소수 거대 기업 지도층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여전히 존속하고 있고, 대기업들은 초국적 기업이 되었다. 그 때문에 한국은 포스트민주주의로 빠르게 이행할 가능성이 높은가? 애초에 한국의 정치 계급은 시끌시끌한 민주주의의 기운 속에서 보통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적이 있었던가? #콜린_크라우치 #포스트민주주의

📖 노동 윤리란, 명확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은 선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악이라는 이분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도덕원칙이에요. 이 윤리에는 가난한 자를 향한 도덕적 비난이 내재해 있죠.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게으른 자들을 아무리 도와줘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이죠. 이 윤리를 따라가다 보면 빈곤한 자는 노동하기를 거부하는 부도덕한 자이고, 부도덕한 자는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돼요. 한마디로, 노동 윤리란 가난을 ‘타락의 언어‘로 그려 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것이죠. 우리의 시야메서 이들을 사라지게 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며 정당한 방법이 바로 ‘노동 윤리‘예요. 제2기계 시대, 소비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노동을 존중하지 않으면서도 노동 윤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바우만은 말하고 있는 거죠.

📖 사랑하는 사람들, 이웃들, 아이들을 떠올려 보세요. 사랑하는 이들에게 능력이란 덕목을 요구하는 대신, 보호라는 제도의 우산을 씌워주세요. 그리고 그 우산 아래서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퍼붓고 있는 이 시대의 위기들을 함께 견뎌 냈으면 해요. 어쩌면 우리의 어깨마저 비에 젖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차별 대신, 혐오 대신, 각자의 마음 속에 서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을 품는다면, 맞닿은 마음의 온기가 여러분을 지켜줄 거라 믿어요. 이런 맘으로,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을 씁니다. ‘위기에 뒤로 남겨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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