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다가의 막내딸 아나가 토막 나고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30년 전에.그 사건에는 여러 인물이 얽혀 있었다. 아나의 가족들, 아나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었던 친구, 사건을 담당했던 법의학자⋯.이 소설은 그 인물들의 시점에서 서술한 아나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소설의 첫 서술자로 등장하는 아나의 둘째 언니 리아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서두를 시작한다. 리아가 하느님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된 건 30년 전 사건이 벌어진 이후였다.대학생 때 <종교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을 들었다.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나라는 종교가 없다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해외에 나가서 ‘무신론자’라고 한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거라고.리아 역시 ‘문제아’로 낙인 찍혔다. 모든 것을 버리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떠났다. 3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아나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리아에게 마테오가 찾아온다. 마테오는 훌리안과 아나의 첫째 언니인 카르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할아버지(그러니까 아나의 아버지)인 알프레도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리아를 찾아온다. 그 편지 안에는 알프레도가 알아낸 ’진실‘이 들어 있다.진실은 추악했다. 범인이 행한 행위는 명백히 범죄이다. 그러나 행동 하나하나에 “하느님의 뜻”이라는 변명을 갖다 붙였다. 교묘한 방관과 조종 속에서 열일곱 살 아나는 서서히 죽어 갔다.“종의 진화라든가 유전적 부동”을 “논란이 될 만한 개념”이라고 서술하는, 종교에 대한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건가.그 믿음조차 사실 그다지 순수하진 않아 보인다. 소설 속에서 믿음은 그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의 수단이나 도구 쯤으로 그려지는 것 같다.-나는 우리 각자가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진실까지만 도달한다고 믿는단다. (415쪽)알프레도는 자신이 기술한 편지 속 문장처럼 되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너머는 리아와 메테오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믿지 않을 용기를 가졌으므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신을죽인여자들 #스릴러소설 #미스터리소설 #추리소설 #신을죽인여자들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