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의 발견 - 날마다 즐거운 생활
고민숙 글.사진 / 청출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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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키우는 게 너무너무 힘들어서 미칠 것 같아!"

어느 날은 절친이 전화 와서 울먹이면서 하소연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은 다들 일곱 살 미만의 유아를 기르는 중인데

그 가슴이 터지도록 막막하고 갑갑한 육아 감옥 살이에 지쳐서 이따금씩 내게 하소연하곤 한다.

그럴 때면 나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격하게 공감하곤 한다.

친구들의 하소연을 듣는 끝 무렵 나는 빠짐없이 잊지 않고 이렇게 조언을 해주곤 한다.

"취미를 가져 보는 게 어때?"

그럴 때 대부분은 아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힘들다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취미란 거창한 혹은 돈이 많이 드는 사치 중 하나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어찌 보면

굳이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취미만을 떠올리기 때문 아닐까.

취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여러 가지라고 하기에도 무색한-

경계란 게 사실 없다.

세상 모든 일이 취미가 될 수 있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바느질, 커피, 사진, 꽃.

그런 것들을 취미로 갖고 있는 시골 낭만 생활자 콩콩님의 두 번째 책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만났다.

추석 전 예약 구매 걸어 놓고

이제나저제나 도착하려나 기다렸다 만난 책 '취미의 발견'은

표지를 처음 본 순간 시쳇말로 심쿵하였다.

 

 

당일 배송 애정론자 티니맘 생애 처음으로 예약 구매란 것을 해보았다.

덕분에 콩콩님의 포토 에세이 노트도 득템하고!

목차 페이지는 각각 섹션별 소재와 그에 따르는 간략한 설명만이 나와있다.

거추장스럽지 않아서 좋다. ^^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하며 살아가는 삶.

좋아하는 것이 얼마나 생활의 질과 마음가짐을 바꾸게 하는지는

비교하자면 연애할 때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나 역시 한동안 무미하고 건조하기까지 한 일상을 핸드메이드 하기 시작한 후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나도 요즘... 취미에 빠져 있다! ^^

그래서 이 책을 이심전심으로 빠져들어 읽어 보았다.

 

이 책에는 저자 콩콩님이 좋아하는 취미를 단순히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취미를 갖게 된 계기나

그 취미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스토리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하고 있는(?) 보통의 취미들에 저마다의 메모리가 융합되어 더 가치 있고 소중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 손바느질을 시작했던 그 밤들이 떠올랐다.

어디 나가야 하지 않고

소음이 나는 것도 아니고

멈췄다가 다시금 시작해도 별로 무리가 없는 취미, 손바느질.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하는 취미의 한 종류이다.

그리고 주부로 살아가며 집안 살림 하나하나 모두 내가 다듬고 이뤄가는 것임에도

하루 일과가 끝나고 한 해가 끝나고 난 뒤면

아무것도 이루어 낸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자괴감에 빠지곤 했는데

투박하지만 나만의 무언가가 완성되었을 때 그 희열,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스스로가 발전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느껴지는 그 성취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대단한 삶의 기쁨인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취미들이 너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다른 별의 이야기처럼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마이너스의 손(?)이라며 시도조차 못 해볼 분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개인의 여러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는 일종의 사치와 여유라고 여겨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진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책에 나열된 일련의 취미들을 단순히 따라 해보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저자 역시 지금으로부터 먼 과거 어느 때에는 지금보다 더 궁색한 취미를 가졌을 수도 있고

혹은 전혀 다른 취미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삶의 건조함에 그저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찾고 노력해서 결국에는 찾아낸 것이 지금의 취미들 아닐까.

'취미=좋아하는 것'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 꿰뚫고 있는 사람이 많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내는 일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아직은 얕지만 다양한 취미생활들을 하면서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었나 하고 놀랄 때가 있다.

그저 그런 잉여 아줌마로 살아가던 내가

뭔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껴져서 스스로 뿌듯해지던 순간이

바로 취미를 발견할 때였던 것 같다.

취미의 발견은 나를 발견하는 일이고

진흙 속에 묻혀 보이지 않던 나의 가치를 찾는 일이다.

취미가 없는 사람은

무엇이든 취미를 찾아서 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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