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안녕, 소르시에 1~2 - 전2권
호즈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스포일러?

 

 

개인적으로 만화책을 고를때 1.그림체, 2.내용을 많이 보는 편인데 이 안녕, 소르시에는 그림체와 내용면에서 완벽했습니다. 무슨 내용일까. 줄거리와 표지만 봤을때는 밝은 내용을 상상했고 처음 책을 펼쳤을때도 자신만만한 테오의 매력에 푹 빠져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디까지나 자신만만하고 상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글어당길 수 있는 테오가 주인공으로 미술계를 바꾸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빈센트가 나오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바뀐것 같았습니다. 테오의 형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어수룩하고 순한 빈센트의 모습에 실망도 잠시, 만화책을 보면 볼 수록 빈센트가 보는 세상이 부럽고 세상을 보는 빈센트의 모습이 눈이 부셨습니다.

 

무엇에도 분노하지 않고, 세상을 보는데 편견도, 질투도 없는 사람이 보는 세상이란 어떤 것일까. 중간에 테오가 다른 화가들에게 빈센트에 대해서 말하는 장면에서 저도 빈센트가 보는 풍경이란 어떤 것일까. 빈센트에게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까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상해도 빈센트가 보는 풍경은 제게 보이지 않았고, 제게 보이는 것은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일 빈센트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빈센트를 향한 테오의 열등감, 분노, 애증을 아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테오는 분명 미술상으로써 천재적인 면을 보이기는 하지만, 테오가 되고 싶었던 것은 화가. 그리고 화가로써 천재인 형. 누구보다 사랑하고, 누구보다 형의 천재성을 믿지만 그렇기에 더 증오할 수 밖에 없는 형.

 

빈센트에게 숨겨두었던 감정을 터트리던 테오의 모습은 언제나 자신만만했던 모습과 달리 초라하고 비참하고,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테오에 대해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것 같습니다. 마치 알만 보고 그것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알이 깨지고 보니 그 안에 병아리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빈센트에게 구원받은 테오와 테오에게 구원받은 빈센트가 함께 꾼 꿈을 둘이 함께 이루지는 못했지만 남겨진 그림과 이야기는 둘이 함께 꿈을 이루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여러가지 면에서 만족스러운 만화책이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믿는데서부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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