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개념어 사전: 종횡무진 인문학자 남경태의 개념어 30 (남경태 1주기 추모 도서) - 인터넷에서도 검색할 수 없는 생생한 지식의 보물 창고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본격적인 책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다른책에서 발췌된 부분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왔다. 길지 않은 글에 눈물이 나는 이유는 글 속에 녹아들어 있는 작가님을 향한 사랑때문일 것이다. 편집자는 무겁지 않은 어조로, 그렇지만 가볍지도 않게 작가님에 대해 말한다.
남경태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째서 사랑받할 만한사람이고, 얼마나 사랑받는 사람인지를 말하는 글에는 숨길 수 없는 애정과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작가님을 회상하는 글은 마냥 슬프지 않았다. 마치 내일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말하듯 작가님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글을 끝마칠때도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람이라기 보다 어딘가에서 언제나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있을 사람을 말하듯 한다.
그래서 더 남경태라는 작가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짧은 글속에 남경태라는 사람은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고, 세상을 넓게 보는 사람이며 약간의 엉뚱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사랑받을 만한 저자이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저자. 글은 남경태라는 작가를 그렇게 정의 내리고 있었고, 글을 읽는 나도 본 적 없는 작가님에 대한 생각에 머리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짧은 발췌에는 애정, 그리움, 즐거움의 모든 복합적인 감정이 녹아들어있었다.
일단 작가님에 대한 느낌은 이정도로 하고, 책에 대한 감상을 말하자면 사전같지 않은 사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님이 미리 사전이라 생각하지 말고 읽어달라 했던 이유가 있었다.
사전처럼 개념어에 대해 딱 잘라 정의내리지 않으면서도, 정의내린..? 개념어가 뜻하는 바를 알려주면서도 그걸로 끝맺지는 않는다. 뜻만 말해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해라는 불친절은 보이지 않았다.
개념어 하나를 말하는 이야기 속에는 과거도 있고, 현재도 있으며, 정의도 있다. 그저 뜻만 던져줬으면 정확히 잡기 어려웠던 것도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속에서 뜻을 찾아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전 같으면서도 사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사전처럼 뜻을 알려주지만 뜻만 존재하지도 않았다. 좀 더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과거와 현재 속에서 뜻을 찾아내는 글은 한번 보면 잊힐 개념어를 좀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전보다 더 사전같으면서도 사전 같지 않은 책과 같았다.
작가님이 정리한 개념어를 가만히 읽어보면서 문득 아쉬움이 들었다. 처음 발췌에서 작가님이 말하는 영어 사전이 떠올랐다. 과연 이렇게 개념어를 정리하신 작가님이 영어 사전을 만들었다면 어떤 영어 사전이 되었을까. 영어를 기피하는 나한테는 무척이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영어 사전이 되었을 것 같은데..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들면서 남경태 작가님을 추모하는 편집자 분들의 마음을 약간이나마 느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