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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리 포터]를 제치고 카네기메달을 거머쥔 성장 소설의 대가 팀 보울러가 10년간 집필한 역작!
이라는 홍보 문구가 너무 눈에 띄어서, 그래서 그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선택해서 읽어보게 된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처음 눈에 띄게 된 이유는 이 문구 때문이 맞지만, 그래도 어떤 내용인지는 알아보자 싶어 살펴보는데 주인공 미짓이 키가 자라지 않는 난쟁이에 뒤틀린 근육과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발작으로 인해 고통받는 소년이라는 설정이 보였다.
이러한 소년이 일으키는 기적이라니, 과연 어떤 기적을 일으킬까.
또 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가 궁금해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009년 놀 청소년 문학 6번째 책 [꼬마 난장이 미짓]이라는 책으로 이미 번역서가 나왔고 8쇄까지 발행이 되었다. 그것이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발행이 되면서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라는 제목으로 바뀐 것이다.
사실 영어 원제목은 <MIDGET> 으로 사전을 찾아보면 '난쟁이, 난쟁이 같이 작은 사람'을 의미한다.
소설 속에서는 주인공 소년의 별명이라고 나와있다.
서평을 쓰며 찾아보니 원작인 소설은 1994년에 출판되었다니 벌써 25년도 더 된 책인데 오래되었다는 느낌 없이 정말 재미있게 읽어나간 소설이다.
일하고 육아하면서 짬내서 읽다보니 며칠이 걸리긴 했는데, 아마 시간이 더 많았다면 정말 앉은 자리에서 계속 읽었을 만큼 몰입감 있고 풍경이나 상황,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좋았던 작품이었다.
반짝반짝 표지마저 예쁘다.
이 책의 작가 '팀 보울러'는 1953년에 태어난 영국 사람이다. 그는 습작생 신분으로 10년간 새벽마다 글을 쓰며 작가가 되리라는 열망과 진심을 모두 쏟아부었는데 그 책이 이 책 <Midget> 이다. 이 책으로 벨기에 청소년 문학상과 뉴욕도서관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1997년 『리버보이』가 영국 카네기 메달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어 경쟁작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되었다.
10년 동안을 쓴 첫 작품에다 본인이 직접 경험한 순간도 묘사되어 있고, 자신이 자란 마을의 풍경들도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것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서문에 적혀있다. 자신의 슬픔과 아픔, 기쁨과 환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명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밤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새벽에 이를 수 없다고 했듯이, 새벽에 써서 건져 올린 이야기이고 인생의 이야기라고 한다.
처음에 요트경기 이야기와 요트 용어가 갑자기 나와서 순간 무엇인가 했더니 이야기 전반적으로 요트와 경기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가 하고 표지를 보니 그제서야 보이는 강 위에 요트들.
요트 경기 부분 묘사가 많은데, 난 요트도 모르고 요트경기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좀 부담이 되었다. 난 이런 거 모르는데 이해도 안 되고 재미가 없지 않을까?
전혀 아니었다. 요트경기에 대한 묘사가 흥미진진하게 되어 있어서 용어를 몰라도 느낌으로 어떻게 경기가 진행되는지 알 것 같았고 머리속에 그려졌다.
솔직히 어떻게 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 묘사만으로 흥미진진해서 그 부분을 보면 중간에 멈출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미짓은 이미 이야기했듯이 주인공의 별명이다. 나이는 15살인데 키는 작고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다른 사람들의 하반신만 보고 다니게 된다.
거기에다가 경련과 발작까지 일어난다. 말도 더듬고 글도 못 읽는다.
사람들은 자신을 불쌍하게만 바라보고 피한다.
엄마도 그를 낳다가 돌아가셨고, 형은 미짓과 단 둘이 있을 때는 적대감을 드러내고 심지어는 죽이려 하는데 남들 앞에서는 잘 돌보고 챙기는 척을 한다.
그래서 아빠도 형이 미짓을 사랑하고 잘 돌본다 생각하고 미짓을 도와주지 못한다.
미짓은 밤마다 형의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면서 고통 속에 있다.
어쩌면 우리 현실 속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그런 미짓에게 꿈이 있는데 조선소에서 만들고 있는 요트.
그 요트를 자신이 갖고 항해를 나가는 꿈이다. 그리고 요트경기에 나가는 꿈이다.
모두가 그건 안된다고 할 때 '미러클 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셉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 요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미러클 맨'이라는 이름의 요트.
그러면서 미짓의 기적이 시작된다.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거다.
p.92
미짓은 점점 머릿속으로 기적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기적이 현실이 되었다.
미짓이 그림을 그린대로 실제로 일어난다.
이 부분에서 이게 판타지인지 미짓의 상상인지 좀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이었다.
미짓이 요트경기를 나가고 그에게 기적이 일어나자 그에 대한 대가인지 형의 학대는 심해졌다.
그리고 미짓도 형을 미워한다.
나중에 보면 형도 나름 상처가 있고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청소년이었는데, 또 그런 심한 학대를 당한 미짓의 입장에서는 형을 미워하고 복수하고 싶어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변 친구가, 그리고 아버지가 좀 더 빨리 미짓의 상황을 알았다면 다른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 중간 미짓이 미러클 맨(요트)에게 계속 이야기 하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혼잣 생각하는 것 같은 이 부분이 상황을 더 자세하게 묘사해 주고, 미짓의 심리까지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걸 이렇게 미러클 맨에게 이야기하듯이 풀어내니 더 박진감 넘치고 몰입이 잘 되었다.
결국 진짜 선한 기적을 이룬 미짓. 솔직히 그의 이름이 무척 궁금했는데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에 살짝 나온듯도 한데 좀 헷갈린다.
만약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면 마지막까지도 '난쟁이'로 불린 미짓이 좀 안타깝기도 했다.
처음에는 요트경기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며 읽다가, 중반에서는 흥미진진한데다가 살짝 판타지 같은 내용도 들어가 정말 손을 뗄 수 없게 만들다가, 후반부 마지막 즈음에는 뭔가 눈물도 날 것 같고 잔잔한 여운을 준 소설이었다.
현재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듯하고,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물론 그런 청소년들을 보호해야하는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좋겠다.
기적을 만들어내는 데 아주 뛰어난 사람들이 있지.
그들은 원한다면 곧바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
p.154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p.239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