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여행이 나한테 이럴 수가

여행이 나한테 이럴 수가 -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여행의 끝
주오일여행자 지음 / 자그마치북스 / 2019년 10월

회사를 때려치우고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지만,

남은 건 텅 빈 통장과 심한 여행 휴유증을 앓고 있는 나.

"여행이 끝난 후에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건 정말 나뿐일 걸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떠나보지 못했으면서 여행이 끝난 후의 나를 걱정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저자나 아직 여행을 떠나지 못한 나의 고민은 왜 같은 것일까?

수 많은 여행서를 읽어봤다. 여행을 다녀온 후의 삶의 변화를 알고 싶어서...

하지만 대부분 여행 당시의 즐거움이 담겨있을 뿐 다녀온 후의 일상의 변화에 대해 담겨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간혹 여행을 다녀온 후,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은 경험이 담긴 책이 출간되지도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전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어 닥쳐온 상황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 책.

나는 그런 책을 읽어보고 싶다.

2년여의 긴 여행을 다녀왔다.

이 긴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하는 날, 마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양, 그날을 자신의 첫 번째 생일이라고 우쭐된다.

하지만 거창할 것 같은 새 인생은 얼마가지 않아 무너지고 만다.

"지옥에 돌아온 걸 축하한다! 소감이 어때? 좀 들어보자"라는 말을 던지는, 만나지 말았어야 할 대학 선배와의 대화에서.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말을 던지는 2년여 만에 만나는 친구의 물음에... 무너지고 만다.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에선지, 긴 시간을 들여 여행하는 동안 써온 글들을 모아 책을 낼 요량으로 열심히 읽고 써 내려갔다. 달리 할 일도 없고 무엇보다 시간이 아주 많으니까.

그나마 하고 싶은 일은 '쓰기'였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많이 본 문구다. 여행을 다녀온 후,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나름 성공이란 길에 들어섰다고... 그러니 여행에서 자신이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라고... 저자 또한 나를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리라 여겼는데...

성공한 이들만큼 원하는 일의 깊이에 차이가 있어서일까.

그래서 다시 여행을 떠난걸까.

다시 여행에서 돌아올 때, 세상이 새롭게 나를 반겨줄거라는 생각에...

한달간의 미국여행.

그에게 새로운 삶이 열리길 바라면서...

그리고 나에게도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고민에서 벋어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